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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아들, 내가 도와줬다"…독이 된 '자랑'|오늘의 정식

입력 2021-03-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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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준비한 정식은 < '아빠 찬스'? '아빠 리스크'! > 입니다.

여러분, 의학 용어 참 어렵지 않나요?

그래서 의사가 내 병을 설명해 줄 때도 잘 못 알아듣는 일도 있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에 이런 분이 계십니다.

의학상식을 만화로 쉽게 설명해주는, 친절한 이미지의 의사입니다.

그런데 이분이 갑자기 자기 SNS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가족 이야기를 하겠다면서 오늘은 자랑 좀 하겠다고 합니다.

아들이 연세대 교수가 됐다고 말합니다.

아주대 의대 교수 아버지에 아들은 연세대 의대 교수,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자랑을 하시려면 여기까지만 했어야 했는데요. 다음이 문제입니다.

아들 프로필을 말하는데,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아주대 의대에서 제 도움으로 박사학위를? 그러면 아들이 학위를 받는 데 아버지가 지금 대놓고 "내가 도와줬다" 이렇게 말한 건가요?

'그냥 뭐 그냥 의미 없이 도와줬다고 말한 거겠지'라고 생각했는데요.

교수는 학자잖아요, 학교에서 학자를 뽑을 때 가장 중시하는 게 논문이죠.

제가 학술논문을 찾는 사이트에서 아들이 쓴 논문을 찾아봤습니다.

총 34편이 검색되는데요.

아버지랑 함께 쓴 게 20편, 절반이 넘네요.

이쯤 되면 아빠가 "내 도움으로 아들이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말할 만하네요.

사실 며칠 전만 해도 이분 논문 공동저자에 아버지가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아무도 몰랐잖아요.

아빠의 SNS로 세상에 알려졌으니 아들 입장에서는 아빠가 야속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이 정도면 말입니다, 일반인 시각에서는 아들이 박사 학위를 딴 것뿐만 아니라 교수가 된 것도 아빠의 도움이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게 바로 '아빠 찬스'입니다.

사실 태어나 보니 아버지가 의대 교수인 것까지는 운명이죠.

그런데 아버지가 교수로 있는 학교 학과에 조교로 들어가 학위를 딴 건 좀 부적절해 보입니다.

특수관계인이라면 이런 부분에서 최소한의 윤리적 회피를 해야 하지 않나요?

자녀의 직업부터 재산까지 다 만들어주는 찐 아빠 찬스 쓰는 분들, 이제 우리 사회의 중심 가치는 '공정'입니다.

아빠 찬스, 합법적 틀 안에서 써도 적당히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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