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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 따기' 잔여백신…'병원 지인 찬스' 있다?

입력 2021-08-03 20:11 수정 2021-08-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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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잔여 백신을 맞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고 불릴 만큼 어렵습니다. 잘 나오지도 않고, 나와도 금세 사라집니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백신을 맞았단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병원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된다는 '지인 찬스' 얘기도 들립니다.

정말 이게 가능한 건지, 추적보도 훅 최승훈 기자가 추적해봤습니다.

[기자]

지난 5월부터 남는 백신을 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 예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자동으로 클릭해서 예약까지 해주는 프로그램까지 나왔습니다.

돈을 받고 대신 예약해준다는 업자도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취재진은 한 40대 남성을 만났습니다.

"아는 의사가 오라길래 거리가 좀 멀었지만 바로 가서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여성은 "가족이 아는 의사를 통해서 백신을 맞았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말한 병원 중 한 곳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병원 관계자와 알고 있어서 백신을 맞은 사람이 있는데 또 맞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A병원 관계자 : (약이 생기면 먼저 좀 연락을 주실 수 있을까요?) 네. 성함하고 전화번호 한번 줘 보세요. (OOO이고요, 010-XXXX-XXXX) 하여간에 있으면 연락 드릴게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예방접종 시행 지침에 따르면 백신이 남았을 때 네이버와 카카오톡에 먼저 올려야 합니다.

그래도 남으면 손으로 적는 예비명단을 보조적으로만 쓸 수 있습니다.

이 기회도 인터넷 사용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만 60세 이상이나 만성질환자 등에게 먼저 줘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는 이걸 무시하고 백신이 남으면 아는 사람에게 주고 예비명단에 섞어서 적는 겁니다.

실제로 일부 병원은 예비명단만 쓰고 있습니다.

[B병원 관계자 : 저희는 예비명단으로 나가고 있거든요. (아 SNS로는 따로 안 올라가요?) 네. 저희 병원 쪽에서 따로 그걸 안 올리고 있어요.]

간호조무사 커뮤니티에서는 지인에게 접종해주는 방법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예비명단에 접종 이력을 등록할 때 '잔여백신'이 아닌 '기타'로 입력하라고 합니다.

나이도 상관없습니다.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백신까지 다 접종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모두 95만 7천여 명이 잔여백신을 맞았습니다.

이 가운데 76만 5천여 명은 59세 이하입니다.

그런데 예비명단으로 맞은 사람이 SNS로 예약해 맞은 사람보다 더 많습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 비교적 공정하고 편리한 SNS 예약 대신에 예비명단이 많이 쓰이고 있는 현실입니다. 공정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질병관리청은 이렇게 예비명단이 편법적인 통로로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든 국민이 공정하게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예약 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접종 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상은 신재훈 강아람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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