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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조종사, "탈출" 외치고도 조종간 놓지 못한 이유

입력 2022-01-13 10:48 수정 2022-01-1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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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심정민 소령 〈사진-공군 제공, 연합뉴스〉고 심정민 소령 〈사진-공군 제공, 연합뉴스〉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의 한 야산에 추락해 순직한 F-5 전투기 조종사가 민가를 피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13일) 공군 비행사고 대책본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일부 비행기록장치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고 심정민 소령의 추락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사고가 난 전투기는 F-5 기종입니다. 지난 11일 오후 1시 43분쯤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야산에 떨어졌습니다. 당시 전투기는 공군 수원기지에서 이륙 중이었습니다.

공군에 따르면 전투기가 이륙 후 상승하던 중 좌우 엔진화재 경고등이 켜졌고 기체가 급강하했습니다. 심 소령은 두 차례 '비상탈출'을 외치며 탈출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심 소령은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공군은 "순직 조종사는 다수의 민가를 피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조종간을 끝까지 잡은 채 민가 인근 100m 떨어진 야산에 충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비행자동기록장치에는 심 소령이 기체가 급강하하는 상태에서도 조종간을 놓지 않고 가쁜 호흡을 하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심 소령이 비상탈출을 선언하고 추락하기까지 10초가량의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군에 따르면 비상탈출하기 충분한 시간입니다. 또한 F-5 기종 비상탈출 좌석은 신형으로 교체돼 있어 장치를 작동하기만 했다면 탈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그러나 심 소령은 전투기가 민가에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야산 쪽으로 조종간을 돌렸고 그러는 사이 비상탈출 시기를 놓친 것으로 공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공군사관학교 64기로 2016년 임관한 심정민 소령은 올해 29세입니다. 평소 전투 조종사로서의 자부심이 컸고 "언제까지나 전투 조종사로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심 소령의 영결식은 내일 오전 9시 소속부대인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엄수됩니다.

영결식은 유족과 동료 조종사 및 부대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대장으로 치러지며,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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