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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같은 군부대 간부 잇따라 숨져...초급간부 자살률 높은 배경은?

입력 2021-04-09 17:30 수정 2021-04-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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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지난 2월, 북한 남성이 바다를 헤엄쳐 내려온 '헤엄 월남' 사건이 있었습니다. 관할 부대가 육군 22사단인데, 이 곳에 소속된 한 군 간부가 지난 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JTBC가 어제(8일) 뉴스룸 ([단독] '헤엄 월남' 부대 간부 극단 선택…평소 "업무 많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437&aid=0000263434)에서 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해당 간부인 부사관A씨가 숨진 지 2주 만에 같은 부대의 또 다른 간부 한 명도 스스로 목숨을 버린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같은 부대 간부 2명, 잇따라 '극단적 선택'
지난 7일 22사단 소속 부사관 B씨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부대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B씨는 "빚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경찰의 초기 조사 내용을 넘겨받은 군사경찰이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부대 업무와 관련한 죽음은 아니지만, 같은 부대에서 간부 두 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진 건 이례적입니다. 지난달 25일 먼저 숨진 부사관 A씨는 평소 주변에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와 B씨가 근무한 22사단은 이른바 '헤엄월남' 사건 경계 실패 지적을 받은 후 국방부의 고강도 진단과 부대 개편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22사단 관할 구역인 민간인통제선 인근 전경22사단 관할 구역인 민간인통제선 인근 전경


◇군 '간부' 자살 비중이 절반 이상
일각에선 장교와 부사관 등 군 간부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중이 꽤 높은 현실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군내 자살사고는 2011년 97명에서 점차 줄어 2015년 57명으로 50명대로 내려온 뒤 지난해에는 42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 기준 간부 자살 비율은 63%로 병사에 비해 약 2배 높았고, 2019년에도 장교나 부사관(32건) 자살 건수가 병사(27건) 보다 더 많았습니다. 특히 군 간부 중에서도 소위·중위, 하사·중사 등 초급 간부가 간부 자살의 60%를 차지하면서 이들에 대한 맞춤형 예방책 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22사단에서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두 명의 간부도 모두 초급 간부에 해당합니다.


 
위 사진은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위 사진은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지휘'와 '복종' 사이에서 받는 스트레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군 초급간부 자살예방을 위한 직권조사'를 실시해 "초급간부는 병사들에 대한 지휘 책임과 상급자에 대한 복종이라는 이중적인 지위에 있다"며 업무 과중과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군내에도 이미 간부 상담관 제도(육군)나 1004콜 등 야간 상담제도(해군), 자살예방교육 결과를 인사기록에 반영(공군)하는 등 다양한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간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 군 관계자는 "간부들의 경우 진급에 불이익을 우려해 어려운 일이나 심리적 어려움이 있어도 내부에 털어놓거나 상담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가 한해 5천만 원 수준의 예산 배정에 그치고 있는 외부 민간 심리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더 많은 군 간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예산 확대를 해야 한다"면서 "간부들의 경우 무엇보다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필요한 상담과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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