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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점심 먹고 와서 출장비 신청" LH 출장비 의혹 폭로

입력 2021-10-12 20:31 수정 2021-10-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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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 직원들이 가짜로 출장비를 타내고 있다는 내부 고발도 나왔습니다. 강남에서 왕복 20km 거리인 서울시청에 가서 업무 미팅을 하고 한 시간 만에 복귀했다며 출장비를 신청한 직원도 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비슷한 시간에 갔다 와 보니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는 데만 2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정아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일하는 3급 A씨의 올해 상반기 출장비 내역입니다.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 동안 서울시청 등에 출장을 다녀왔다고 적혀 있습니다.

A 씨는 이런 식으로 일주일에 서너 번씩 출장비를 신청해 한 달에 30~40만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평일 낮에 서울지역본부에서 시청에 가서 1시간 안에 업무를 처리하고 돌아오는 게 가능한지 실제로 해보겠습니다.

논현동 서울지역본부에서 출발해 광화문에 있는 시청까지 차로 38분이 걸렸습니다.

시청 주변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해 마시는데 20분, 다시 논현동 서울지역본부까지 차로 49분이 걸렸습니다.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출발해 시청까지 왕복으로 다녀오는데 걸린 시간은 총 1시간 47분입니다.

왕복에만 1시간 반, 커피 한 잔만 마셔도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어떻게 1시간 안에 다녀온 걸까.

내부고발자는 출장비를 허위로 신청한 거라고 증언합니다.

[LH 직원/내부고발자 : 그게 점심시간에 밥 먹으러 나갔다 오는 거거든요. 그러면서 출장비를 신청하는 거라니까요. 다들 흔히 하는 건데 이런 식으로 출장비를 안 타 먹으면 자기만 손해라는 그런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취재진이 입수한 서울지역본부 다른 직원들의 출장비 내역에도 유독 점심시간에 출장비를 신청한 건수가 많았습니다.

LH는 지난해 상반기 전체 직원의 3분의 1인 약 3천명이 출장비 명목으로 5억원을 부정수급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하지만 이후로도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올해 들어 3차례 실시한 불시 점검에서만 90여명이 1천700여만원의 출장비를 부정수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가지도 않은 출장지에 갔다 왔다고 속여 출장비를 받고, 공사 차량을 쓰고도 쓰지 않았다고 속여 출장비를 부풀렸습니다.

[김은혜 의원/(국회 국토교통위) :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 때문입니다. 출장비만 회사에 되돌려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만연한 거죠. 재발을 막으려면 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LH는 "출장비 부정 신청이 확인되면 환수하고, 부정 수급이 생기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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