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300년 전 통일신라 시대의 정교한 세공 기술을 보여주는 금속 공예 유물이 공개됐습니다. 백 원짜리 동전만한 이 금박을 펴는 데만 반 년이 걸렸는데요. 그 안에는 머리카락보다 가늘게 새겨진 꽃과 새가 담겨있었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수천 개의 세밀한 선들이 이어지면서 멧비둘기 한 쌍과 꽃 그림이 드러납니다.
페르시아 왕조의 영향에 신라만의 사실성이 돋보이는 새 문양은 깃털 표현으로 암수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고작 3㎝의 작은 금박에 머리카락보다도 가는 선으로 새겨 넣어 50배까지 확대해야 눈에 보입니다.
장인이 오린 흔적과 실수해 빗나간 선들까지 1300년 넘는 시간 동안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전문가도 놀랐습니다.
[김용운/국가무형문화재 조각장 : 이건 도저히 재현이 어려울 거 같아요. 레이저로 현대적인 기구로도 가능할지 안 가능할지는 한번 실험해봐야 하는데…불가사의할 정도의 작업이 아니었나…]
6년 전 경주의 동궁과 월지 부근에서 발견된 이 유물은 팥알보다 작은 크기의 돌 속에 구겨져 있었는데, 금박을 펴는 데만 반 년이 걸렸습니다.
2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각각 나왔고, 보존처리 과정에서 이 두 점이 원래 붙어있던 하나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신라인의 금속 공예 기술은 화려한 금관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통일신라 시대의 것은 드물었습니다.
왜, 누구를 위해 이토록 정교하게 만들었는지는 아직 수수께끼입니다.
[김경열/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사 : (보이지 않아) 장식의 용도보다는 종교적이고 비현실적인 이상향을 위해 만든 것이지 않을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이번 유물 전시는 온라인에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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