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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는 아이' 고민할 아동급식위, 24개 시·군·구엔 없다

입력 2021-04-24 19:57 수정 2021-04-26 10:34

연속기획|아이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거르지 않을 약속'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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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아이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거르지 않을 약속'③

[앵커]

'거르지 않을 약속' 연속 기획, 세 번째 시간입니다. '어떻게 하면 밥 굶는 아이들을 줄일 수 있을까' 이 문제를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곳은 지자체마다 설치된 '아동급식위원회'입니다. 그런데 JTBC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이 위원회가 아예 설치조차 되지 않은 곳, 전국에 20곳이 넘습니다.

서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꾹꾹 밥을 눌러담은 밥통이 차곡차곡 모입니다.

한데 모아둔 반찬은 색깔이 다양합니다.

조리사의 팔 곳곳에는 뜨거운 기름 자국이 만든 흉터가 남았습니다.

[송광숙/조리사 :손이 데어가지고. 팔뚝에 전신이 그거여 덴 자리… 마음은 기쁘게 생각하고 해야지.]

강원도 고성의 한 도시락 센터에서는 매일 이른 아침, 이렇게 150여 명의 아이들이 먹을 도시락이 만들어집니다.

만들어진 도시락은 아이들의 집집마다 전달됩니다.

아이들은 여러 야채와 고기가 섞인 도시락이 반갑습니다.

[A군 : 야채 볶은 것과 생선도 명태 해가지고 치킨처럼 나오는 것도 맛있고, 다양하게 잘 나와요.]

고성군이 결식 위기에 놓인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것은 집 주변에 음식점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육소영/도시락센터 영양사 : 가맹을 할 수 있는 음식점이 많지 않을뿐더러 아이들 집 근처에 음식점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급식카드를 주면 매일 똑같은 음식을 먹게 되거나, 굶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어떻게 하면 밥 굶는 아이들을 줄일 수 있을지, 또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을지 논의하는 행정적인 주체는 고성군의 아동급식위원회입니다.

결식아동 사업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각 지자체는 아동급식위원회를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지자체가 지역의 사정에 맞는 방식으로 밥 굶는 아이들을 줄일 수 있도록 고민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JTBC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전국 220여 곳의 시군구 중 아직 24곳은 이 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A시/아동급식위원회 미설치 : 아동복지심의위원회에서 같이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B구/아동급식위원회 미설치 : 저희도 올해 독립적으로 (설치되도록 조례를) 제정을 할 계획입니다.]

대체 위원회가 있을 경우, 아동급식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대체위원회는 결식 아동 사업 외에도 다른 일을 함께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결식아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분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종성/국민의힘 의원 : 끼니를 거르지 않게 하자는 문제에 대해서는 단순히 여러 사업의 일부로 보지 말고 별도로 심도 있게 논의하는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들의 질과 영양, 만족도 등을 점검하는 '아동급식지킴이'가 설치된 곳은 전국 6곳뿐이었습니다.

결식아동 사업이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양된 건 지난 2005년입니다.

하지만 15년 넘게 '행정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현·오은솔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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