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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말린 아버지, 청소만 하고 오겠다던 아들은 끝내…

입력 2021-03-13 19:59 수정 2021-03-1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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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가슴 저린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고 있다며 시위 가지 말라고 말린 아버지에게, 쓰레기만 줍고 오겠다던 19살 아들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 마저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미얀마에선 이렇게 목숨을 잃은 시민이 최소 70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길바닥에 한 청년이 힘없이 축 늘어져 있습니다.

반군부 시위에 나가 목숨을 잃은 열아홉 살 대학생 린 텟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사망자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시위에 나가는 아들을 말렸지만, 린 텟은 "쓰레기만 줍고 오겠다"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아버지와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가족들은 아직 시신도 찾지 못했습니다.

[우 저린/린 텟 아버지 : 딸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오빠(린 텟)가 죽었다'고 펑펑 울면서 이야기해서 아들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어요.]

사망자는 매일 늘어나 최소 7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밤에 민가를 습격하는 군부로부터 동네 주민을 지키기 위해 순찰을 하던 아웅 탄도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흐닌 아우/아웅 탄 부인 : 남편은 매일 밤 자발적으로 밖으로 나갔어요. 말려 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군부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내야 한다고 했어요.]

"민주주가 필요하다"고 적힌 띠를 머리에 두르고 시위에 나갔던 조 조 묘도 더 이상 가족들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상황이 악화되는가운데 군부의 반인륜 범죄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토머스 앤드루/유엔 인권조사관 : 미얀마 군부가 국제법을 어긴 살인, 박해, 고문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Myanmar Now·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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