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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뉴스] 새벽에 깨서 '나를 깨운다'…'미라클모닝' 열풍

입력 2021-03-10 20:58 수정 2021-03-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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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로 많은 게 멈춰 버린 요즘,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책을 읽거나 운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20년 전에 유행했던 '아침형 인간'을 떠올리게 하는 '미라클 모닝' 열풍입니다.

90년대생 기자들이 만드는 젊은 뉴스, '구스뉴스' 이수진 기자도 직접 해봤습니다.

[기자]

#미라클모닝

새벽 4시 반,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 간단히 일기를 쓴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새벽 여섯 시, 활력을 깨우기 위해 운동을 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일찍 일어나는 거 피곤하지 않냐고.

솔직히 너무 피곤하다.

미라클모닝, 왜 하는 걸까?

일찍 일어나 공부나 운동, 명상 같은 정해둔 활동을 하는 것 5년 전 나온 자기계발서에서 비롯됐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이유, 다른 듯 비슷합니다.

[배신행/발 묶인 여행가 : 3개 국어를 가지고 세계여행 하는 걸 꿈꾸고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영어 공부, 중국어 공부…]

[기리니/코로나 실직 : 손님도 없고 매출도 떨어져서, 해고가 됐어요. 의미 없는 영상 보고 자고. 먹고 싶은 생각도 없고…]

[정다영/다시 취준생 : 아침에 일어나서 탈락 문자 한 통을 받고, 점심에 한 통, 저녁에 한 통을 받고. 저의 무기력증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노력도 배신한다는 코로나 시대, 이들은 '깊은 무력감'에 빠졌습니다.

[기리니/코로나 실직 : 밤새우는 일도 많고 야근도 많이 하고.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해고를 당하고]

[정다영/다시 취준생 : (하반기 공채 지원은) 100곳 넘게 한 것 같아요. 내가 너무 모자란 사람인가. 바보 같고…]

스스로를 놓지 않으려면 작은 성취감이나마 필요했습니다.

[배신행/발 묶인 여행가 : 이미 아침에 하고 싶은 공부랑 운동을 다 했네? 그럼 오늘 저녁은 내가 편하게 있어도 되겠구나…]

'기적의 아침'은 이미 30만 개의 게시물을 낳았고 인기에 힘입어 책 순위도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비단 '미라클모닝' 뿐만이 아닙니다.

"경제가 어렵다" 할 때마다 자기계발서를 찾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에는 전년대비 5% 더 팔렸고, 지난해엔 16%가 늘었습니다.

비대면 수업과 재택 근무가 늘면서 일과 쉼의 분리가 안 돼 더 지친 사람들이 돌파구를 찾는 겁니다.

부지런한 생활을 돕는 '결심상품'이 인기고, 작은 성취를 관리하기 위한 산업도 확장 중입니다.

Q. 미라클모닝, 실천하는 사람 느는데…

[정다영/다시 취준생 : 그만큼 힘든 분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겪었던 일들을 똑같이 겪고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더라고요.]

[기리니/코로나 실직 : 4시와 6시 사이에는 모든 게 멈춰 있거든요. 고요하게 공기만 흐르는 느낌. 당장 좋은 일이 생길 거라기보다는 내일을 좀 더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멈춰 있는 현재에 대한 불안감을 미래를 준비하는 것으로 달래는 사람들, 코로나의 어둠을 걷어내려는 안간힘입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행님', '홍쓰_기리니 아침형인간', '미라클달콩')
(영상디자인 : 배장근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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