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발 사고로 지하 갱도에 갇혔던 중국 광부 22명 가운데 열한 명이 2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돼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땅속에 갇힌 9일 동안 물로만 버텼고 가족을 생각하며 견뎠다고 했습니다.
베이징 박성훈 특파원입니다.
[기자]
금광이 폭발한 건 지난 10일, 흰 눈으로 뒤덮인 광산 지하 600미터에 광부 22명이 갇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광산 측은 사고 발생 30시간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뒤늦게 24시간 굴착이 시작됐습니다.
1분 1초가 급했지만 파 내려가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사투를 벌인지 일주일, 광부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갱도에 첫 구멍이 뚫렸습니다.
생존자가 있을까.
갱도에 닿은 쇠파이프를 때려 신호를 보내봅니다.
잠시 뒤,
[구조대 (지난 18일) : (팅팅팅) 아, 응답이 왔어요.]
구조대는 서둘러 구멍으로 구호품을 내려보냅니다.
그리고 이 생명줄을 따라 젖은 쪽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다시 일주일이 지난 뒤 이들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류모 씨/생존 광부 : 지하는 너무 추웠고 배가 고파 물만 먹었습니다. 힘이 없어 계속 잠이 들었고요. (물은 어떻게 구했나요?) 안전모를 돌 밑에 놓고 떨어지는 물방울을 모았어요.]
[장모 씨/생존 광부 (쪽지 작성자) :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반드시 우리를 구하러 올 거다. 포기하지 말자. 체력을 유지해서 구조대를 기다리자.]
[두모 씨/생존 광부 : 9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구멍이 뚫리는 소리를 듣고 모두 일어섰어요. 정말 다시 태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암흑 속에서 보낸 14일, 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건 가족이었습니다.
[류모 씨/생존 광부 : 땅속에서 제일 많이 생각했던 건 가족이었고 제 딸이었어요. 그다음이 먹는 것이었고요.]
[생존 광부 : (지금 제일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가족들에게 제가 여기 살아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구조 중 숨진 한 사람 등 10명은 갱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화면출처 : 신화통신·웨이보)
(영상그래픽 : 김지혜·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