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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마블 히어로 마동석 "열심히 연기…팬들의 보람 되겠다"(종합)

입력 2021-10-22 10:28 수정 2021-10-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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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배우 마동석.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한국 출신 배우 최초로 마블 히어로가 된 마동석이 "여러분들이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연기하겠다"며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마동석은 22일 오전 진행된 '이터널스' 화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현재 미국에서 '이터널스' 홍보 일정에 참여 중인 그는 할리우드 스타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을 알렸다.

오는 11월 3일 국내 개봉하는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부산행'·'범죄도시' 등에서 특유의 캐릭터와 존재감으로 큰 사랑을 받은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을 맡아 제작 초기부터 한국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이터널스' 포스터. '이터널스' 포스터.

'이터널스'에는 마동석을 비롯해 안젤리나 졸리·리차드 매든·쿠마일 난지아니·셀마 헤이엑·젬마 찬 등 다양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다. '노매드랜드'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코로나19로 여전히 위축된 전 세계 영화 시장에 '이터널스'가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를 얻고 있다. 이 기대 한가운데 마동석이 있다. 한국 출신 배우 최초로 마블의 슈퍼 히어로가 된 그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음을 알려왔다.

30분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안젤리나 졸리가 갑작스럽게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안젤리나 졸리는 "마동석과의 호흡은 꿈 같았다. 전에도 팬이었고, 같이 액션신을 찍다니 믿을 수 없도록 신난다"며 마동석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터널스' 스틸. '이터널스' 스틸.

이하 마동석과의 일문일답.

-'이터널스'로 관객과 만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한국 출신 배우 중엔 첫 번째 슈퍼 히어로다. 원래 마블의 팬이기도 하다. 또한, 클로이 자오 감독을 팬으로서 좋아했는데 같이 작업하게 됐다. 안젤리나 졸리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게 돼 굉장히 즐겁게 생각한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마블과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간 액션 영화를 많이 찍었는데, 여러 캐릭터와 액션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나와 잘 맞는 역할로 인사드리게 돼 굉장히 행복하다."

-어떤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나.
"6년 전 정도부터, '부산행'이 외국에 많이 알려지고 난 후부터 할리우드에서 여러 제안이 왔다. 액션 영화, 혹은 다른 슈퍼 히어로물들의 출연 제안이 왔다. 당시엔 한국에서 출연도 하고 제작을 하는 작품들이 많아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그러다 몇년 전 캐스팅 디렉터가 '이터널스' 길가메시 역할을 들고 나에게 와서 '꼭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안에) 정말 감사했다. 이후 감독·프로듀서와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클로이 자오가 내 영화를 여러 편 보고 분석이 끝난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오디션은 없었다. 과거 다른 액션 영화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내 본연의 성격, 오랫동안 해온 복싱 같은 운동을 길가메시의 액션 스타일에 많이 적용해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감사하게 ('이터널스'에) 합류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예고편에서 마동석다운 시그니처 액션이 등장했다.
"내가 오랫동안 해왔던, 복싱 기반의 액션이다. 주먹 펀칭과 손바닥으로 치는 액션을 클로이 자오 감독과 마블에서 다른 영화에서 보고 '그걸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 액션이 들어가게 됐다. 할리우드 최고의 액션 팀과 같이 일하게 됐지만, 마블과 클로이 감독이 '내 스타일의 액션을 같이 디자인해줬으면 좋겠다'고 해 참여했다. 화려한 동작보다는 간결하고 강력한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의 액션을 추구했다. 그게 캐릭터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배우 마동석.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배우 마동석.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길가메시를 연기하며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나.
"길가메시는 원작에서 아시안 캐릭터가 아니었다. 신화 속 인물을 아시안 캐릭터로 바꾸고, 그걸 나에게 제안하면서 많은 것을 바꾸어줬다. 마블과 클로이 감독이 '마동석에게 가장 잘 맞는 캐릭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해 같이 의논을 많이 했다. 길가메시는 영원불멸한 존재다. (이터널은) 7000년 이상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굉장히 사람다운 모습과 사람을 넘어선 존재에 가까운 모습을 같이 연기해야 했다. 길가메시는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고 같이 이터널 식구들을 보호하고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이다. 특히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티나의 보호자로서 따뜻하고 재미있는 사람으로 나온다. 데비안츠와 맞서 싸울 때는 굉장히 사납고 강렬한 전사로 변한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캐릭터, 사나운 전사 캐릭터를 (오가며) 골고루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그게 이 캐릭터의 핵심이다. 이 영화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모여서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는 이야기다.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게 이 영화의 장점이다."

-다양한 배우들과 함께한 소감은 무엇인가.
"같이 리허설을 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모든 배우가 한두 번의 만남 이후 바로 촬영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마음을 열고 만나서 그런지 금방 또 가족이 됐다. 좋은 친구들, 가족처럼 서로를 배려하며 촬영했다. 그러다 보니 사이가 점점 더 좋아졌다. 배우들끼리 배려하며 찍는 건 한국영화도 마찬가지이지만,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빠른 시간 안에 가족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셀마 헤이엑 그리고 안젤리나 졸리와 연기하며 어떤 점을 느꼈나.
"(셀마 헤이엑은) 누나 같은 분이다. 잘 챙겨준다. 리더로 나오는데, 실제로 리더 같은 사람이다.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안젤리나 졸리와 같이 연기하게 되면서 느낀 점은 '역시 대단한, 굉장한 배우'라는 생각이다. 그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이다. 배려심이 많아 다른 배우들을 편하게 해준다. (안젤리나 졸리와는) 오래전부터 알던 친구들끼리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서 같이 촬영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하게 생소하지 않았다. 안젤리나 졸리가 '영화를 봤고, 팬이었다'고 이야기해줬다. 정말 감사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며 여러 나라 기자들에게 (나에 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이번에 그런 좋은 관계들이 스크린 안에서 좋은 케미로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터널스' 스틸. '이터널스' 스틸.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클로이 자오 감독의 '더 라이더'라는 영화를 굉장히 잘 봤다. 그래서 그 감독의 팬이 됐다. '노매드랜드'로 200개가 넘는 상을 탄 것은 ('이터널스') 촬영을 다 끝낸 후였다. 그래서 당연히 예상하지 못했다. '더 라이더' 이후 만난 클로이 자오 감독과 이야기해보며 '이 감독은 굉장히 아트적인 부분과 상업적인 부분을 골고루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자신을 파악하고 배우와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한다. 수없이 많은 감독님을 만나봤지만, 이 친구는 자기가 가진 능력에 비해 굉장히 겸손하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존중해주고, 대단히 머리가 좋다. 감독이라도 모든 것에 답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본인도 어떤 부분에 관해서는 헷갈릴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자기가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겸손하게 서로의 의건을 물어본다. '이터널스'에 실제 슈퍼 히어로 역할과 본인의 캐릭터와 비슷한 사람을 캐스팅하려고 노력했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도 이해가 갔다. 굉장히 좋은 감독이고 좋은 사람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의 마블 히어로 영화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
"시나리오를 본 후에도 머릿속으로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다 구현했더라. 아티스틱한 부분과 엔터테이닝한 부분을 잘 섞었다.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담기 힘들었을 텐데도 굉장히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 새로운 세계관에, 새로운 10명의 주인공을 밸런스 맞춰 잘 섞어 조화롭게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다. 그런데도 굉장히 잘해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친구가 됐다. 이번 영화 이야기 말고도 자신이 가진 또 다른 영화 이야기나, 자신의 글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클로이 자오는 특이하면서도 사람도 좋고 영화도 잘 찍는 그런 감독이다."

-한국에서의 촬영과 다르다고 느낀 점이 있나.
"영화의 사이즈를 떠나서 모든 영화 촬영은 항상 힘들고 전쟁터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비슷하다. 그런데도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나는 이 정도 스케일의 영화는 처음 해봐서, 현장에 가면 세트에 압도된다. 연기할 때는 캐릭터에 집중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밖에서 세트를 바라보면 (다르다). 허허벌판이었던 곳에 한 달 뒤에 갔더니 실제 나무와 돌로 커다란 숲을 만들어놓았더라. 산을 통째로 만들었다. 너무 거대한 세트에 깜짝 놀랐다. 세트 안에 들어가는 순간 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블루 스크린 앞에서 찍어야 하는 장면들을 클로이 자오 감독이 실제 현장에서 찍고 싶다고 해, 실제 바닷가와 절벽 앞에서 촬영했다. 배우들이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줬다. 경호원만 200여명이다. 세트 안 몇백명의 인원이 모두 한 영화를 위해 잘 돌아간다는 것도 인상 깊었다. 아주 작은 예산의 영화들도 잘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큰 영화도 잘 조화되고 융합되며 촬영할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한다. 그런 점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터널스'가 가져다 줄 변화가 있을까.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트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할리우드와 일을 하고 있었다. 그간 해왔던 것처럼 묵묵히 영화를 찍고 최선을 다해 연기할 예정이다. 지금도 계획돼 있는 다른 글로벌 프로젝트가 많이 있다. 제작도 있고, 출연도 있다. 앞으로 나도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한국에서도 여러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좋은 콘텐트가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 콘텐트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생충'이나 '오징어 게임'처럼 굉장히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이전부터 한국에 좋은 콘텐트가 많다고 생각했다. 세계적으로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봐도 정말 좋아할 것 같은 콘텐트가 많았다. OTT와 같은 무대가 없을 땐 잘 알려지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젠 그런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니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한국은 최고의 콘텐트를 보여주는 나라가 이미 됐고, 앞으로도 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배우 마동석.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배우 마동석.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
"슈퍼 히어로 영화이기 때문에 재미있고 즐겁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럼에도 클로이 자오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영화가 말하고 싶은 한 부분이 있다. 어떤 국적이나 인종, 성별이나 나이, 피부색으로 편견을 가지지 말고 한 사람 한 사람을 개인으로 봐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각자의 히어로가 개성 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이 사람들이 서로 조화롭게 모여 힘을 합칠 때 가장 강력하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말하고 싶었던 그런 메시지다. 그 메시지대로 많은 분들이 조금은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봐 줬으면 한다. 사람을 어떤 잣대로 바라보며 편견을 가지지 않는 모습이 되어가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여러분들이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해보겠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고 더 좋은 연기를 해서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보람이 될 수 있게 하겠다. '이터널스'라는 전 세계적으로 큰 블록버스터가 나왔다고 해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늘 겸손하고 묵묵히 잘 연기해보겠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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