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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개헌' 고리 대선 출마?…민주당 "배신" 목소리

입력 2021-06-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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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죠? 조만간 '개헌'을 고리로, 출마 선언을 할 거란 관측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 원장까지 야권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소식에 민주당에선 "배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최재형 대선 출마, 개헌 고리?…민주 "배신이야 배신!"

오늘(24일) 발표된 차기대선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여야 '3 대 3', 빅3 구도가 형성된 모습인데요. 지지율 추이를 좀 살펴볼까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부터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까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대변인 사퇴에 X파일 논란까지 있었죠? 특히, 윤 전 총장의 하락폭이 컸습니다. 반면, 막내들은 치고 올라오는 모습인데요. 특히 최재형 감사원장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지지율이 2%p 넘게 뛰었습니다.

최 원장. 아직 본인의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죠? 다만, 주변에선 출마 의사를 굳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최 원장의 죽마고우로 알려진 강명훈 변호사는 김오수 검찰총장 임명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밝혔는데요. 청와대가 감사위원으로 제청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최 원장이 끝까지 거부했던 인사가 바로 김 총장입니다.

[최재형/감사원장 (지난해 8월 24일) : 감사원의 정치적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제청하라는 헌법상의 감사원장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오수 총장 임명 때문에 대선에 나선다라? 조금 갸웃하기도 합니다. 감사원장으로서 제청 요구를 거부한 건 본인의 권한이죠. 검찰총장을 제청하는 건, 법무부장관의 책무입니다. 인사의 책임은 장관과 청와대가 지는 겁니다. 인사가 잘못됐다면, 국민이 판단할 일이겠죠? 더욱이 감사원은 최 원장의 말대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생명인 조직입니다. 그 수장이 다분히 정치적 판단 하에, 주어진 임기도 마치지 않고 대선판에 뛰어든다? 과연 명분이 설까요? 당장, 국민의힘에서도 물음표를 달았습니다.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은 경우가 다르다는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어제) : 윤석열 총장은 사실상 내용적으로 보면 쫓겨난 거고요. 최재형 감사원장은 스스로 나오는 경우거든요. 그래서 쫓겨나는 것과 스스로 이제 자리에서 나오는 거는 좀 경우가 다르다고 보이고, 어쨌든 여기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께서 하시는 거다…]

[유승민/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감사원장을 하다가 바로 대선에 출마한다 이런 부분을 제가 뭐 경쟁을 하는 상대방으로서 그걸 뭐 제 입으로 비판하기보다는 그거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평가할 거라고 입을 모았지만, 좋게 보이진 않는다는 뉘앙스가 깔려 있죠? 민주당에선 더 직설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국민 모독'이란 겁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정치적 중립성이 누구보다도 중요한 감사원장이 임기 중에 임기를 박차고 나와서 대선 출마한다, 라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울러서 야당에서도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현직 감사원장을 정치적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야당에 정략적 의도가 있다? 아마 '개헌' 문제를 지적한 듯싶습니다. 최 원장 출마에 적극적인 국민의힘 원로그룹들. 특히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권력구조 개편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죠?

[정의화/전 국회의장 (음성대역) : 이번 대통령 5년 임기를 2년으로 줄이고, 2024년 총선과 대선을 같이 치러 이원정부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자는 건데요. 대통령의 권한, 국회가 선출하는 총리에게 대거 이양하자는 겁니다. 대통령은 외치, 총리는 내치를 맡는 방식입니다. 국민의힘 내엔 정 의장의 주장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꽤 있습니다. 야권이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의회 권력은 여전히 민주당 손에 남게 돼죠? 윤 전 총장 측이 압도적 승리를 주장한 이유기도 한데요.

[이동훈/전 윤석열 캠프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6일) : 지금의 국회 지형이 사실 국힘당이 100석, 범여가 180석 아니겠습니까?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표현을 쉽게 좀 쓰고 싶은데 그게 필요하다.]

'여소야대' 상황을 타계하려면, 권력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결국 '개헌'을 고리로, 민주당 내 개헌파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마침, 박병석 국회의장도 개헌 문제를 꺼내들었습니다.

[박병석/국회의장 (지난 21일) : 권력의 집중이 우리 사회 갈등의 가장 큰 요인입니다. 권력을 나눠야 합니다. 나누면 더 커지는 정치로 가야 합니다. 권력 분산으로 국민 통합의 물꼬를 틉시다. 권력의 분산은 타협과 협치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최재형 원장이 개헌론에 동의했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기대는 한몸에 받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최 원장이 자신의 임기를 포기하는 개헌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독일식 내각제를 주장해 왔죠?

[김종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2016년 6월) :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이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승자독식의 권력구조는 대립과 갈등으로 정치 혼란만 초래했습니다. 변화한 시대에 맞게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충실히 보장하고,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등 국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조속히 개헌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합니다.]

최 원장이 개헌을 내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거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과연 파괴력이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윤태곤/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권력구조 개편. 그러니까 말하자면 대통령 힘을 뺀다. 전문가들이나 저도 이제 그런 점은 필요하다고 보는데 대중들한테 다가갈 때 그게 와 닿는 이야기일 것이냐. 저기 '자기들끼리 나눠 먹는 거 아니야?'라는 식이고 그리고 한국의 정치에서 참 이게 독특한 현상인데 개헌, 내각제, 이원집정부제, 이런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항상 이진으로 인식이 돼요.]

당장 야권에서도 '야합'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표적입니다. "개헌을 고리로 이상한 정치 야합이 꿈틀 거리고 있다"며 "이슈 전환을 통해 실정을 덮으려는 현 정권 주류와, 개헌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야권 일부가 손잡고 권력을 나누자는 거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에 최재형 원장까지. 어찌됐든 인물 면에선 국민의힘이 이슈를 선점해가고 있는데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눈독을 드리고 있죠? 심지어 국민의힘에선 이런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2일) : 자신들이 임명해서 김동연 또 윤석열 지금은 최재형 감사원장까지 전부 대선후보로 키워서 야권에 공급해주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플랫폼 정권인지 인큐베이터 정권인지 모르겠어요.]

김 전 부총리까지 뺏길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 연일 김 전 부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죠? 최근 김 전 부총리와 직접 통화도 했다는데요. "야당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며, "고맙게 생각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 전 부총리 측 이야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통화를 한 건 맞지만, 여당 혹은 야당으로 가겠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는 겁니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요? 못먹는 감, 찔러라도 본 거 아니겠죠? 김 전 부총리는 본인의 대선 행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전히 여야,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시각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일단 '제3의 길'을 열어뒀습니다. 김 전 부총리도 선뜻, 민주당으로 들어오진 않을 듯싶은데요. '인큐베이터 정권'이란 비판, 민주당 입장에선 듣기 좋은 이야기는 아니겠죠?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문재인 정부가 오죽 못했으면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저럴까 이런 식으로 묘사하고 있잖아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 않습니까? 배신하겠다는 사람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한마디로 '배신'이란 건데요. 이 역시 국민들이 판단할 몫인 듯합니다.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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