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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아래 쇠 상자에 갇혀 산 백구…주인의 무지한 '애정'이었다

입력 2022-01-1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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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아래 쇠 상자에 갇혀 있는 백구.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트럭 아래 쇠 상자에 갇혀 있는 백구.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트럭 아래 개조된 쇠 상자에 갇혀 산 백구가 구조됐습니다.

지난 12일 동물권단체 '케어'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백구의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하며 "트럭 아래 매달려 쇠 상자에 갇혀 사는 백구, 이것이 학대가 아니냐"고 전했습니다.

백구는 트럭 아래 40x60cm 쇠 상자에 어렸을 때부터 갇혀 있었습니다. 쇠 상자는 다 큰 백구가 들어가 누울 수도 없는 곳입니다.

케어는 "쇠 상자 안에는 사료와 물까지 있어 백구는 비켜 눕지도 못하고 구부린 채 앉아 있어야 했다"면서 "성장하면서 몸이 휘기 시작했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다리에 근육이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케어에 따르면 백구의 주인인 할아버지는 각 지역에서 열리는 5일 장날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우연히 물웅덩이에 빠져 젖어 있던 백구를 발견하고 데려와 우유를 먹여가며 정성스럽게 키웠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백구의 이름을 '백순이'라고 지었습니다.

하지만 백순이의 덩치가 커지고, 자꾸 짖는 백순이를 집 안에서 기를 수 없게 됐습니다. 할아버지는 결국 트럭 밑에 쇠 상자를 만들어 백순이를 넣어 놓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영상-동물권단체 케어〉〈영상-동물권단체 케어〉

케어는 "그 얇은 쇠판, 차가 덜컹거리며 달릴 때 백순이는 그 진동을 그대로 느꼈을 것"이라며 "할아버지는 그 좁은 공간의 가혹함과 위험함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그저 우유 먹여 기른 백순이를 끝까지 기르고 싶은 마음, 어디든 데리고 다니고 싶은 마음과 무지함이 백순이를 쇠 상자에 가두게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어는 할아버지에게 백순이에 대한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았고, 할아버지는 다시는 이러한 방식으로 개를 기르지 않을 것을 약속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백순이를 포기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케어는 "백순이도 할아버지를 보고 많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다른 물리적 폭행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이제 1살인 백순이를 위해 더 좋은 환경을 찾아주는 것이 마땅했다. 가정에서 기를 수 없는 조건이라면 개를 위해 사육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구조된 백구.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구조된 백구.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현재 백순이는 광주를 떠나 단체의 연계 병원으로 올라오는 중이며, 케어는 "스스로를 지키고자, 할아버지를 지키고자 습관화된 백순이의 입질도 고쳐야 하고, 검진도 받고 치료도 받아야 하는 등 백순이를 위해 해줄 일이 많다"고 백순이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한편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사육 공간은 몸길이 2배에서 2.5배 이상이어야 하고, 섰을 때 머리가 닿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위반해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이 유발될 시에는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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