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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거침없는 해외직구…자동차도 싸게 산다?

입력 2014-11-05 22:29 수정 2014-11-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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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해외 직접구매, 이른바 '직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죠, 생필품이나 전자제품을 넘어서 이제 자동차까지 산다, 이런 얘기가 들립니다.

그러다 보니까 부작용도 물건 크기에 비례해 커지고 있습니다. 고급 외제차를 대신 사주겠다고 해놓고 돈을 가로챈 사건, 저희가 보도해드리기도 했는데요, 자동차 해외 직구 문제, 오늘(5일) 팩트체크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김진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사기 친 사람은 사기 친 사람이고, 실제로 자동차를 그렇게 구입할 수 있습니까, 직구로?

[기자]

네, 가능합니다. 공식 수업업체를 통하지 않고도 해외에서 외국산 자동차, 외제차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자동차를 대신 사주는 대행업체들,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들어가 본 사이트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 정식수입되지 않는 픽업트럭 같은 종류의 차들을 구매대행 해주고 있었는데요. 원하는 차를 말하면 업체에서 대신 사주고 수수료를 받는 겁니다. 중고차도 있고요, 신차급 차도 있습니다.

[앵커]

구매 대행을 해주잖아요. 그래서 지난번에 사기 사건도 일어난 것일 테고. 구매 대행 없이 그야말로 직구, 직접 구입은 안 되나요?

[기자]

저희도 그게 궁금했는데 알아보니 그건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먼저 제가 미국에 직접 가서 차를 사는 경우를 가정해보면, 미국에서는 미국 자동차 면허증이 있어야 차를 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차를 받자마자 미국 차량국에 차량 등록을 해야 합니다. 일반 관광비자로 가면 미국 면허증도 없고 차량을 등록할 서류도 없으니 개인자격으로는 불가능한 거죠.

그리고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국내법에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수입차 구매대행업자 : 차는 조금 절차가 복잡해서, 개인수입은 법적으로 안 되고요, 업체들만 수입을 할 수 있게 허용을 해준 상태라…그렇게 되면 국토부에 제작자 등록을 발급 받아야 돼요. 보통은 업체에서…직수입 대행하는 업체들이, 서류상으로는 업체한테 사는 셈이 되는 거죠.]

자동차 수입을 하기 위해선 자동차 제작·판매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절차도 복잡하고 필요한 조건도 까다로워 사실상 쉽지 않다고 합니다.

[앵커]

누가 대행을 하든 어쨌든 사긴 사는데 문제는 그게 더 싸냐 하는 거죠? 여기서 수입차 사는 것보다? 어떻습니까?

[기자]

그래서 한 번 비교를 해봤습니다.

수입차 직구족들이 선호한다는 모 자동차 회사의 경차인데요, 국내 중고차 사이트에서 괜찮은 상태의 차를 대략 2천만 원 정도에 살 수 있었습니다.

같은 차종, 같은 연식, 같은 운행거리의 조건으로 비교를 했더니요, 미국 중고차 사이트에서는 찻값과 운송료, 보험료 등을 합쳐서 8900달러 정도, 우리 돈 970만 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이게 끝은 아닙니다. 통관 과정에서 관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이 180만 원 정도 더 붙어서 최종적으로는 1146만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앵커]

거의 절반 값이네요.

[기자]

네.

[앵커]

그런데 여기에 예를 들면 배송료 이런 것도 있을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배송료가 저기에 포함된 겁니다.

[앵커]

아 그래요? 그러면 1146만 원이면 좌우지간 산다는 얘기인가요?

[앵커]

네, 맞습니다.

[앵커]

거의 절반 가격이기 때문에 여기에 그러면 사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겠군요.

[기자]

네, 그렇게 사람들이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중고차 라는 특성이, 진짜 저 물건이 미국에 없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가격이 각 사이트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단순한 비교는 좀 어렵습니다.

또 '낚시용 물건'들이 많아서 이런 것도 현장에 방문을 해서 확인을 해봐야 됩니다.

하지만 해외구매에서 이렇게 싸게 살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차가 경차라는 겁니다.

경차는 개별소비세 같은 세금이 없거든요. 배기량이 높아질수록 화면에서 보시듯이 세금이 많이 높아지니까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 통관 후에도 보시는 것처럼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세금과 검사비, 인증비가 추가되는데요, 많게는 400만 원 정도가 들기도 한다네요.

또 절차도 복잡해서, 두 달 넘게 걸린다는 것도 어려운 점입니다.

아까 제가 보여드렸던 화면에서 보시면, 1146만 원에 검사비, 인증비를 더하면 1600만 원 정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배송료는 컨테이너에서 싣고 오는 것만 포함이 된 거고 미국 국내 운송비는 또 포함이 안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여러 가지를 감안하면 국내에서 살 수 있는 것과 200~300만 원 정도 차이가 날 텐데 그것은 개인이 투자하는 시간, 두 달이라는 그 시간, 그 정도 비용이라고 감안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까 제가 이게 다냐 했을 때 다라고 해놓고 지금 또 붙여버리니까…

[기자]

아까는 좀 차이가 크게 나게 해드렸다가 추가되는 비용을 설명드리려고 이렇게 CG를 만들었습니다.

[앵커]

아무튼 그래도 보는 입장에서는 아까는 그렇게 싸더니 왜 자꾸 올라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알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들든 아니면 다른 어떤 요인이 있든 사람들이 이렇게 직구에 매달리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우리 유통 구조라든가 가격 구조에 상당히 불만이 있다는 건 맞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자동차뿐만이 아니고요.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TV나 옷 이런 것에 대해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불만이 많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쇼핑데이죠. '블랙프라이데이' 이게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화면을 함께 보시죠.

미국에서 가장 큰 세일과 쇼핑이 이뤄지는 11월 마지막 금요일이 바로 블랙프라이데이인데, 어떻게든 직구를 막으려는 우리나라 정식 수입업체들과 각종 우회로를 찾아서 사려는 직구족들의 숨바꼭질이 벌써부터 예견되고 있습니다.

[앵커]

직구를 어떻게든 막고 우리가 팔아보겠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도 아무튼 왜 소비자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가 하는 기본적인 문제를 더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김진일 팩트체커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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