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껴안고 환호하며 콘서트 즐긴 5000명…스페인의 '코로나 실험장'

입력 2021-03-29 18:20 수정 2021-03-29 18:25

'거리두기' 없이 마스크만 쓴 관객들…코로나 확산 방지 효과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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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없이 마스크만 쓴 관객들…코로나 확산 방지 효과 실험

"우리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운 콘서트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밴드의 보컬이 외치자 무대 앞을 빼곡히 채운 수천 명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노래를 따라 부르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니 옆 사람과 자연스레 몸이 부딪힙니다. 지난 1년 동안 일상 속 '뉴노멀'이 된 거리두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5,000명의 관객 모두가 마스크만 썼을 뿐, 코로나 유행 이전처럼 공연을 즐깁니다.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콘서트에 모인 5,000명이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즐기고 있다. 출처=로이터〉〈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콘서트에 모인 5,000명이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즐기고 있다. 출처=로이터〉

현지시간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경기장에서 열린 인디밴드 '러브 오브 레즈비언'의 콘서트 현장입니다. 공연장이 위치한 카탈루냐 지방에선 6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입니다. 그러나 이날 공연장만큼은 예외였습니다. 현지 보건 당국과 감염병 관리기관이 함께 준비한 일종의 '방역 실험'이기 때문입니다.

거리두기 없이 모인 5천명…스페인의 '콘서트 실험'

'콘서트 실험장'이 된 이번 행사의 목표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 효과를 파악하는 겁니다. 주최 측과 연구진은 마스크를 쓴 채 거리두기 없이 밀접한 5,000명과 일반 조건의 5,000명 사이에서 각각 감염 확률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할 예정입니다. 이 실험을 설계한 바이러스 전문가는 "팬데믹 기간 동안 문화행사를 열 수 있도록 하는 작은 걸음"이라 설명했습니다. 검사 비용과 마스크 가격이 포함된 입장료는 23~28유로(약 3만~3만7000원). 5,000장의 티켓은 매진됐습니다. 공연 당일, 예매 관객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10~15분 만에 휴대전화 앱으로 전달됐습니다. 양성 반응을 보인 3명과 접촉자 1명은 환불 조치 했습니다.
 
〈콘서트에 참석하기 전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은 관객들. 결과는 핸드폰 앱으로 전달됐다. 출처=로이터〉〈콘서트에 참석하기 전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은 관객들. 결과는 핸드폰 앱으로 전달됐다. 출처=로이터〉


이렇게 '음성' 반응과 정상 체온을 확인하고 입장한 관객들은 서로 껴안고 소리 지르며 콘서트를 즐겼습니다. 공연의 유일한 규칙은 주최 측이 제공한 고품질의 마스크를 잘 쓰는 것 뿐이었습니다. 관객들은 "오랜만에 사람들의 온기를 느꼈다""잠깐 현실을 피해 이런 일이 평범하던 때를 기억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밴드 멤버도 "1년 반 만에 무대에 올랐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노 마스크' 관객 받은 네덜란드 페스티벌…유럽의 공연장 실험들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페스티벌 실험. 1,500명 중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출처=로이터〉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페스티벌 실험. 1,500명 중 일부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출처=로이터〉

공연장이 '코로나 실험장'이 된 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독일에선 실내 콘서트장에 2,000여 명을 입장시킨 뒤 동선 추적기를 달고, 손에는 형광 소독제를 발라 어떤 물체를 만지는지 관찰했습니다. 이달 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선 조금 더 용감한 비교 실험이 열렸습니다.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한 1,500명을 5개 그룹으로 나눠 일부는 마스크를 벗도록 했습니다. 주최 측은 "이후 소수의 참석자들이 확진됐지만, 행사에서 감염됐다는 증거는 없다"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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