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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택배 훔쳐간 택배기사…고소했는데도 계속 배송?

입력 2021-03-03 20:39 수정 2021-03-03 20:54

택배회사 측 '재발 방지' 약속 안 지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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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회사 측 '재발 방지' 약속 안 지켜져

[앵커]

배송한 물건을 훔쳐간 택배기사가 버젓이 배송 업무를 계속 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황당할 수 있는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박병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달 3일, 서울 망원동의 한 건물 앞입니다.

택배기사가 과일이 든 빨간색 상자를 들고 들어갑니다.

곧이어 상자 주인인 오모 씨에게 '배송이 끝났다'는 알림 문자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방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오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사무실 앞에 놓여 있어야 할 상자가 사라진 겁니다.

택배기사에게 전화해 물어봤지만 "모른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오모 씨/택배 절도 피해자 :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선 '자기는 책임이 없다.' 그래서 이제 그 이야기 가지고 실랑이가 됐다가…]

CCTV를 살펴본 오 씨는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배송을 하고 이틀 뒤, 한 택배기사가 빨간색 상자를 들고 건물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찍힌 겁니다.

이틀 전, 오 씨에게 배송하러 왔던 택배기사였습니다.

오 씨는 해당 택배기사를 절도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택배회사에도 항의했습니다.

[오모 씨/택배 절도 피해자 : '일단 최소한만이라도 우리 지역에는 못 오게 좀 해달라' 그렇게 이야기했더니 자기가(회사가) '못 하게 그만두게 하겠다'라고 이제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사건 이후에도 해당 택배기사는 오씨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4차례 배송을 왔습니다.

심지어 오 씨 지인이 다시 보낸 택배 물건도 문제의 택배기사가 배송했습니다.

해당 택배기사는 JTBC와의 통화에서 "분실 우려가 있을 것 같아 보관하려던 것일뿐"이라며 "고의적으로 물건을 훔치려던 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회사 측은 뒤늦게 "해당 택배 기사의 퇴사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해왔습니다.

경찰은 절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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