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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경제] '전직원 재택' 길어지자 본사가 사라졌다

입력 2021-07-12 13:42 수정 2021-07-12 16:16

강남역 본사 없앤 '직방'
메타버스 사무실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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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본사 없앤 '직방'
메타버스 사무실로 이전

지금 재택근무 중이신가요. 수도권에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면서,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사무실이 텅 비다시피 한 회사도 적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현실 사무실을 가상공간 메타버스로 옮기는 회사도 나왔다.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현실 사무실을 가상공간 메타버스로 옮기는 회사도 나왔다.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 본사 사무실 아예 없앤 '직방'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아예 본사 사무실을 없애버린 회사도 있습니다.

270여명 직원 모두가 재택근무를 하는 부동산 중개 업체 '직방'입니다. 서울 강남역 사거리 고층 건물에 본사 사무실을 뒀었는데, 지난달로 임대 계약을 끝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직원들은 매일 회사로 출근해서 서로 만난다는 겁니다. 마스크도 안 쓰고 수다도 떨고요. 알고 보니 30층짜리 건물을 새로 지어서 이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찾아가 봤습니다. '메타폴리스'. 이름부터 느낌이 옵니다. 그렇습니다. 가상의 공간, '메타버스'로 사무실을 옮긴 겁니다.

■ 가상의 공간 '메타버스'로 이전
[JTBC 뉴스룸 화면 캡처][JTBC 뉴스룸 화면 캡처]

메타버스(Metaverse)는 관련 펀드가 나올 정도로 요즘 화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쳐서 만든 말이죠. 사이버스페이스, 가상 현실이라는 단어 대신에 요즘은 이 메타버스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제페토나 로블록스처럼 10대, 20대들이 많이 쓰는 아바타 놀이터를 주로 떠올리지만, 현실을 본떠서 만든 가상의 세계라면 다 메타버스로 볼 수 있습니다. 싸이월드부터 페이스북, 당근마켓, 3D 영상체험까지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죠.

한마디로 '현실인 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세계'라고 할까요. 그래서 메타버스는 '가상'에 '현실'을 반영하는 게 중요합니다.

메타버스는 배달 앱부터 VR(가상현실) 체험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개념이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메타버스는 배달 앱부터 VR(가상현실) 체험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개념이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
[JTBC 뉴스룸 화면 캡처][JTBC 뉴스룸 화면 캡처]

'직방'의 메타버스 공간 '메타폴리스'도 그렇습니다. 손님 자격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예전 본사 건물과 비슷하게 생긴 고층 빌딩에 위치도 똑같이 4층입니다. 안내를 받아 1층 출입구를 통과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갑니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두리번거리다가 안내해주는 직원분을 놓치기도 했습니다. 참, 입장하기 전에 아바타를 골랐습니다. 종류가 많지 않아서 실제 생김새를 반영하긴 어렵습니다.

사무실 곳곳에 모여서 회의를 하는 다른 아바타들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니까 실제 얼굴이 동그란 화면 속에 뜹니다. 대화도 할 수 있습니다. 아바타의 몸 위에 영상 통화나 화상회의 화면이 떠 있는 느낌입니다. 곁에서 떨어지면 다시 아바타로 보입니다. 음성 연결도 끊깁니다. 가까이 가야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현실과 비슷합니다.

“아바타로 현실감 있게 소통”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줌(Zoom) 같은 화상 회의 시스템도 흔히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이런 메타버스 사무실을 연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여선웅 직방 부사장을 메타폴리스에서 만나서 들어봤습니다.
여선웅 부동산 중개업체 '직방' 부사장 여선웅 부동산 중개업체 '직방' 부사장

Q. 본사 사무실을 아예 없애고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사무실을 연 건 '직방'이 처음인데요. 어떤가요.

A. "사무실로 출퇴근하면서 들었던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죠. 출퇴근이 두세 시간 걸리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다 함께 모여서 근무하다 보니 일하는 시간 동안은 집중할 수 있어서 업무 생산성이 올라가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줌 같은 화상회의 시스템이 있는데, 굳이 아바타를 만들어서 메타버스 사무실에 다 함께 모일 필요가 있을까요.

A. "줌 같은 경우는 회의를 해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만나서, 회의만 끝나면 연결을 끊고 바로 흩어지니까 단발성이거든요. 그런데 메타폴리스에서는 나의 '부캐'(제2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아바타가 다니면서 그냥 지나다니다가도 연결이 되잖아요.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수월하죠. 잡담을 하려고 화상 회의 링크를 보내기는 어렵잖아요."

Q. 어차피 가상으로 만든 공간인데 5성급 호텔이나 해외 휴양지, 최첨단 빌딩으로 꾸밀 수도 있는데 기존 본사 사무실과 비슷하게 만든 이유가 있나요.

A. "몰입도죠. 메타버스라는 게 현실과 비슷해야 실제 느낌이 더 많이 나거든요. 마치 내가 예전처럼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근무하는 느낌이 나야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거죠. 앞으로 시스템을 좀 더 보완해서 멀리서 대화하는 소리는 조그맣게 들리는 식으로 현실감을 더 느낄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30층 가상 건물, 외부 분양 계획

메타폴리스 사무실[화면 캡처]메타폴리스 사무실[화면 캡처]
직방은 메타폴리스 30층 건물 중 4층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다른 회사에 분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임대료 등 세부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본사 사무실은 없앴지만, 소규모 임대 사무실은 오히려 늘린다고 합니다. 와이파이가 잘 안 터지거나 소음이 심해서 집에서 근무할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잖아요. 그러면 카페 등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직원들을 위해 각 지역에 전용 공간들을 작게 마련해 놓은 겁니다. 이런 '거점 오피스'는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기업들이 많이 택하는 방식인데요, 직방은 현재 50여곳에서 연말엔 100곳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재택근무가 길어지면 소속감이 떨어지고 외로운 기분도 느끼게 되는데요, '개더타운' 등 보급형 메타버스 사무실도 있으니 이용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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