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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폭력에 쓰러진 예진 씨…미공개 CCTV 속 '그날'

입력 2021-11-03 20:33 수정 2021-11-05 21:09

의식 잃은 걸 알고도 '1층→8층→로비층' 끌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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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잃은 걸 알고도 '1층→8층→로비층' 끌고 다녔다

[앵커]

환하게 웃고 있는 25살 황예진 씨는 남자친구와 다투다 폭행을 당한 뒤 쓰러져 지난 8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황씨의 남자친구는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내일(4일) 법정에 섭니다. 저희 취재진은 사건 당일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전체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영상에는 폭행으로 이미 의식을 잃은 예진 씨를 이곳저곳으로 끌고다니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신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사건이 벌어진 지난 7월 25일 새벽, 황예진씨의 남자친구 A씨가 이미 폭행 당해 의식을 잃은 예진 씨를 끌고 건물 1층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닫히는 문 사이로, 예진씨가 누워있던 자리의 핏자국이 보입니다.

예진 씨가 살고 있던 8층에 도착했지만 A씨는 다시 1층 아래 로비 층을 눌렀고, 예진 씨를 끌고 다시 내려옵니다.

엘리베이터로 끌려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예진 씨의 목은 앞뒤로 꺾였습니다.

이마가 바닥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고 황예진 씨 어머니 : 8층에 갔다가 계속 끌고 다니거든요. 응급조치를 하지 않고 또 떨어트리고…]

총 37분 분량의 당시 CCTV 영상에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장면입니다.

검찰은 공소장에 "4차례에 걸친 폭력 행위로 머리뼈와 뇌, 목에 손상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적었습니다.

싸움은 집안에서 먼저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가 자신을 붙잡는 예진 씨를 침대 위로 밀쳐 넘어뜨리자, 예진 씨가 맨발로 따라 나와 머리채를 잡은 겁니다.

그 뒤 A씨는 예진씨를 10번 정도 벽에 밀쳤습니다.

밑엔 벽돌도 있었습니다.

[고 황예진 씨 어머니 : 처음에 많이 박은 데는 유리가 있고 쇠 프레임이 있어요. 목을 많이 꺾어서 흔드는, 굉장히. 쓰러져 있는 상태에서 누르잖아요.]

싸우다 바깥 주차장으로 향하는 언덕에서도 A씨의 폭행은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둘이 다시 건물로 돌아왔고 그 뒤 예진씨가 의식을 잃고 끌려다닌 건데, 이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앞으로 더 밝혀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A씨는 119 신고 당시 '폭행'은 언급하지 않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A씨/당시 119 신고 음성 : 머리를 제가 옮기려다가 찧었는데 애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기절하고…]

[고 황예진 씨 어머니 : 거짓으로 (신고)했기 때문에 우리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다 놓쳐버렸어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7명은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유족에게 전달했습니다.

A씨 변호인은 "따로 할 말은 없다"며 법정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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