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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비상 사태"...교육받을 권리, '줌 수업'만으론 역부족

입력 2021-04-12 15:18 수정 2021-04-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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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니자미아 안달루시아 학교는 주차장을 '임시 교실'로 만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SUV와 밴 차량이 속속 들어서는데요. 트렁크를 열자 좌식 책상을 펼쳐 놓고 앉아 유인물을 꺼내는 어린아이가 보입니다. 수업 준비를 하는 교사와 학생의 모습입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니자미아 안달루시아 학교의 수업 준비 모습. 〈사진=로이터〉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니자미아 안달루시아 학교의 수업 준비 모습. 〈사진=로이터〉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뒤 손을 닦고 수업에 참여합니다. 각자 차량에 걸터앉아 다른 학생과 일정한 거리를 두며 수업을 듣습니다. 화상으로는 하기 어려운 체육, 음악 수업도 이뤄집니다. 코로나19 시대가 낳은 교육현장 모습입니다.

 
차량 안에서 교사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 〈사진=로이터〉차량 안에서 교사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 〈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000~5,000명 수준입니다. 지난 1월 하루 1만 명 수준으로 확산세가 커졌다가 점차 잦아드는 추세입니다.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지난 10일 기준으로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3.7% 정도에 그칩니다. 바이러스 종식을 향한 길은 여전히 멀지만 배우고 가르치려는 의지는 꺾을 수 없어 보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체조를 하고 있는 교사와 학생들. 〈사진=로이터〉마스크를 착용한 채 체조를 하고 있는 교사와 학생들. 〈사진=로이터〉

자흐라 파자르디니 교육국장은 배움이 주는 인본주의적 효과를 포기할 수 없기에 이런 방법을 고안하게 됐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 또래들에겐 대면 교육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오감을 자극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줌 수업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차량 안에서 타악기를 두드리며 수업을 하고 있는 교사와 학생.  〈사진=로이터〉차량 안에서 타악기를 두드리며 수업을 하고 있는 교사와 학생. 〈사진=로이터〉

학교 재단 관계자인 무하마드 나시르도 온라인 수업보다는 이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가상 수업과 비교할 때,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효과적입니다. 교사들이 학생을 개별적으로 돌볼 수 있습니다."

 
주차장에 이젤을 세워두고 수업을 하는 교사. 〈사진=로이터〉주차장에 이젤을 세워두고 수업을 하는 교사. 〈사진=로이터〉

학부모들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친구들과 만날 수 있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방식의 수업은 여건이 좋은 일부 학교에서, 부유층 자녀들을 대상으로만 가능해 보인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합니다.

 
교실이 된 학교 주차장. 〈사진=로이터〉교실이 된 학교 주차장. 〈사진=로이터〉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 확대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백신 보급과 봉쇄 효과로 일부 지역은 대면 수업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문을 열지 못한 곳도 많습니다. 유니세프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전 세계 어린이의 3분의 2 정도가 휴교의 영향을 받고 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1400만 명의 어린이가 대면 수업의 4분의 3분량을 놓쳤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에 있는 UN 본부 앞뜰에 설치된 '전염병 교실'. 168개의 빈 책상은 학교가 완전히 폐쇄된 국가를 상징한다. 〈사진=유니세프〉뉴욕에 있는 UN 본부 앞뜰에 설치된 '전염병 교실'. 168개의 빈 책상은 학교가 완전히 폐쇄된 국가를 상징한다. 〈사진=유니세프〉

특히 개발도상국의 극빈층에 속하는 아이들은 조기 결혼이나 노동 착취를 강요당할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니세프는 "매일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은 점점 더 뒤처지고, 이렇게 가장 소외된 아이들이 가장 무거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치명적인 '교육 비상 사태'"라고 경고했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런 현상이 "국가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비극"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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