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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걱정돼 편지 남겼다가 되레 '따뜻한 마음' 선물 받았습니다

입력 2021-10-20 18:32 수정 2021-10-2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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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외롭게 사는 늙은이는 시끄러움도 위안이 된답니다. 걱정 마세요"

아이가 집에서 시끄럽게 해 걱정됐던 엄마가 죄송하다고 편지를 남기자, 아랫집에 사는 할아버지는 이렇게 답장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할아버지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빵도 잔뜩 사서 윗집에 보냈습니다. 이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사진=보배드림 캡처〉〈사진=보배드림 캡처〉
오늘(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너무 좋은 이웃을 만나 기분 좋아 올려봐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 A씨는 "얼마 전 친정에서 첫 감 수확을 했다. 아이가 쿵쾅거리고 주말마다 아이 친구들이 놀러 와 시끄럽게 하는데도 한 번도 화낸 적 없는 아랫집 할아버지에게 올해도 감사하다고 손편지와 감을 들고 갔다"면서 "아이 얼굴이라도 보여드릴 겸 문을 두드렸는데, 집에 안 계셔서 문 앞에 놔두고 왔다"고 남겼습니다.

A씨가 보낸 편지 내용은 이렇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엄마입니다. 아이가 한동안 아파서 병원에 있다가 퇴원하고 주말마다 친구들이 놀러 와 쿵쾅거리고 시끄럽게 하는데도 한 번도 올라오시지 않고 오히려 애들은 다 그런 거 아니겠냐는 인자하신 말씀에 감동받았어요. 좋은 주민분들을 만나 아이가 씩씩하고 바르게 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처음 수확한 감이에요. 맛있게 드셔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층간소음 걱정돼 편지 남겼다가 되레 '따뜻한 마음' 선물 받았습니다
〈사진=보배드림 캡처〉〈사진=보배드림 캡처〉
얼마 뒤 A씨 집 앞에는 뭔가 놓여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아랫집 할아버지가 보낸 답장과 빵이었습니다. A씨는 "아랫집 할아버지의 고마운 마음과 선물이 있었다"며 "빵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가득 들어있었다. 할아버지께서 엄청 신경 쓰고 고민하며 골라주셨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찡했다"고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남긴 편지에는 "OO 엄마. 이름이 너무 정겹네요. 매번 감사합니다. 혼자 외롭게 사는 늙은이에겐 시끄러움도 위안이 된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적혀있었습니다.

A씨는 "진짜 이웃 주민들 잘 만난 것 같다"며 "평소에도 이웃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들이 아이 인사받아주시고 안부도 물어보고 먹을 것도 서로 나눠 먹고 해서 여기는 아직 삭막하지 않구나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좋은 이웃을 만나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고 정 나누면 얼굴 붉힐 일 없다" "좋은 집에 사는 것보다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게 복" "오랜만에 마음 훈훈해지는 소식이네요" "그래도 윗집은 아랫집에 피해 안 가게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누리꾼도 있었습니다. 한 누리꾼은 "예전에 살던 아랫집 할머니, 할아버지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외로이 둘이 사는데 애들 뛰는 소리 오히려 정겹다고 걱정 말라시던. 가끔 아이 얼굴 좀 보자고 올라오셔서 보리굴비니 뭐니 막 주고 가셨다"며 "우리도 뭐 나눠드릴 거 있으면 아들보고 직접 가져다 드리고 오라고 보냈는데, 아들이 수다쟁이라 한번 내려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랑 한참을 떠들다 올라오곤 했다"고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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