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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서 4·3 유해발굴 재개…"70년 한 풀어드리겠다"

입력 2018-07-10 13:37

본격 시작 알리는 개토제 열어…11월께 발굴 마무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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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작 알리는 개토제 열어…11월께 발굴 마무리 예정

제주공항서 4·3 유해발굴 재개…"70년 한 풀어드리겠다"

제주국제공항에서 4·3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발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10일 오전 제주공항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시굴지점에서 유해발굴의 성공과 무탈한 현장 작업을 기원하기 위한 개토제를 열었다.

초헌관은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 아헌관은 김두운 제주위원회 위원장, 종헌관은 홍성효 북부예비검속유족회장이 각각 맡았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주제사에서 "희생자분들이 가족 품에 안겨 밝은 세상에서 편안히 영면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제주도정은 4·3희생자 최후의 유해까지 가족 품에 안겨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유해발굴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유해발굴 사업을 주관하는 4·3평화재단의 양조훈 이사장은 추도사를 통해 "70년 동안 유족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기 위해서 유해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차디찬 땅속 유해를 양지바른 곳으로 모실 수 있도록 저희에게 힘을 달라"고 말했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제주의 관문인 공항은 우리 부모·형제 원혼이 서린 슬픔의 장소다. 국가공권력에 희생돼 암매장당했음이 분명함에도 후손들은 시신조차 거두지 못해 70년 세월을 죄책감으로 살아야만 했다"며 "도내 산재한 학살터나 암매장지에서도 발굴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 지사와 양 이사장, 홍성수 4·3실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상철 4·3유해발굴 자문위원장 등 13명이 시삽을 통해 유해발굴의 공식적인 시작을 알렸다.

개토제를 지켜보며 눈물 흘리던 유족 양유길(83·여) 할머니는 "4·3때 희생된 오빠 둘을 아직까지 찾질 못했다"며 "그동안 못하다가 이번에 이렇게 발굴사업을 해준다고 하니 고맙고, 오빠들을 꼭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굴에 앞서 4·3평화재단은 지난 3월 말 제주국제공항에서 지적 측량을 했으며, 지난 4월에는 땅속탐사레이더(GPR: Ground Penetrating Radar)를 투입해 제주공항에서 탐지 작업을 벌였다.

공항 내 발굴 대상지는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남북활주로 서북쪽, 남북활주로 동북쪽 등 3개 지점이다.

공항 내 유해발굴을 위해 지난 4일 제주도, 4·3평화재단,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4·3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발굴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공항 외에 제주시 도두동의 공항 외부 남쪽 1개소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북촌리,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등에서도 발굴이 진행된다.

발굴은 11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6∼2010년 이뤄진 4·3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총 400구의 유해를 발굴, 현재까지 92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2007년 제주공항 서북쪽에서 128구, 이듬해 제주공항 동북쪽에서 260구의 유해가 각각 발굴되는 등 공항에서만 총 388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그럼에도 제주북부예비검속 희생자 등 여전히 많은 유해가 더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서울대 법의학연구소를 통해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올해 10월 말까지 검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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