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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제주 4·3 사건' 다룬 신작…"이 소설이 날 구했다"

입력 2021-09-07 21:03 수정 2021-09-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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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작가 :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는…]

[앵커]

작가 한강 씨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장편으로 5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왜 이 소설을 '사랑 이야기'라고 하는지 정재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작별하지 않는다' (낭독:한강) : 성근 눈이 내리고 있었다.]

이렇게 시작하는 5년 만의 장편.

[한강/작가 : 죽음에서 삶으로 가는 소설이라고, 건너가는 소설이라고 이야기했고, 또 어떨 때는 제주 4·3을 그린 소설이다. 그중에서 하나를 고른다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는 그 말을…]

70여 년 전 제주도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던 '4·3 사건'의 피해자이자 생존자 이야기로, '5월 광주'의 폭력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아픔을 그린 전작을 떠올리게 하는데,

['소년이 온다' (낭독:한강) :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한국과 폴란드에서 연극으로도 무대에 오른 '소년이 온다'에 대해 작가는 "죽음이 깊이 들어오는 경험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번 소설을 쓰면서는 스스로를 회복시켰다고 말합니다.

[한강/작가 : 고통보다는 '내가 간절했지' 그런 마음이 오히려 더 들고 '이 소설이 나를 구해줬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2016년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고, 2년 뒤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까지 오르는 등 세상은 계속해서 화려한 조명을 비췄지만, 작가는 조용히 글을 써 내려가며 코로나로 뒤덮인 세계를 견뎠습니다.

[한강/작가 : 함께 있어도 마스크를 쓰고, 악수를 하지 못하고, 포옹을 하지 못하는 시절인데, 우리의 삶에만 갇히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을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

상대를 생각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두 개의 삶을 살도록 하는 게 사랑이라며 역사의 상처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 (낭독:한강) : 내 기척에 엄마가 돌아보고는 가만히 웃으며 내 뺨을 손바닥으로 쓸었어…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화면제공 : 문학동네)
(VJ : 강성무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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