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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폭로로 '푸틴 사생활' 수면 위로…파장은?|아침& 세계

입력 2021-01-25 10:15 수정 2021-01-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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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구속된 이후에 첫 주말을 맞은 지난 23일,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합니다. 지난 주말, 모스크바를 비롯해 러시아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영하 50도가 넘는 극동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로이터는 이번 시위에 4만 명 이상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모든 집회를 불허하고 강제 해산에 나섰습니다. 곤봉을 휘두르는 등 폭력을 사용하면서 부상자도 속출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시위 참여자 : 나발니에게 벌어진 일과 조사가 부당하기 때문에 이곳에 왔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도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났습니다. 율리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체포 사실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국제인권감시단체는 이날 시위로 러시아 전역에서 3천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발니는 구속 상태에서도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의혹을 폭로하며 시민들의 저항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흑해 연안에 초호화 비밀 궁전을 갖고 있고, 숨겨진 딸도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비리 자금으로 그의 딸이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고, 우리 돈으로 1조 원 넘는 부패 자금이 비밀 궁전 건축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나발니의 폭로, 직접 들어보시죠.

[알렉세이 나발니/러시아 야권 지도자 : (흑해 연안의 비밀 궁전) 크기가 모나코의 39배나 됩니다. 푸틴 대통령의 뷔페 같은 곳입니다.]

크렘린궁은 나발니가 주장하는 궁전은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전문가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지난주 이 시간에 예상을 해 주신 대로 러시아에서 반정부시위가 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도 대규모 시위가 여러 차례 열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푸틴 대통령에게 큰 압박은 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이 됐고요. 이번 시위는 좀 다를 것으로 보세요?

    이번 대규모 시위는 그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집권 연장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2000년 집권 이후 푸틴 대통령은 잠재적 대권주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집권에 성공해 왔었습니다. 겐나지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 지리노프스키 자유민주당 당수 등 고령의 영향력이 미미한 사람들만 출마를 허용하고 젊고 참신한 야권 지도자들은 암살, 투옥, 해외 추방 등의 방법으로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당선에 유력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왔고 러시아 야권에서는 선거 무용론에 빠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독극물 중독으로 베를린에 이송되었던 야권지도자 나발니는 러시아 정부의 체포 위협에도 최근 귀국했고 러시아 민주주의 상징으로 마치 오뚝이처럼 우뚝 서서 푸틴 제국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 나발니의 잇단 폭로로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푸틴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한 의혹이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사생활 의혹이 푸틴 대통령의 발목을 이번에는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지금까지는 푸틴 대통령에게 그다지 큰 영향력이 없었지만 푸틴 신화가 깨지고 있는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푸틴 대통령의 개인 사생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일부 러시아 언론의 폭로가 있었지만 푸틴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와 인기로 인해 별다른 영향력이 없었습니다. 1990년대 혼란기를 경험한 러시아 국민들은 국가안전과 국력 회복을 원했고 러시아 정교회의 강력한 후원을 받은 푸틴 정권은 2000년 이후 20년간 안정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에서 드러난 무능함,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제재로 인해 가속되고 있는 경제난. 그리고 연이어 터지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사생활 문제와 측근비리, 공포정치로 표현될 수 있는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 테러 등으로 인해 점차 민심이 멀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청렴한 국가지도자 이미지를 가진 푸틴 대통령이 정부와 사생아 문제가 불거진다면 푸틴제국은 점차 기울어지고 있는 해와 같다고 할 것이고 그 중심에 나발니 사건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러시아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도 궁금합니다. 미국이 핵무기 감축 협정 연장을 제안했고요. 러시아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이렇게 답했습니다. 반면 미국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고 러시아는 이번 시위에서 미국 대사관이 개입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나발니 문제가 양국 관계의 변수가 될 것 같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갈등관계로 돌아섰다고 하겠습니다. 역사적으로 냉전 이후 우호관계였던 미러관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그러나 2016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갈등관계가 봉합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동맹 외교를 천명하며 새롭게 등장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으로 볼 때 이번 나발니 체포와 러시아 대규모 시위 사태가 미국의 대러시아 외교정책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비록 핵무기 감축 협상 연장하기로 했었지만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운 미국이 인권탄압과 반민주주의 행태를 보이는 러시아 푸틴 정부를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50도가 넘는 추위에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위대는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나발니의 석방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이번 주말,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나발니의 집행유예 판결을 실형으로 전환할지 결정하는 재판도 오는 29일 열립니다. 러시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알렉세이 나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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