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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공급도 끊긴 미얀마…'델타변이' 습격에 동남아 비상

입력 2021-07-12 15:34 수정 2021-07-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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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1일 산소탱크에 산소 충전을 채우기 위해 줄을 선 미얀마 시민들 〈사진=연합뉴스〉현지시간 11일 산소탱크에 산소 충전을 채우기 위해 줄을 선 미얀마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저희 엄마도 산소 공급이 필요해서 오빠가 어제 산소 회사 앞에 줄을 섰어요. 갑자기 산소를 공급해줄 수 없다고 했어요."


12일 미얀마인 A씨가 전한 현지 상황입니다.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만 하더라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에 머물렀지만, 지난 10일엔 4132명이 추가로 확진됐습니다. 전체 검사 수가 1만건 안팎인 걸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 수는 더 많을 수 있습니다.

■ 산소도 군부 먼저일반인 산소공급 끊겨
현지시간 11일 산소공급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내건 미얀마 양곤의 한 산소 회사. 〈사진=트위터〉현지시간 11일 산소공급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내건 미얀마 양곤의 한 산소 회사. 〈사진=트위터〉

문제는 미얀마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기 어렵다는 겁니다. 의사들이 대부분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면서 병원들이 문을 닫았고, 여전히 운영 중인 병원에서 코로나 치료를 받기 위해선 약 3000만원 정도의 거금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병원에 가지 못한 미얀마인들은 산소통에 산소를 채워 집에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산소를 구하는 것조차 어려워 밤새 줄을 서는 풍경까지 펼쳐지곤 했습니다.

몇몇 산소회사들은 시민들을 위해 무료로 산소를 공급해왔습니다. 그런데 그중 일부가 지난 11일 갑자기 산소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양곤의 한 산소회사는 "산소 부족으로 코로나19 치료센터들에 우선적으로 산소를 공급해야해서 공급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습니다.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무료 마스크를 받기위해 몰려든 사람들. 〈사진=트위터〉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무료 마스크를 받기위해 몰려든 사람들. 〈사진=트위터〉

이를 두고 미얀마인 A씨는 "사실상 군부가 시민들에게 산소공급을 끊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 치료센터는 미얀마 군부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 군인 혹은 군인 가족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군인 관계자들에게 산소를 우선적으로 공급한다는 말입니다. A씨는 "일반 시민들은 아무런 치료 지원을 받을 수 없다"며 "집에서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쿠데타에 코로나19까지 확산한 미얀마 상황을 표현한 만평. 〈사진=트위터〉쿠데타에 코로나19까지 확산한 미얀마 상황을 표현한 만평. 〈사진=트위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미얀마 교민의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미얀마 교민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당장 코로나19에 걸리면 숨을 못쉬어도 산소통이 하나도 준비돼 있지 않다"며 "길에서 죽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습니다.

■ 무료검사 받기위해 진료소 앞 노숙도

  무료 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밤샘 노숙을 하고 있는 태국 방콕 시민. 〈사진=로이터〉 무료 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밤샘 노숙을 하고 있는 태국 방콕 시민. 〈사진=로이터〉


델타변이가 확산한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상황도 심각합니다. 태국에선 11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 9418명이 나왔는데요. 무료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 위해선 밤새 병원 앞에 줄을 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료소 앞에서 노숙을 하면서 검사를 기다리는 이들까지 생겼습니다.

태국 사설병원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 위해선 우리 돈 약 20~40만원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태국인 평균 월급이 1만 8200바트(약 65만원)인걸 감안하면 극소수만 유료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방콕에 거주하는 사라손씨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은 코로나 검사를 할 비용이 없다"며 "코로나 검사를 받을 돈이 있다면, 차라리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산다"고 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마련된 코로나19 사망자 공동묘지. 〈사진=연합뉴스〉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마련된 코로나19 사망자 공동묘지. 〈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도 하루 3만명대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하루에만 35094명이 신규 확진됐습니다. 공동묘지로 들어가는 길목엔 앰뷸런스 줄 끊임없이 늘어서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혹독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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