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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 민란" 윤석열 잇단 '설화'…여 "연쇄망언범"

입력 2021-07-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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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1일) 국회상황실에선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과 관련한 잇단 논란을 다뤄보겠습니다. 여권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조속한 입당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죠.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입당 보다는 중도 외연 확장을 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당분간은 좀 더 입당과 거리를 둘 듯 한데요.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정치를) 처음 시작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과 또 현장에서 직접 스킨십을 하고 얘기도 들어보고 또 눈으로 보고 이렇게 하는 과정이 저한테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고요. (여론조사) 거기에 막 흔들리거나 일희일비해서는 국민을 위한, 국민만 바라보는 일관된 정치를 하는 데에는 좀 더 의연해야 된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의 행보, 중도보단 보수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어제는 보수의 본산이라 불리는 대구를 찾았습니다. 여기선 시장 방문 일정도 있었는데요.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뒤엉켜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탄핵무효! 탄핵무효!]

[윤석열은 대통령! 대통령!]

대구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의 정치적 고향이죠. 유력 야권 주자인 윤 전 총장에 대한 열성 지지층도 있지만, 박근혜 씨 수사를 지휘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한 앙금이 남은 사람들도 있는 겁니다. 윤 전 총장은 몸을 바짝 낮췄는데요. 박근혜 씨 수사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 있다, 지지자들의 마음에도 일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사면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면서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는데요. 과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던 윤 전 총장, 정치를 시작해보니 참 어렵다면서, 전직 대통령들에 다 존경할만한 부분이 있고 박근혜 씨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저는 뭐 박근혜 대통령도 그런 차원에서 그래도 국가의 지도자로서 어려운 결단을 잘 내리신 것도 맞지 않느냐. 예를 들면 누구도 하지 못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든지. 이런 문제들은 정말 그 존중받을 만한 그런 결단이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대선을 앞둔 야권이 넘어야 할 이른바 '탄핵의 강', 국민의힘은 이미 넘어서고 있단 분석이죠. 당 대표 경선 때 이준석 당시 후보가 대구에서 직접 "탄핵은 정당했다"고 연설한 겁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3일) : 저는 저를 영입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오늘 이 자리에 저는 서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 손으로 탄생에 일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서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한 것을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통치불능의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그 시점에 정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의 '탄핵' 발언, 압도적인 당선으로 이미 평가 받았죠. 당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한 달 여 뒤에 윤 전 총장이 다시 탄핵반대론자들을 불러낸 셈입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과거 수사에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대구) 지역에서 다소 이제 상처받은 분들이 있을 수 있다는, 그것은 정치적 발언이기 때문에 이해합니다마는 고유한 색이나 고유한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저희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제 바람입니다. 그건.]

윤 전 총장의 발언, 어찌보면 본인이 '국민의 부름'을 받았다고 했던 검찰총장 시절 행보를 부인하는 것 같기도 하죠. 여권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는 "국정농단 수사했던 현직 후배 검사들에 대한 배신"이라면서 "곧 최순실에게도 사과하겠다"면서 맹공을 폈습니다.

잇단 '설화'에도 휩싸였는데요. 코로나19 초기 대구 지역 1차 유행 때를 언급하면서 '대구'를 치켜세우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초기에 코로나가 확산된 곳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더라면 정말 질서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거다! 하는 얘기를 할 정도로 정말 이 지역 분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정말 애를 많이 쓰셨고…]

이 과정에서 당시 정부 여당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소 거친 단어를 썼죠.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우한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된다'는 그런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막 나오는 그 와중에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이 굉장히 컸을 것으로, 상실감이 컸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

여권에선 즉각 반발했죠. 지역감정에 기댄 분열정치라는 겁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일제히 반발했는데요. 믿기 어려운 망언이다, 어떻게 생겨먹은 뇌구조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당 지도부도 가세했죠.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그야말로 '억까'(억지로 까기) 정치의 대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걸 억지로 까는 정치는 완전히 구태정치.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구의 지역감정을 (갖게) 하는 언어를 하는 것은 대통령 예비 후보의 격에 맞지 않는 언어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대구 빼고 충청, 호남 등 다른 지역은 코로나로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란 말입니까? 윤석열 씨는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자유를 희생하며 인내하고 계신 수많은 국민들께 모욕감을 주었습니다. 정중하게 국민 앞에 사과하고 처음부터 정치를 다시 배우기 바랍니다.]

윤 전 총장의 논란의 발언은 또 있습니다.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인데요. 어제 '톡쏘는 정치'에서 조익신 멘토가 다루기도 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잃어버린 중도층을 되찾겠다며 방향 전환을 시도했는데요. '찐 보수'를 넘어선 노동관을 드러내며, 본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음성대역) : 주52시간제로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지만 일자리 증가율이 0.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실패한 정책입니다.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 '120시간' 발언, 윤 전 총장이 스타트업 청년들의 의견을 '인용'한 거였죠. 윤 전 총장은, 정치적 반대 세력이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반박했는데요.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저하고 정치적으로 반대쪽에 있는 분들이 마치 제가 120시간씩 일하라, 라고 했다는 식으로 이렇게 왜곡해서 한다는 말은 저도 들었습니다마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고요. 주당 52시간으로 정해놨는데 이것을 일의 종류에 따라서는 정말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서 좀 변경할 수 있는 그런 (노동자가) 근로조건에 대해서 자기결정권을 갖도록 해 주는 것이, 그게 기업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에게도 좋은 경우에 예외를 좀 넓게 둬야 되지 않겠냐…]

윤 전 총장, 그동안 조국 사태 이후 떨어져나간 '탈 문재인' 층의 지지를 모으겠다고 해왔죠. 그런데 이 발언으로 이른바 '조국흑서'의 저자들에게도 혹독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권경애 변호사는 "기업가들의 입장에 경도됐고 시장만능의 사고가 역력히 드러났다"고 했습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발언 인용 과정에서 "정치적 오해를 샀다"고 미숙함을 지적했는데요. 윤 전 총장의 노동관도 문제삼았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그러니까 이게 자유지상주의라고 그래요. 모든 것들을 시장에 맡겨 놓고 근로자도, 사용자도 자유계약을 위해서 모든 걸 맡겨놓자, 하는 이게 한국 그 보수 세력들의 그 주요 이데올로기인데 계속 제가 보수 진영을 향해서 비판했던 부분이, 이제 조언했던 부분이 그 부분인데 그게 말처럼 쉽게, 그분들이 생각을 바꾸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잇단 논란을 일으킨 윤 전 총장, 출마 선언을 한지 오늘로 22일입니다. 오늘부터 4주차로 접어든 건데요. 부인과 장모 관련한 '처가'리스크에 이어서 본인 '윤석열 리스크'로 시험대에 올랐단 얘기가 나옵니다. 국민의힘에선 캠프 운영이 미숙하다, 입당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죠.

[서병수/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입당하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어떤 비전을 더욱더 정교하게 가다듬을 수 있는 것이고요. 또 약점을 같이 공동으로 이렇게 대응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까 튼튼하고 견고하게 만들어진 어떤 그런 플랫폼을 두고 황야에서 떨고 있을 그런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윤석열 1강의 야권 구도에 변화가 생길거라는 당내 주자도 있습니다. 대구 출신의 유승민 전 의원인데요. 윤 전 총장이 "생각보다 보수적"이라면서 "누구 아니면 정권교체가 안 된다는 생각은 갈수록 희미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구 민심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음성대역) : TK 유권자들이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보면서 정권교체를 하려면 중도층, 수도권 표심이 중원이고 대세를 결정한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정권교체 열망이 강한 분들일수록 전략적 판단을 할 것이다.]

민주당에선 윤 전 총장이, 야권의 입장에서 오히려 정권 교체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전망도 나왔는데요. 송영길 대푭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닭갈비라는 조조가 했던. (어떤 점에서 그렇게?) 버리기도 그렇고 안 버리기도 그렇고. 야당의 대선후보 진출을 가로막는, 앞에 속도는 안 내고 계속 추월 못하게 막고 있는 그런 짐차, 화물차 같은 느낌, 트로이 목마가 될 거다,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의 행보를 두고 여야의 입장이 갈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그런데 중도 외연을 확장하겠다면서 "박근혜 씨 수사엔 송구하다"거나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오른쪽 깜빡이를 켜는 건 지지자들까지 혼란스럽게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박근혜 존경" "주 120시간 노동"… 중도냐 보수냐 오락가락 윤석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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