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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첫 대규모 전시에 쏠린 눈…이미 한 달 치 티켓 매진

입력 2021-07-20 17:54 수정 2021-07-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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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9일) 오픈한 한 달치 티켓이 하루 만에 매진됐습니다. 아이돌 콘서트 티켓이냐고요? 바로 '이건희 컬렉션' 전시입니다.

김환기 '산울림19-II-73#307'(1973), 캔버스에 유채, 264x213cm김환기 '산울림19-II-73#307'(1973), 캔버스에 유채, 264x213cm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모은 미술 소장품의 무료 공개입니다. 지난 4월 유족이 국가기관에 기증한 2만 3,000여 점 중 핵심 작품들을 모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내일(21일)부터 전시를 엽니다. 흩어진 소장품이 일부 공개된 적은 있지만 '이건희 컬렉션' 중 대표작을 뽑은 대규모 전시는 처음입니다.

모두 135점이 공개되는데, 이중 큐레이터가 꼽은 주목할 만한 작품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1751ㆍ국보 제216호), 종이에 먹, 79.2x138.0㎝겸재 정선 '인왕제색도'(1751ㆍ국보 제216호), 종이에 먹, 79.2x138.0㎝

겸재 정선(1676~1759)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국보 제216호 '인왕제색도'입니다. 장맛비가 지나간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왕산의 정경을 76세 정선이 자신감 넘치는 필력으로 담았습니다. 인왕산 구석구석을 누볐던 정선의 애정이 느껴지는데요. 전시작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힙니다. 이 회장이 처음으로 수집한 '1호' 작품이라는 상징성도 있습니다.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 비단에 색, 93.8X51.2cm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 비단에 색, 93.8X51.2cm

현존하는 유일한 '천수관음보살도'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고려불화는 대부분 국외에 있어 실물을 보기 어려운 희귀 문화재인데, '수월관음도'까지 2점이 나왔습니다.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세부를 잘 볼 수 있도록 터치 스크린으로 적외선과 X선 촬영 사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캔버스에 유채, 281.5x567㎝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캔버스에 유채, 281.5x567㎝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보유한 김환기가 젊은 시절 그린 '여인들과 항아리'입니다. 김환기 작품 중 가장 큰 그림으로, 이번 전시장에서도 한 벽을 가득 채웠는데요.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김환기는 생전에 백자 달항아리를 끔찍히도 아꼈던 것으로 유명한데, 이 작품에는 백자 항아리의 이미지와 더불어 그가 사랑하고 즐겨 사용했던 학, 사슴, 반라의 여인들, 꽃장수의 수레, 새장 등의 모티브들이 파스텔톤의 색면 배경 위에 그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중섭 '황소'(1950년대), 종이에 유채, 26.5x36.7cm이중섭 '황소'(1950년대), 종이에 유채, 26.5x36.7cm

강렬한 붉은 배경에 주름 가득한 황소가 절규하듯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이중섭의 '황소'입니다. 소는 일본 유학시절부터 이중섭이 가장 즐겨 그렸던 소재인데요. 특히 '황소'는 1976년 처음 알려졌으며, 전시된 적이 거의 없는 희귀작입니다.

백남순 '낙원'(1936년경), 캔버스에 유채, 8폭 병풍, 173x372cm백남순 '낙원'(1936년경), 캔버스에 유채, 8폭 병풍, 173x372cm

이중섭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백남순의 '낙원'입니다. 백남순은 최초의 근대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과 함께 1세대 여성 화가의 대표주자입니다. 1928년 일찍이 파리 유학길에 올랐는데요. 이때문에 동서양의 전통을 어떻게 연결하고 변형할 지에 대한 고민이 그림에 담겨있습니다. '낙원' 역시 서양의 천국과 동양의 무릉도원이 혼합된 듯한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이 그림은 해방 전 제작된 백남순의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그림이어서 더 의미가 깊습니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각각 열립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받은 작품 중 45건, 77점(국보ㆍ보물 28건 포함)을 먼저 공개합니다. 인왕제색도, 고려불화, 일광삼존상 등을 비롯, 단원 김홍도가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등이 전시됩니다.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7월 21일~9월 26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에선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34명의 주요작품 58점이 공개됩니다.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이응노, 권진규 등 한국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이 포함됐습니다.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2021년 7월 21일~2022년 3월 13일, 국립현대미술관)

모두 무료이지만 사전 예약을 해야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인 상황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은 회차당 20명,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회차당 30명씩 온라인 예약한 경우에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매일 자정 홈페이지에 예약 창이 열리는데 국립중앙박물관은 한 달 뒤, 국립현대미술관은 2주 뒤까지 예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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