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백신은 낮은 온도에서 쭉 보관돼야 합니다. 보통 전문업체가 맡아서 병원으로 배송해줍니다. 그런데 가져가는 백신 물량이 적은 동네 병원은 보건소로 직접 와서 아이스박스에 받아가라고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괜찮은 건지 따져봤습니다.
팩트체크, 최재원 기자입니다.
[기자]
병원이 직접 아이스박스를 들고 보건소로 와 백신을 가져가라고 했다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입니다.
이 더위에 온도 유지가 되겠냐며 불만을 터뜨립니다.
접종 현장에 확인해봤습니다.
[A병원 원장 : 아이스박스하고 온도계하고 아이스팩 준비해서 오라고 했죠. 우리가 모르잖아요. 저도 이게 처음인데 온도를 맞춘다는 개념은 생각하기가 힘들겠죠.]
백신 수송은 현재 콜드 체인 체계를 통해 전문업체가 맡아 진행합니다.
그런데 최근 60명분 안 되는 접종량이 필요한 소규모 병원의 경우 보건소에서 직접 받아가라고 한 일이 생긴 겁니다.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을까.
모더나 백신 공급이 늦어진 탓입니다.
일부 모더나 접종 대상자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제공하기로 급하게 계획을 바꾼 겁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 (어제) : 백신 접종 시행일에 맞춰서 백신을 신속하게 배송하는 게 필요하여 일시적으로 보건소에서 백신을 수령하도록 안내드린 바가 있습니다.]
질병청은 일시적인 조치일 뿐 앞으론 콜드체인 체계로 백신을 배송할거라고 밝혔습니다.
그럼 아이스박스로 백신을 옮겨도 괜찮을까?
화이자 백신은 냉동보관에서 꺼낸 뒤부터는 2~8도 냉장에서 한 달 보관할 수 있고, 최대 12시간 동안 운반 가능합니다.
미국 정부 지침도 같습니다.
2~8도 온도를 유지하면 아이스박스로 운반하더라도 괜찮다는 겁니다.
문제는 전문 인력의 관리 없이 제각각 받아간 백신의 온도 관리가 제대로 되겠냐는 우려입니다.
[최재욱/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옮기다가 만일에 콜드체인이 유지가 안 됐을 경우 어떻게 하냐, 용기가 불량일 경우 어떻게 하냐… 콜드체인을 하기 위한 교육도 받아야 되고…]
질병청에 확인해보니 모두 19만 7천6백 회 분량의 백신을 개별 병원에서 보건소를 통해 수령해 갔습니다.
그러나 온도 이탈 사례는 신고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팩트체크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