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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생명까지 '아슬아슬'…국가대표 관리 소홀도 문제

입력 2015-01-27 20:52 수정 2015-01-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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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태환 선수의 도핑 파문이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2연패, 그리고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선 비록 금메달은 없었지만 은메달과 동메달을 6개나 따낸 우리 수영의 자존심이기 때문입니다. 외신들도 앞다퉈 박태환 도핑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이번 도핑 사건을 통해 드러난 각종 문제점과 향후 전망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장혜수 스포츠문화부장 나와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우선 앞서 온누리 기자 리포트를 보면 왜 국가대표인 박태환 선수가 선수촌이 아니라 외부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왔는가 하는 건데요. 그건 어떻게 봅니까?

[기자]

박태환은 그간 태릉선수촌이 아니라 외부에서 훈련을 했습니다.

자연스레 태릉선수촌 내 의무진이 아니라 외부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았던 겁니다.

문제의 병원은 척추교정과 건강관리가 전문입니다. 박태환 선수가 주사로 맞은 약품은 네비도라고, 갱년기 치료에 주로 쓰이는 겁니다.

세계반도핑기구 WADA가 엄격하게 금지하는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들어 있는데, 테스토스테론은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대신 의학적 치료와는 무관한 대표적인 금지약물입니다.

사이클 전설, 랜스 암스트롱이 복용했던 그 약물입니다.

[앵커]

그러면 어디가 아파서 치료를 받았다면, 의학적 치료와 관련된 약물을 투여받거나 복용해야 하는데, 이건 그렇지 않다면서요?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돼 있는데… 치료받는 사람이나 투여한 사람이나 다 몰랐느냐는 의문이 떠오르잖아요?

[기자]

지금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양측 다 몰랐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태환 선수 같은 경우는 주사를 맞기에 앞서 의료진에게 이게 혹시 도핑에 걸리는 것 아니냐 물어봤지만, 의료진이 상관없다고 얘기해서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 부분은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고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어느 쪽이 사실을 얘기했었는지, 또는 둘 다 사실이겠지만 어쨌든 주사를 맞은 건 사실이고 도핑에 걸린 건 걸린 거고요.

[앵커]

선수나 병원 측을 필요 이상으로 의심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더더군다나 박태환 선수는 한 10년 동안 일부러 감기약도 안 먹을 정도로 조심해왔다고 해서, 의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긴 한데. 아무튼 아까 얘기한 대로 이게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의학적 치료와 상관없는 물질이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미스테리한 부분들이 있네요. 그런데 이 병원은 무료로 이용했다면서요? 그리고 고소를 한 상태인데, 이 병원과 박태환 선수와의 관계는 어떤 겁니까?

[기자]

일단 병원 측의 제안으로 박태환 선수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게 지금까지 나온 내용인데요.

병원 측에서 그럼 왜 박태환 선수에게 치료를 제안했을까 생각해보면 최근에 빌딩이나 버스정류장의 광고판에 스포츠스타가 모델로 나오는 병원들이 많습니다.

스타 마케팅의 일종인데요.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고 있습니다.

특히 이 병원은 병원 건물이 따로 없고, 호텔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최상류층을 대상으로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 전문클리닉은 아닙니다. 그렇다 보면 아무래도 금지약물에 정통할 순 없을 거고, 금지약물에 정통하지 못하다 보니까 이런 일이 발생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일단 박태환 선수의 팬으로서 무료치료를 해줬다고 하는데, 팬으로서 치료를 해줬다는 것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고, 전문 분야도 아닌 치료를 하는 병원이나, 치료를 받은 박태환 선수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앵커]

도핑문제에 대해선 국제스포츠기구들이 대단히 엄격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들을 보면 병원이나 박태환이 전부 이번에 문제가 된 물질, 혹은 그것이 포함된 어떠한 약물에 무지했느냐…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방금 했습니다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더더군다나 선수로서 굉장히 조심했을 테고. 이게 그만큼 엄격한 거라면, 게다가 대표적인 약물이랬잖아요? 그런데 그게 어떻게 들어갔냐는 거죠.

[기자]

결론적으로는 무지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데요. 고의성으로 약물을 줬다고 말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박태환 선수는 국제수영연맹, 그리고 세계반도핑기구가 주목하는 선수입니다.

왜냐하면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땄고, 성적을 내는 선수기 때문에 주요 선수로 분류가 돼 있어서 수시로 불시검사를 받는데 1년에 세 번 정도 검사를 받습니다.

이번에도 불시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건데요. 선수라면 도핑을 여러 차례 해봤기 때문에 금지약물에 당연히 경각심을 갖는데, 이번에 얘기를 들어보면 경각심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도핑 등 스포츠의학은 의료계에서도 전문 분야입니다.

국내에는 600명 정도의 전문의료진이 있다고 하는데, 다 놔두고 VVIP들이 가는 병원에 갔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앵커]

그러네요. 사실 박태환 선수 정도 되면 온 세계가 지켜보고 있잖아요. 약물 쓰나 안 쓰나 매의 눈으로 보고 있을 텐데, 그걸 신경 안 썼을 리도 없는 것이고.

[기자]

저희도 사실 중국 쑨양 선수가 지난해 약물 양성반응을 보였을 때 굉장한 관심을 보였지 않습니까.

이번에 아까도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외신들이나 세계가 상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아까 얘기한 것처럼 도핑 전문의가 600명이나 된다면, 그 600명이나 되는 사람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고요. 이건 지난번에 이용대 선수 건도 있었지만, 우리 체육계가, 예를 들면 대한체육회나 대한수영연맹이 선수 관리에 조금 더 신경써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국가대표 관리에 허점이 없다고 할 순 없는데요.

박태환 선수, 피겨 김연아 선수, 리듬체조 손연재 같은 경우는 태릉선수촌 밖에서 영외훈련을 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이 선수들이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시설을 해줘야 되는데 국내 시설이 부족하거나 정상급 선수들에 대한 훈련을 지도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외국에 주로 있습니다.

그래서 영외훈련을 해왔지만, 훈련을 영외훈련을 해왔다고 해서 재활, 치료 부분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은 부분은 문제가 있는 거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배드민턴 이용대 선수도 세계적인 선수다 보니까 수시도핑을 위한 소재지 신고에 소홀했다가 문제가 된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한체육회나 대한수영연맹의 책임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나저나 어떻게 될까요. 박태환 선수는. 당장 지난번에 아시안게임에서 딴 메달도 있을 테고.

[기자]

박태환으로선 억울하긴 하겠지만 도핑 양성반응은 확인된 사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상당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음 달 국제수영연맹 청문회가 열리지만, 고의가 아니라도 테스토스테론은 경기력 향상을 할 수 있는 약물로 증명돼 있기 때문에 처벌은 불가피할 것 같고요.

그렇게 되면 아시안게임 메달도 박탈당할 것 같고 자격 정지가 길면 4년까지도 가능한데, 그렇게 되면 박태환 선수가 25살인데 자칫 은퇴까지 이어질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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