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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공개된 박찬욱표 新멜로…칸 녹인 '헤어질결심' 8분 기립박수

입력 2022-05-24 05:01 수정 2022-05-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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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는 스토리 외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 돼 있습니다.

'수사멜로극'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했다. '사랑의 정의' 또한 새로 썼다. 거장의 손길에서 탄생한 새로운 형사물, 그리고 새로운 멜로다. 그간의 필모그래피에서 휘몰아치듯 보여줬던 강렬함은 싹 걷어내고 감정적 깊이를 더했다. 관객과는 평생 '헤어질 결심'을 하지 못할 박찬욱의 귀환이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이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 월드 프리미어 상영에 앞서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이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 월드 프리미어 상영에 앞서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사진=JTBC엔터뉴스〉

박찬욱 감독의 6년만 한국 영화 신작 '헤어질 결심'('Decision To Leave')이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됐다. 올해 경쟁부문에 초청 된 '헤어질 결심'은 칸영화제 후반부의 포문을 열며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영화제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주목을 받았던 '헤어질 결심'은 프리미어 상영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 돼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 입성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부러움을 자아냈다. 실제 상영 몇 시간 전부터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 인근에는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티켓을 구하려는 영화 팬들이 곳곳에서 종이와 피켓을 든 채 간절한 눈빛을 내보이기도 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헌트'의 이정재 감독이 올해 초청작 중 신인 감독들이 후보에 오르는 황금카메라상 후보 자격으로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진행된 경쟁부문 '헤어질 결심' 프리미어 스크리닝에 참석해 밝은 모습으로 인사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헌트'의 이정재 감독이 올해 초청작 중 신인 감독들이 후보에 오르는 황금카메라상 후보 자격으로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진행된 경쟁부문 '헤어질 결심' 프리미어 스크리닝에 참석해 밝은 모습으로 인사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사진=JTBC엔터뉴스〉

공식 상영 한 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된 '헤어질 결심' 레드카펫은 경쟁부문 답게 빼곡한 포토라인과 프리미어 상영 티켓을 획득한 영화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 초청 받은 영화 중 신인 감독들이 후보에 오르는 황금카메라상 후보 자격에 오른 감독들도 경쟁부문 진출작 중 '헤어질 결심'을 관람하게 되면서 '헌트'의 이정재 역시 깜짝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헤어질 결심' 팀은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 세 주인공이 깔끔하게 레드카펫을 걸었다. 박찬욱 감독은 존재 자체만으로 '깐느 박'의 위엄을 뽐냈고, 탕웨이는 순백의 드레스를 차려 입고 특유의 우아함을 자랑했다. '헤어질 결심'을 통해 처음 칸 레드카펫을 밟게된 박해일 역시 댄디한 이미지로 전 세계 영화인들 앞에 인사했다.

결과적으로 길고 길게 이어진 박수 소리조차 지루하지 않았던 '헤어질 결심'이다. 세 사람이 뤼미에르 대극장에 입성한 순간부터 터진 박수는 이들을 쉽게 자리에 앉히지 않았다. 상영 시작 후에는 모두가 박찬욱 감독이 새롭게 펼쳐 놓은 신(新)세계에 숨 죽인 듯 빠져 들었다. 기대를 높이는 미장센과 음악은 "역시 박찬욱"이라는 찬사를 불러 일으키고 독특한 촬영 방식도 신선함을 더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이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 월드 프리미어 상영에 앞서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이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 월드 프리미어 상영에 앞서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사진=JTBC엔터뉴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찬욱 감독은 전날 국내 취재진과 가진 티타임에서 "'반전이 있겠지'라며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정말 아니다. 15세가 나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을 정도로 기존 영화들과는 결이 다르다"고 단언했다.

박찬욱 감독의 발언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영화는 해준이 근무하는 관할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동시에 해준과 서래의 마음을 담아낸다. 직접적으로 '사랑'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지만, 명대사의 귀재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 때의 "나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처럼 또 한 번 관객들을 감탄하게 만들 심도 깊은 대사의 향연을 펼친다.

"수사와 멜로, 어느 한 쪽으로도 스토리가 치우쳐지지 않았으면 싶었다"는 목표도 달성했다.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전반부와 후반부 데칼코마니처럼 발생하고 전달되는 전개 방식이 묘한 다름을 파악하게 만들면서 흥미를 높인다. 새드엔딩인지, 해피엔딩인지도 관객 개개인이 영화를 어떻게 감상했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 갈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공개된 박찬욱표 新멜로…칸 녹인 '헤어질결심' 8분 기립박수
마침내 공개된 박찬욱표 新멜로…칸 녹인 '헤어질결심' 8분 기립박수
마침내 공개된 박찬욱표 新멜로…칸 녹인 '헤어질결심' 8분 기립박수
박찬욱 감독이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전 캐스팅부터 진행했다"는 탕웨이와 박해일은 이후 이 둘을 놓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이 티가 날 정도로 찰떡 캐릭터 소화력을 보인다. 박해일은 맑고 깨끗한 이미지 속 단호하고 집착 적인 직진 본능과 단번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탕웨이는 수수하고 화려한 극과 극 비주얼로 해준 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반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그간 '헤어질 결심'은 탕웨이·박해일을 주연으로 고경표·이정현·박용우가 주요 캐릭터로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뚜껑 열린 '헤어질 결심'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배우들이 짧고 굵게 끝없이 등장해 국내 관객들에게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든다.

특히 전반부 후배 형사 고경표에 이어 후반부에는 똑같은 롤로 개그우먼 김신영이 출연해 위화감 없는 연기를 펼치고, 박정민·박용우·유태오는 특별출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고민시, 서현우 등 배우들도 눈에 띈다. 그간 잘도 숨긴 캐스팅이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엔딩크레딧에서 주연 순이 아닌, '영화에 등장하는 순서'대로 출연 배우들의 이름을 올려 독특함을 더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이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 월드 프리미어상영 후 8분 기립박수를 받았다.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은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진심 어린 감사의 뜻을 표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이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 월드 프리미어상영 후 8분 기립박수를 받았다.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은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진심 어린 감사의 뜻을 표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사진=JTBC엔터뉴스〉
상영 후에는 여지없이 기립박수가 터졌다. 이날 '헤어질 결심'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을 비롯해 CJ EMN 이미경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정서경 작가와 프로듀서 등 메인 스태프들, 그리고 탕웨이와 여전히 인연을 맺고 있는 정샘물 메이크업아티스트도 착석해 이목을 집중 시켰다. 또한 '문명특급' 재재도 상영관 안에서 포착됐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직후 길게 터지기 시작한 박수는 극장에 불이 켜진 후 더욱 힘을 받았다. 시간을 늘리기 위해 치는 박수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 힘찬 박수와 휘파람, 환호성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어?'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일일이 안아준 박찬욱 감독은 "길고 지루하고 구식의 영화를 환영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인사했다.

칸에서 성공적으로 첫 상영을 마친 '헤어질 결심'은 국내에서 내달 29일 개봉을 준비한다.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은 24일 포토콜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후 국내외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는 등 빼곡한 스케줄을 소화 할 예정이다.

칸(프랑스)=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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