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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밤낮 없이 '쿵쿵쿵'…절구 내리쳐도 층간소음 미달

입력 2021-10-1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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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층간소음 때문에 괴롭단 민원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면 층간소음이 맞다'라고 인정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인정해주는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실제로 저희 어환희 기자가 실험을 해보니 세게 절구질하는 소리로도 부족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직접 보시겠습니다.

[기자]

[최모 씨/층간소음 피해자 : 코로나다 보니까 다 집에서 모든 걸 하시잖아요. '발망치'로 시작을 했는데 화도 나면서 공포심도 들고 손도 부들부들 떨리고…]

층간소음으로 6개월 넘게 고통 받고 있다는 집을 찾아가 보려는데요.

소음은 출근 준비를 하는 아침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A씨/층간소음 피해자 : 심하면 소변보는 소리, 애들이 목욕하면 뭘 집어던지는 소리가 다 나고…]

집 안에서 한 시간 정도 있으면서 들리는 소음을 모두 적어봤습니다.

아이가 '가지 말라'고 우는 소리, 방문을 여닫는 소리, 샤워기를 탁 놓는 소리 등이 분 단위로 들렸습니다.

저녁에 전문가와 다시 집을 찾았습니다.

[정광민/소음측정 전문가 : (층간소음 없는) 조용한 상태 배경 소음이 한 22㏈(데시벨) 정도 되고…]

취재진이 A씨 집에서 잰 소음은 아침에도, 저녁에도 법에서 정한 층간소음 기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정광민/소음측정 전문가 : 큰㏈ (데시벨) 차이가 아닌데도 굉장히 불쾌하고 성가시게 들리잖아요. 실제로 층간소음에는 저음이 많단 말이에요. 그것들이 반영이 많이 안 되는 거죠.]

A씨는 최근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A씨/층간소음 피해자 : 제가 갑자기 눈물이, 출근하는데 너무 눈물이 나는 거예요. 너무 힘들어서… 잠을 계속 못 자니까 6개월 정도를.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거 있잖아요.]

실제 이웃사이센터에 호소해도 층간소음으로 인정 받는 경우는 100명 건 중 7건꼴입니다.

층간소음으로 인정되려면 어느 정도로 소리가 나고 또 충격이 있어야 하는지 직접 실험해 보겠습니다.

전문가 조언을 받아서 위층에서 야구공, 절구, 망치를 이용해 소음을 내봤습니다.

층간소음 기준을 넘어설 때까지 계속해보겠습니다.

바로 아래층에 있는 취재진에게 쿵쿵 소리와 진동이 전해졌지만.

[오 진동이 오네]

소음 측정기 수치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지금 층간소음 기준에 맞춰 보려고 몇 분 째 열심히 뛰고 있는데요.

[아 울린다. 쿵쿵 울린다.]

실험 결과, 성인이 제자리에서 여러 차례 반복해서 뛰었을 때야 44.2㏈로 기준을 넘어섰고 나머지 소음들은 기준치에 미치기가 어려웠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층간소음 기준을) 2022년까지 개정하는 것으로 계획이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구체적인 기준은 국토부하고 협의해서…]

[국토교통부 관계자 : (층간소음 기준을) 초과하는 비율이 워낙 작게 나와서… 강화를 할 필요성은 있다는 건 인지를 하고 있고요.]

국민 80%가 공동주택에 사는 시대.

정부는 이렇게 슬리퍼 신기, 매트깔기와 같은 예방책을 홍보하면서도 정작 현실과 동떨어진 소음 기준은 7년째 그대로 두고 있는데요.

제대로 된 기준을 만드는 게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 아닐까요.

(VJ : 이원석 /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오세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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