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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뉴스] 필름으로 찍고, LP 듣고…'옛 감성'에 반한 MZ

입력 2021-07-02 20:52 수정 2021-07-0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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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곧바로 확인하고, 터치 몇 번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시대'에 굳이 불편함을, 그리고 기다림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진 인화소나 레코드숍에 젊은 층의 발길이 이어지지만, 이런 물건들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구스뉴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예스러운 골목을 다니며 찍는 사진.

'딱' 소리가 날 때까지 필름을 감습니다.

잘 찍혔는지 확인하려면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며 길고도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윤진/23세 : 집에서 현상소까지 가려면 인천 2호선-공항철도-5호선을 타야 합니다.]

필름 카메라가 귀해진 시대, 기다림의 과정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윤진/23세 : 현상 스캔을 하러 가면서 엄청 기대가 돼요. 내 사진이 어떻게 찍혔을지.]

아날로그 카메라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진관도 다시 붐빕니다.

[필름 하나 주세요]

[함예빈/30세 "저희 아버지가 쓰던 카메라가 있었는데, 고장 나 있는 상태였거든요. 수리하고 그 뒤로 꾸준히 사용하고 있어요.]

필름을 현상하고, 자르고, 인화하고 디지털 카메라가 생략해 준 과정을 굳이 되살립니다.

[정연민/42세 : 젊은 여자분들이 많이 오시고, 심지어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오시거든요. 이 유행이 다시 돌게 될 줄은 몰랐어요. 반갑죠.]

♬ 스티비 원더 'Isn't she lovely'

LP가 빼곡한 음반 가게, 손님의 반은 2·30대입니다.

[황인석/31세 : (LP 뭐뭐 있어요?) 캔드릭 라마, 다프트 펑크나 스티비 원더…]

[길태혁/32세 : 저는 오아시스 있고 ACDC도 있고.]

무게도 부피도 없는 디지털 음악을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데 굳이 커다란 판을 턴테이블에 올리는 수고를 왜 감수할까.

[황인석·이혜진/31세·32세 : 지지직거리는 소음까지도 음악처럼 들릴 때가 있어요. 그 소음이 좋아서 그걸 집중해서 (들어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널리 이용되면서, 옛 감성을 쉽게 접합니다.

[이윤진/23세 : 미국 드라마 '프렌즈(94년작)'를 엄청 MZ 세대들이 많이 보거든요. 그거 보면서 패션 영감도 얻거든요.]

편리하지만 실체가 없는 디지털 세계에 태어난 이들이, 만지고 가질 수 있는 아날로그 세계를 동경합니다.

[길태혁/32세 : 스트리밍 서비스로 듣는 것도 좋은데, 그 이상의 뭔가 가치를 갖고 싶은…]

젊은이들의, 어쩌면 '유별난' 취향에 업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땐 '끝난' 산업이라 불렸지만, 한 필름 회사는 필름카메라를 지난해 대비 2배 더 팔았습니다.

신곡을 LP로 제작하는 가수도 늘면서 국내 딱 두 곳 남은 LP 공장은 올해 생산 일정이 진작에 다 찼습니다.

[LP 공장 관계자 : 지금 주문량이 너무 폭주해서 공장이 너무 바빠서…]

찾는 이는 늘었는데 '한정판'이란 이름으로 적게 생산되면서, 비싸게 되파는 '리셀'도 기승입니다.

예약 판매 직후 매진돼 버리는 기현상 속에 '리셀 금지'를 호소하는 가수들마저 나타났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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