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운전면허 쉬워지고 교통사고 줄었다?…진실은

입력 2015-03-23 22:1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간소화된 운전면허 시험 모습을 보셨습니다. 많이 쉬워졌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말 간단한 것 같습니다. 시험이 너무 쉬워 교통 안전에도 지장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이 나왔는데, 그런데 오히려 간소화, 그러니까 시험을 쉽게 하니까 교통사고율이 떨어졌다, 이렇게 통계가 나왔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시험을 다시 어렵게 하려고 했는데 경찰청이 이걸로 좀 고민에 빠진 모양입니다. 이게 정말 맞는 건지 오늘(23일) 팩트체크에서 짚어볼 텐데 정답이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김필규 기자, 운전면허 시험이 이렇게 쉽게 된 것. 교통사고가 그 이후에 줄었다. 이떻게 봐야 됩니까?

[기자]

우선은 요즘 운전면허 시험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운전면허 장내 기능시험이 쉬워진 게 2011년 6월 10일이었습니다. 방향전환 코스, 곡선 코스, 굴절 코스 해서 11개 항목을 봤던 것을, 정차상태에서 기기 조작, 와이퍼를 움직이거나 아니면 깜빡이를 켜거나 하는 것. 운행상태에서 기기조작, 정차를 한다든지 또 차를 움직인다든지. 이렇게 해서 2종류로 확 줄인 겁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코스를 다 지나가고 나면 한 700m를 가야 했는데 이제는 50m만 움직이면 됩니다.

교통사고가 얼마나 많이 나느냐를 볼 땐 보통 1만 명당 사고비율을 보는데, 간소화 시행 한 해 전 초보 운전자 사고율이 79.6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시행 후 1년 동안 61명 정도로 줄었고, 그다음 해에 이보다 조금 더 줄었습니다.

사망자수도 줄어서 통계상으로만 보면 운전면허 시험이 쉬워진 뒤 사고가 준 건 일단 맞습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보자면 이해가 잘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험이 쉬워졌는데 어떻게 사고율이 줄어드느냐… 믿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죠?

[기자]

그래서 통계를 잘 뜯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첫번째 염두에 둘 것은 이 기간 동안에 전반적인 사고율도 봐야 된다는 겁니다. 전체 사고율을 봐야지 되는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1만대당 101대 정도였던 전체 사고율이 2013년에는 93대까지 줄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렇게 줄였으니까 당연히 운전면허를 새로 딴 사람들의 사고율도 덩달아 내려갔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해 볼 수가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이걸 이렇게 또 보면 신규면허 딴 사람들의 사고율이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에 전체 사고율도 줄어든 게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반대로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는데요. 일단은 신규면허를 딴 사람들의 수 자체가 워낙에 작기 때문에 그걸로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앵커]

통계 전체의 유의미한 숫자는 아니다 그런 얘기죠.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 그래프를 보면 어찌됐든 처음에 면허 딴 사람들의 사고율은 그래프상으로는 줄어들었기 때문에 그러면 그 통계가 맞는 것이다라고 봐야 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기자]

그 부분에 있어서 지금 여기서 보시는 것처럼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것에 비해서 초보들 그러니까 만 1년, 운전면허 취득이 만 1년이 안 된 사람들의 비율이 22.8%로 훨씬 더 급격하게 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또 논란의 핵심인데, 간소화를 시작한 다음해에 유독 사고율이 떨어진 것엔 통계의 함정이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많았습니다. 들어보시죠.

[김도경 교수/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 실제적으로 다 운전을 하고 다니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신규면허 취득자 숫자만 가지고서 비교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간소화 이후에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취득을 했으니까 취득자 만 명 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더 적게 나올 수 있겠죠.]

실제 간소화 이전에 한해 동안 면허증을 새로 딴 사람들이 83만명이었는데, 간소화 이후 일년 동안엔 132만명으로 무려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렇게 사고율을 따지는 분모가 커졌으니 사고율도 준 걸로 나오는 게 아니냐는 설명인 거죠.

[앵커]

일종의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될 텐데요.

글쎄요, 그런데 말씀하셨는데 잠깐 얘기가 나왔지만 면허를 따 놓고 운전 안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잖아요. 장롱면허라고 하는 거. 그 숫자가 더 늘어났을 가능성, 이런 것들도 조사해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런 결론. 분모가 커졌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냐라는 결론을 내려면 그 부분도 검증을 해 봐야 되는데요.

[앵커]

사실 이렇게 쉽게 따고 나면. 저는 옛날에 땄기 때문에 저거 다 했는데 쉽게 따고 나면 더 불안해지잖아요. 내가 따기는 땄는데 나가서 운전해도 되나? 저 같은 경우에는 바로 나가서 하기는 했지만. 워낙 어려운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래서 그 수치를 찾아내기 위해서 경찰도 참 많이 연구를 했는데요.

그 부분이 이제 난감해하는 부분입니다. 운전면허 간소화와 신규취득자 사고율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장롱면허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이 부분이요.

그런데 경찰에게 물어봤더니 이걸 다각도로 다 알아봤지만 파악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보험 가입이나 자동차 취득 같은 걸 알아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워낙에 중고차를 사는 사람도 있고요. 또 보험 같은 경우도 가족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알아내기는 쉽지 않았던 건데요.

일단 경찰은 기능시험 대신 주행시험을 좀 까다롭게 한 게 사고율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검증이 된 내용은 아닙니다.

[앵커]

그러면 오늘 얘기를 들어보면 통계상으로 줄어든 건 맞기는 맞는데 그것만 믿고 그렇다면 정책을 시행할 것이냐. 이건 좀 고민거리겠군요. 경찰청은 사실 이거 어렵게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차에 이 통계가 나왔었기 때문에 고민일 텐데.

[기자]

쉬운 면허 시험이 맞는 것이냐, 어려운 게 맞는 것이냐. 이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도 조금씩 엇갈렸는데, 일단 다음과 같은 내용에는 대체로 의견이 모였습니다. 들어보시죠.

[설재훈/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면허 딸 때 교육시간을 줄였다, 그게 문제라고는 저는 생각 안하고요. 면허 딴 후에 관리하는 게 문제죠, 우리나라는. 외국에서는 그걸 굉장히 엄격하게 관리하죠. 면허증을 주는 건 기본적인 운전하는 기술만 좀 인정이 됐다는 것이지, 그 사람이 안전운전을 할 수 있는 전반적인 자세가 되었다는 건 아직 인정이 안 된 상태거든요.]

[앵커]

사후관리가 역시 중요하다, 이런 얘기 같은데요.

[기자]

사후관리, 어떤 걸 얘기하는 거냐면요.

유럽의 경우에는 예비면허에서 정식면허로 넘어갈 때 조건을 굉장히 까다롭게 한다든지요. 아니면 벌점을 엄격하게 매기는 등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지금 보시는 것처럼 독일, 아이슬란드 같은 경우 굉장히 교통사고 사망률이 낮게 나오죠.

하지만 우리나라 지금 보는 것처럼 교통사고 많이 일어나고 또 사망사고 많이 일어나는 걸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이 어떻게 보면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인데요.

꼭 난이도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 포함한 폭넓은 면허제도, 이참에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도로에서 일단 사고가 나지 않는 쪽에 집중해야 된다라는 것. 거기에 사후관리가 물론 들어가겠습니다마는. 여기 딱 맞는 얘기인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미국에서 운전을 하다가 신호위반으로 적발이 됐는데, 타이밍을 잠깐 놓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경찰이 와서 저를 적발했어요. 그래서 설명을 했죠. 제가 여기에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잘 몰랐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그냥 가라고 해서 갔어요. 갔더니 한 1km를 계속 쫓아오더군요. 그래서 고민했죠. 이 친구들이 뭘 달라고 하는 건가 이렇게 고민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당신이 적발된 다음에 혹시 흥분돼서 사고를 낼까 봐 뒤에서 쫓아와서 자기들이 쭉 보고 있었다라고 얘기를 해주더군요, 나중에. 그래서 아, 이게 경찰의 역할일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사후관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관련기사

관련이슈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