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새집증후군 완벽 제거?…피톤치드의 진실은

입력 2014-11-12 22:2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새 아파트로 입주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그만큼 새집증후군에 대한 걱정도 많으실 겁니다. 새집증후군을 완벽하게 없애준다는 상품들이 인터넷에서 많이 팔리고, 직접 시공을 해주는 업체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100% 제거, 이런 단어를 보면 사실 좀 의문이 들기도 하죠. 과연 그만큼 효과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요. 오늘(12일) 펙트체크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김진일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그건 뭡니까, 들고 나온 게 새집증후군 제거제인가요?

[기자]

네, 이게 소개해 주신 새집증후군 제거제라는 겁니다. 새집에 뿌리는 건데요.

인터넷에 피톤치드, 새집증후군이라고 검색을 하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품들이 나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32평 집 한군데에 뿌리려면 16ℓ가 필요하다는데요, 가격은 16만 원 정도가 됩니다.

업체를 통해 시공을 하면 비용은 더 비싸집니다. 2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효과가 있다면 할 수 있는 문제죠. 워낙 새집증후군이 걱정이 많이 되니까… 근데 진짜로 새집증후군이 없어지나요?

[기자]

업체들이 올려놓은 시험성적서를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저희가 한 번 봤습니다. 보시죠.

한 업체가 홍보페이지에 올려놓은 시험성적서인데요.

피톤치드가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 같은 화학물질들을 없애준다는 내용입니다.

해당 제품을 주입했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유해가스 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런 내용입니다.

진짜 피톤치드가 효과가 있는 건지 이 시험을 한 시험기관에 확인해봤는데요, 재밌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건설환경시험연구원 관계자 : 조그만 밀폐된 공간에 가스를 주입했을 때 가스가 줄어드는지 보는 건데, 밀폐된 데서 하게 되면 물만 넣어도 줄어요. 포름알데히드는 물만 넣어도 줄어들어요. 그건 어느 업체 것이나 그렇게 나와요. 그건 의미가 없고요.]

아주 작은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하는 실험환경에서는 피톤치드를 뿌리나 물을 뿌리나 별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앵커]

피톤치드만의 효과다, 이렇게 보긴 어렵다… 이건 뭐 작은 공간이고. 실제로 집에서 해보면 어떨까요?

[기자]

그것도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업체들이 올려놓은 자료가 있더라고요. 한 번 보시죠.

보시는 것처럼 포름알데히드, 벤젠 같은 화학적 유해물질들의 수치가 뚝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데이터들이 과연 피톤치드를 통해서 없어진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겨서 저희가 사설연구소에 직접 확인을 해 봤습니다. 그 부분도 직접 들어보시죠.

[사설 시험소 관계자 : 약품의 효과라고, 100%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시일이 지나면 솔직히 포름알데히드는 휘발성이기 때문에 날아가잖아요. (포름알데히드나 벤젠이나 에틸벤젠이 꼭 피톤치드 때문에 100% 줄었다는 건 아니군요?) 그렇죠.]

새집은 밀폐돼 있지 않잖아요. 자연적으로 화학물질들이 없어지는 걸 고려하지 않은 시험이었던 거죠.

이 내용들을 종합하면, 피톤치드가 확실하게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화학물질들을 없애준다고 증명된 명확한 시험결과는 없었습니다.

[앵커]

그럼 피톤치드가 새집증후군을 100% 제거한다는 것은 분명히 아니군요?

[기자]

100% 제거는 아니었습니다만, 일정 부분 맞는 부분도 있긴 했습니다. 화면 함께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물질은 크게 세 가지인데요, 포름알데히드 같은 화학물질, 그리고 방사성물질, 곰팡이 같은 생물적 오염물질입니다.

피톤치드는 이 가운데 일부에만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인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최철웅/천연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 집이 완성되고 나서 (피톤치드를) 분사하신다면, 그건 진드기나 이쪽 부분, 새집증후군 원인 3가지 중 한 가지 정도만 해결할 수 있는 거고요. 그분들(업체들)이 포름알데히드나 벤젠이나 톨루엔을 예로 드셨다면… 그쪽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요.]

그 이유는 피톤치드의 실제 효과가 기대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연구된 피톤치드의 효능은 주로 살균이나 항균, 냄새 제거, 벌레 쫓는 효과, 이런 것들인데요, 일반적으로 새집증후군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화학적 오염물질에는 피톤치드가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피톤치드 관련 업계에서도 이런 지적을 했는데요, 이 내용도 들어보시죠.

[송기영/바이오피톤 대표 : 새집증후군은 새집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해물질들, 휘발성 유기화합물들의 가스량이 많아져서 거기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한테 일어나는 증상이에요. 내부에 피막이 형성이 돼서 내부에 있는 가스 물질이나 고체·액체·기체가 갇혀 있는 거죠. 그게 나오는 데 시간이 걸려요. 향을 계속 뿌린다고 해서 그 새집증후군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앵커]

이 정도의 효능만 기대하면 될 것이다… 실제로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이게 사실 가장 큰 새집증후군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근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피톤치드가 큰 역할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게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광고하는 것은 문제네요?

[기자]

바로 그 부분이 문제입니다. 업체들이 광고하고 있는 게 완벽하게 제거한다, 재발할 일이 없다, 이것만 뿌리면 앞으로 새집증후군은 없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게 문제라는 거죠.

소비자들은 저희가 따져보는 것처럼 따져보기가 힘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앵커]

이런 화학물질이 문제라는 건데, 어떤 방법으로 없애는 게 가장 효과적인 겁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환기가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환경보호국도 새집증후군 관련 자료에서 환기와 공기 순환을 강조하고 있고요, 우리 환경부는 여기에 더해서 '베이크 아웃'이란 방법을 추천하는데요, 베이크, 그러니까 불을 때서 집을 굽는 것처럼 하라는 겁니다.

문과 창문을 모두 닫고 실내온도를 30∼40도로 높여 5∼6시간 이상 유지한 뒤, 환기를 여러 차례 반복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앵커]

환기가 가장 중요하다, 제가 증명할 수 있습니다. 제가 JTBC에 왔을 때 제 방이 지금도 없고 그때도 없었거든요. 새집증후군을 두 달 정도 겪었는데 안 빠지더라고요, 창문이 없으니까. 그만큼 환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자, 피톤치드의 허와 실, 잘 들었습니다. 김진일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팩트체크] 거침없는 해외직구…자동차도 싸게 산다? [팩트체크] 국산맥주보다 더 싼 수입맥주, 그 이유는? [팩트체크] 포장하면 가격 두배?…너무한 빼빼로데이 상술 [팩트체크] 최저임금 경비원 줄여 관리비 정말 아껴질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