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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앓던 낙타 죽자, 사육사에 "토막 내 맹수 먹이로 줘라"

입력 2022-05-12 20:20 수정 2022-05-1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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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의 한 동물원에 있던 낙타입니다. 많이 아팠지만 제대로 치료 한 번 못 받다가 숨이 끊어졌는데요. 왜 그래야만 했는지, 또 그 이후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먼저,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낙타 수컷 버스터와 암컷 클로버는 짝이었습니다.

항상 함께 지내며 붙어다녔습니다.

그런데 암컷 클로버 다리에 종양이 생겼습니다.

사육사는 증상이 심상치 않자 동물원 대표에게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치료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수의사 출장비가 많이 든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클로버는 병명도 모른 채 숨이 끊어졌습니다.

주말을 앞둔 목요일이었습니다.

대표는 사육사들에게 낙타 사체를 해체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주말 장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체를 빨리 치워야 한다는 겁니다.

사육사들은 톱을 들어야 했습니다.

[해당 동물원 사육사 : 친구 같은 존재여서 토막을 냈다는 것에 대해 정신적으로 트라우마를 많이 받았죠. 동물 쪽으로 일을 하고 싶지도 않고 다시는 이 길을 못 걷는 거죠.]

천막을 치우자 동물 뼈가 나뒹굽니다.

[이쪽이 머리고요 현재 봤을 때 이쪽이 눈이고…]

잘라낸 사체 일부는 다른 동물원 맹수에게 먹이로 줬고 나머지는 2년 넘게 방치해 놨습니다.

그 바로 옆에선 아직 수컷 버스커가 살고 있습니다.

동물원 문을 닫았지만 대형 동물이라 갈 곳이 없습니다.

버스커는 친구가 죽고 몸이 잘려나가고, 그리고 썩어가는 걸 고스란히 보면서 2년을 버텨왔습니다.

이 동물원은 지난해 고드름과 배설물이 가득 찬 사육장에 동물을 방치해 논란이 일었던 곳입니다.

이후 검찰이 수사를 시작했고 낙타가 숨이 끊어져 간 과정과 사체 처리 방식이 확인됐습니다.

긴팔원숭이 등 국제적멸종위기종을 무단으로 사육한 사실도 밝혔습니다.

동물원 대표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는데 동물원 운영자에게 이 죄를 물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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