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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448억 '모범음식점'…영업정지 받고도 '훈장' 달고 영업

입력 2020-07-31 20:39 수정 2020-08-03 13:09

고기 빨아 쓴 그 지점은 10년간 '모범음식점'
위생검사 면제 혜택…오히려 감시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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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빨아 쓴 그 지점은 10년간 '모범음식점'
위생검사 면제 혜택…오히려 감시 사각지대


[앵커]

송추가마골 관련 보도에 많은 분들이 분노한 이유, 또 있었습니다. 버려야 할 고기를 빨아 쓴 가게가, 10년 넘게 모범음식점이었단 점입니다. 모범음식점에 지난 5년간 쏟아부은 나랏돈이 400억 원이 훌쩍 넘는데요.

어떻게 관리되고 있길래 이런 일이 생겼는지, 최재원 기자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고깃집입니다.

손님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모범음식점 표지판이 걸려 있습니다.

[송파구 모범음식점 취소 업소 사장 : 손님들이 이거 보면 좋아하는 느낌이 있잖아요?]

하지만 이 곳은 3년 전 위생불량으로 모범음식점 지정이 취소된 곳이었습니다.

[송파구 모범음식점 취소 업소 사장 : (지정 취소됐는데?) 뭔 이야기야? 연락받은 것도 없고. 모르겠어요.]

지자체 소관 부서도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습니다.

[송파구청 관계자 :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그대로 달고 계시면 안 되는데…]

서울 강서구의 한 민속주점입니다.

지난해 청소년에게 술을 팔다 한 달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영업정지 이상의 행정처분을 받으면 모범음식점 지정은 취소되고, 관련 표지판과 지정증을 반납해야 합니다.

하지만 1년 넘도록 관할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서울시 공공데이터상의 모범음식점 현황 자료를 기반으로 현장을 확인해봤습니다.

취재진이 찾아간 지정 취소 음식점 50곳 중 15곳이 버젓이 모범음식점 표지판이나 지정증을 내걸고 장사하고 있었습니다.

[은평구청 관계자 : 아아 그거 회수 안 해서 그렇지. 우리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다 그러는데 뭐. 저희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 안 하기 때문에…]

전국에 모범음식점은 1만 4900여 곳, 세금 혜택부터 융자 지원까지 지난 5년간 지자체 예산 448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모범음식점은 주방시설이나 건물 구조 등 외관 항목을 중심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도 지정되면 위생 검사를 2년간 면제받을 수 있어 오히려 위생 관리 사각지대를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식약처 측은 "위생 수준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위생등급제로 음식점 인증제도를 일원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료제공 : 남인순 의원실 (국회 보건복지위)]
(영상디자인 : 이정회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김승희·최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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