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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판 연판장' 램지어 규탄에 700여명…반박 논리는?

입력 2021-02-24 16:54 수정 2021-02-2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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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는 매춘부"라는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두고 양심적인 학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23일) JTBC는 경제학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해 드렸습니다.

2021년 2월 23일 JTBC 뉴스룸 〈역사왜곡에 '게임이론'?…미 경제학자도 램지어 규탄〉 http://naver.me/FT0UgbGD

경제학자들이 서명을 받은 지 하루가 지났는데요. 벌써 800명 가까이 동참했습니다. 어제만 해도 미국 교수들이 주축이었다면 지금은 전 세계 교수들이 거들고 있습니다. 같은 대륙에 있는 캐나다, 또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덴마크 같은 유럽 대학에서도 서명했습니다. 우리나라와 홍콩, 호주 교수도 보이고요. 경제학자뿐 아니라 법학자와 역사학자도 보입니다. 지난주 JTBC가 입수한 성명의 주인공인 앤드루 고든 하버드대 일본역사학과 교수 역시 서명했네요.

2021년 2월 18일 JTBC 뉴스룸 〈"램지어 논문, 학문적 진실성 해쳐" 하버드대 교수 성명〉 http://naver.me/x2ParrJc

시작은 학생들이었죠. 하버드대 법대생들이 가장 먼저 램지어 교수 논문에 문제를 제기했고 다른 학교 법대에도 연판장을 돌렸습니다. 오늘 다시 보니 학생 1200명 정도가 그새 서명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바통을 이어받아 학자들이 연판장을 돌리고 있습니다.

2021년 2월 5일 〈"하버드 교수, 위안부 왜곡"…미 로스쿨생들 '연판장'〉 http://naver.me/x1e8FT5w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법대 교수 〈사진=하버드대 법대 홈페이지〉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법대 교수 〈사진=하버드대 법대 홈페이지〉

지난주에 이미 많은 역사학자들이 성명을 냈습니다. 그 성명들을 관통하는 논리는 유사합니다. "한국인 위안부들이 실제로 맺은 계약을 참고하지 않고 자발적인 계약이라고 규정했다", 바로 이것입니다. "위안부는 스스로 합의한 계약 관계"라는 게 램지어 교수 논문의 핵심이지요.
현지시간 11일 먼저 성명을 낸 호주국립대 역사학과의 테사 모리스-스즈키 교수 얘기부터 볼까요. "한국인 위안부와 모집책이 실제 서명한 계약서를 보여주지 못했고, 계약서에 서명한 걸 기억하는 위안부 당사자나 이걸 본 제3자의 증언도 인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15일자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의 성명에서 이 논리는 이어집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최초 기록을 빠뜨린 건 이 역사적 범죄에서 계약이 설 자리가 없는 걸 확인시켜준 셈"이라고 썼습니다.
17일엔 하버드대의 두 역사학자가 비슷한 지적을 하는데요. 카터 에커트와 앤드루 고든 교수는 "한국인 위안부가 실제 쓴 계약서를 제시도 못 한 채 일본인 위안부가 맺은 계약과 똑같다고 단정 지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에이미 스탠리 노스웨스턴대 역사학과 교수를 비롯해 5명의 역사학자가 뒤이어 낸 성명은 이걸 뒷받침합니다. "위안부가 계약했다는 증거 없이 성 노동을 자발적으로 계약했다고 주장하는 건 받아들일 수도, 신뢰할 수도 없다"고 말이지요.
이후 다른 역사학자와 위안부 활동가 16명이 낸 성명에선 이 계약이 성립되는지 재고할 여지도 없다고 못 박습니다. "10대 소녀 누구라도 그런 계약에 자기 의사로 동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며, 그런 미성년과의 성행위는 강간 범죄"라고요.
그리고 22일 새로 나온 경제학자들의 성명이 여기에 힘을 보탭니다. 램지어 교수가 이 증거 없는 계약을 설명하려고 경제학과 법학을 끌어다 쓴 건 불명예스럽다고 했습니다. 연판장은 지금도 돌고 있습니다. 학문의 자유엔 책임도 뒤따른다는 학자들의 소신입니다.

램지어 교수 논문을 우려하는 경제학자들의 성명 〈사진=한미경제학회(KAEA) 제공〉램지어 교수 논문을 우려하는 경제학자들의 성명 〈사진=한미경제학회(KAE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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