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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이름 이력서 내기도" 미 프로야구 첫 여성 감독의 고백

입력 2022-01-13 17:50 수정 2022-01-13 17:58

야구의 유리천장 깨뜨린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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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유리천장 깨뜨린 이들

"야구단에 들어가려고 내 이름 '레이첼(Rachel)'을 '레이(Rae)'로 바꿔 이력서를 내기도 했다."

미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령탑에 오른 레이첼 발코벡(35) 탬파 파톤스 감독의 말입니다. 탬파 파톤스는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 팀으로, 최근 타격 코치였던 발코벡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발코벡 감독은 13일(한국시간) 현지 언론과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감독 자리에 오르기까지 힘겨웠던 과정도 털어놓았습니다. 발코벡은 "내가 감독이 된 것은 '아메리카 드림'"이라며 "어렵게 이 자리에 온 만큼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여성 감독직에 오른 레이첼 발코벡. 출처=MLB 트위터〉〈미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여성 감독직에 오른 레이첼 발코벡. 출처=MLB 트위터〉

스포츠 역학과 인간 운동학 석사 학위를 받은 발코벡 감독은 대학 졸업 후 소프트볼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은퇴 후인 2012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시간제 컨디셔닝 코치로 일하며 미국 프로야구에 발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계약이 끝난 뒤 한동안 새 일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발코벡은 여러 구단에 지원서를 넣고도 응답이 없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레이첼'에서 남자 이름인 '레이'로 바꾸기도 했다" 고백했습니다. 이후 전화 인터뷰 기회를 얻었지만, 목소리를 듣자 거절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력을 쌓아온 발코벡은 2020시즌을 앞두고 탬파 타폰스 타격 코치로 선임됐고, 3년 만에 정식 감독직을 맡게 됐습니다.

발코벡 감독은 "젊은 여성뿐 아니라 딸을 가진 아버지들에게도 아이디어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발코벡은) 결단력 있고, 강하고, 끈기 있다"며 "여성이 무슨 역할을 맡았다는 것이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도 했습니다.

  〈호주 프로야구 멜버른 에이시스의 좌완 투수 제너비브 비컴. 출처=멜버른 에이시스 트위터〉 〈호주 프로야구 멜버른 에이시스의 좌완 투수 제너비브 비컴. 출처=멜버른 에이시스 트위터〉

호주 프로야구에선 여성 선수가 공식 경기로 데뷔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멜버른 에이시스의 좌완 투수, 17살 제너비브 비컴이 주인공입니다. 지난 8일 경기 중 6회 구원 등판해 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줬고,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최고 구속 135km/h의 빠른 공과 각이 큰 커브를 섞어 던졌습니다. 비컴은 "누군가 당신이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거나, (여성이 하는) 소프트볼을 하라고 강요한다면 듣지 말아라" 강조했습니다. 첫 경기를 치른 뒤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면 분명히 어딘가 도달할 수 있다. 보다시피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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