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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합류 거부' 윤석열 선대위 난항…관건은 김병준?

입력 2021-11-24 18:11 수정 2021-11-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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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대위 구성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가 일단 불발된 상태인데, 김 전 위원장은 2~3일 더 생각해보겠다, 윤석열 후보는 하루 이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의 거취가 핵심이란 얘기도 나왔는데,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바둑에선 첫점을 어디 두느냐가 중요하죠. 나중에 벌어질 싸움에서 유리하도록 돌을 벌여놓는 걸 '포석'이라고 합니다. 아직 출범 전인 국민의힘 선대위, 포석을 어디 둘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할까요.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얘깁니다. 자칫 판이 시작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어 보이는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나는 더 이상 이제 정치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지가 않아요. 내가 어저께, 나는 지금 내 일상으로 회귀하는 거야 지금. 오늘서부터!]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우리 김 박사님께서 며칠 생각을 하시겠다고 하니까 저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윤 후보에 김 전 위원장에 대한 호칭 하루만에 '위원장'에서 '그 양반'이 됐다가 '김 박사'가 됐죠. 어제 오전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던 김 전 위원장은 반나절 만에 윤 후보를 '만날 수 있다'고 열어놨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윤석열 후보를) 만나는 거야, 뭐 찾아오면 만나는 거지! 거부할 이유가 없잖아?]

그런데 두 사람의 만남에 문제가 생긴 건 중간 메신저 때문이란 얘기가 나왔죠. 윤 후보가 미리 선대위 명단을 보여주고 발표했는데, 김 전 위원장은 "오케이 한 적이 없다"고 했고, 윤 후보는 "반대 안 하지 않았냐"고 했단 겁니다. 이준석 대표의 설명인데,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죠. 윤 후보는 발표 직전 김 전 위원장이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면서, 이른바 '신 삼김' 중에선 김병준·김한길 두 사람만 포함된 선대위 인선안을 최고위에서 인준받았습니다. 이 후보는 이 '하루이틀 시간을 더 달라'는 표현에도 오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조선일보') : 김종인 위원장은 하루 이틀 시간을 달라고 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후보가 오해할만한 정황은 있긴 한 게, '김종인 위원장이 동의하지 않으니 우선은 임명을 보류하고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을 더 갖고 설득해 보자'라는 취지로 임태희 실장이 제안한 것입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또 거기에 대해서 본인 의사가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게 사실, 이것도 참 난감하긴 한데 의사소통의 불명확성 때문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늘 윤 후보 측의 권성동·김재원 의원을 만났습니다. 윤 후보가 직접 만나진 않았는데요. 권 의원은 후보의 말을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후보가 발표한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 인선은 변화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사무총장 :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오셔서 역할을 해달라는 후보님 말씀을 전달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보시겠다… (김병준 위원장님 인선의 주장은 없으신 거죠?) 그건 이미 최고위에서 통과가 됐기 때문에 그걸 번복할 방법은 없고. 그런 상태에서 총괄위원장으로 와주십사 하는 그런 부탁의 말씀 올렸습니다.]

약 20분 간 권 의원을 만난 김 전 위원장은 후보의 의중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후보와 직접 연락도 안 한다고 했는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권성동 총장이 '후보, 지금 확고하다' '진두지휘, 와서 위원장님께서 해달라' 이렇게 전달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 의중이 뭔지 잘 몰라~ (의중을 잘 모르시겠다) (후보님이랑 연락 안 하시나요?)…뭐라고? (후보님과 연락 안 하셨나요?)]

두 사람의 갈등, 상임 선대위원장에 지명된 김병준 전 위원장과 후보 비서실장으로 거론된 장제원 의원이 핵심 원인으로 떠올랐죠. 장 의원은 윤 후보의 곁을 떠났습니다. "윤석열의 무대에서 윤석열 외에 어떤 인물도 한낱 조연"이라는 말을 남기고 갔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을 겨냥한 걸로 해석됐는데요. 이젠 김병준 위원장의 문제가 남았죠. 김병준 위원장이 용퇴해야 한다는 주장엔 반박이 나왔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최고위에서 임명을 했는데 그에 대해서 뭐 다른 그 대통령 후보가 아닌 분이 그 문제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압박을 하는 것은 저는 좀…]

김종인 위원장 측에선 김종인·김병준 두 사람의 사이가 나쁘진 않다, 다만 김종인 원톱 체제에서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을 임명해 선대위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었냐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가 김병준 위원장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지 않느냐는 중재안을 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김한길 위원장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특별 조직을 맡아 가지고 새시대위원회라고 이렇게 외연 확대를 위해서 특임을 이제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것처럼 김병준 위원장도 만약 그런 형태의 조직으로 좀 정리가 된다면 뭐 김종인 위원장이 생각할 때는 받아들일 수 있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

'여의도 짜르'로 불리는 김종인 전 위원장, 2012년 대선과 2016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킹메이커'로 각인 됐죠.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와는 '경제민주화'를 놓고, 문재인 당시 당 대표와는 지금과 비슷하게 선대위 내 역할론을 두고 충돌했습니다.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선거는 끌고가는 사람이 관리해야한다"고 문재인 당시 대표를 직격했는데요. 박 후보에겐 공약과 전략 전권을, 문 대표에겐 당권을 위임받았었죠. 당시 김 비대위원장은 본인의 총선 비례대표 2번을 관철해내기도 했습니다. 비대위원장 사퇴 직전 위기까지 가면서 말이죠.

[손석희/앵커 (JTBC '뉴스룸' / 2016년 3월 22일) : 비례 순번 2번에서 내 이름을 빼라, 그건 이제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그런 내용이었겠네요.]

[신혜원/현 뉴스체커 (JTBC '뉴스룸' / 2016년 3월 22일) : 네, 그렇습니다. 김 대표의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사퇴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비대위원들이 실제로 김 대표를 명단에서 빼기는 좀 어려운 상황입니다.]

반면 윤 후보는 권한을 일임했던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와 문재인 대통령과는 달리, 김종인 전 위원장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죠. '신 삼김' 체제로 권력 분산을 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김 전 위원장이 비토하고 나선 겁니다. 줄다리기의 결과, 누가 이길지, 그리고 선거 결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오른쪽 팬 이런 갈등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에선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할 거란 전망이 우세한데요. "200% 확신한다", 또 김 전 위원장이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했지만 "김 전 위원장에겐 정치가 일상"이란 말이 나왔습니다.반면 민주당에선 합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했는데요. 김 전 위원장이 "선거를 떠나서 윤 후보와 국정을 같이 논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 겁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윤석열, 평생 검사하시던 분이 대통령 되는 게 맞지 않다, 이렇게. 그게 김종인 (전) 위원장의 본심이라고 보고…김한길, 김병준 이런 분들이 다 '권력만 보고 자리만 찾는다' 이렇게 지적을 한 거잖아요? '파리떼'라는 말까지 비유를 했는데 아마 의견 차이가 클 거라고 보여집니다.]

윤 후보의 '그 양반' 호칭을 들어서 김 전 위원장이 초라해 보인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상대 당 선거 사령탑이 될지도 모르는 인사에게 '동정론'을 편 셈이랄까요.

[김제동/방송인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보통 '이 양반이', '그 양반이'라고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약간 싸우자는 거거든요. (그렇죠.) 우리가 보통은. 안 그런 경우도 있긴 하지만.]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나이 차이도 너무 많이 나는 어른인데, '그 양반'… 아마 그 말을 들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어떠셨을까. 본인의, 어쨌든 수많은 정치적 풍파를 겪어 오신 원로이기도 한데, 이렇게 막판에 이런 말까지 듣는 자존심과 말로가 참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이 김 전 위원장을 직접 접촉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는데요.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에 몸 담았던 시절 가까웠던 인사들이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에 대한 의중을 직접 물어봤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민주당으로 '모셔올 수도' 있는 거 아니냐 얘기가 나왔다고 하는데, 송영길 대표는 "예의가 아니"라면서 접촉설에 선을 그었습니다. 국민의힘에선 못먹는 감 찔러나 보는 거냐, 평가절하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차피 김종인 위원장도 지금 민주당 분들이 와서 뭐 좀 못 먹는 감 찔러 본다는 식으로 접촉을 해봤자 민주당으로 가실 분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정권 교체의 대의에 공감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풀샷 민주당은 국민의힘 선대위 갈등, 유심히 지켜보고 있을 듯하죠. 본인의 득점 만큼이나 상대의 실점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게 이 선거판입니다.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힘 겨루기, 해피엔딩이 될지 새드엔딩이 될지는 며칠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석열·김종인, 기싸움 계속…민주당 "김종인, 초라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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