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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제주 생활사 담긴 이시돌 목장 '테시폰' 문화재 된다

입력 2021-05-24 10:12 수정 2021-05-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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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의 제주 테시폰 건축물 시공 모습. 사진 맥그린치 신부 기념사업회1960년대의 제주 테시폰 건축물 시공 모습. 사진 맥그린치 신부 기념사업회
제주에 가면 이색적 물결 모양의 아치가 목장의 자연풍광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이 쉼새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곳이 있습니다.

제주의 이색 건축물 테시폰(Cteshphon) 이야기입니다.

국내에 제주에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건축물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등록문화재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24일 문화재청과 제주도에 따르면 문화재청 문화재분과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위원회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성이시돌 목장 내 테시폰 2동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해 보전 관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음 달 4일까지 등록 예고기간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135번지에 위치한 테시폰. 사진 제주도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135번지에 위치한 테시폰. 사진 제주도
문화재로 등록되는 것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135번지(31.39㎡) 건물과 인근의 금악리 77-4번지(39.61㎡) 등 두개동입니다.

제주도내에 남아 있는 테시폰 24동 중 가장 먼저 건축됐고, 보존상태도 가장 양호한 편인 점이 고려됐습니다.

테시폰은 이라크 지역에 있던 고대 도시 테시폰(Ctesiphon)의 아치 구조물 형태를 참조해 '간이 쉘 구조체 공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아치 모양으로 목재 틀을 세우고, 그사이 가마니를 펼쳐 깔고 시멘트 회반죽을 덧발라 골격을 만든 후 벽을 쌓아 짓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고대 지역 명칭을 따 테시폰으로 불립니다.

이 건축물은 1960년대 제주도내 목장 개척사와 주택사·생활사를 보여주는 근대 건축유산으로 평가됩니다.
 
1960년대의 제주 테시폰 건축물 시공 모습. 가운데 서 있는 외국인(검은색옷)이 맥그린치 신부. 사진 맥그린치 신부 기념사업회1960년대의 제주 테시폰 건축물 시공 모습. 가운데 서 있는 외국인(검은색옷)이 맥그린치 신부. 사진 맥그린치 신부 기념사업회

테시폰은 이시돌목장을 개척한 아일랜드 출신 고(故)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고향 아일랜드에서 배워와 1961년 제주에 처음 도입했습니다.

비용이 적게 들고 비숙련자도 쉽게 지을 수 있는 동시에 견고해 200여 동이 잇따라 지어졌는데 주로 목장 내 숙소나 축사로 사용됐습니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77-4번지에 위치한 테시폰. 사진 제주도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77-4번지에 위치한 테시폰. 사진 제주도
앞서 제주도는 2017년부터 도내 테시폰을 전수 조사해 국가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했지만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테시폰이 건축물대장에 없어 문화재 지정 신청이 지연됐기 때문인데, 건축물대장 등록과 문화재 지정 신청을 거쳐 지난달 문화재청 심사가 완료됐습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문화재 지정 후 안전진단과 보수·보강 등을 거쳐 관광을 비롯한 활용방안 등에 대해 소유주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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