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비원 최희석 씨가 갑질 폭행에 괴로워하다 세상을 떠난 지 50여 일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최씨가 울린 경종에 세상은 별로 달라진 게 없어 보입니다. 서울에서만 한 달 사이 갑질을 당했단 경비원들의 신고가 서른 건 넘게 들어왔습니다.
황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두 경비원이 이삿짐을 나릅니다.
지난달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 등 경비원들이 동대표 딸의 이삿짐을 나르는 장면입니다.
[A씨/경비원 : 밥도 못 먹고 했는데요. 우리 쉬는 시간에…허리가 부러져 버릴라 하더라고요, 진짜.]
심정은 참담했습니다.
[A씨/경비원 : 이건 무슨 머슴이라니까요…(그래도) 내 경비라는 자존심이 있잖아요. 그래서 나는 경비복을 벗고 (이삿짐 날랐어요.)]
노원경찰서는 조만간 동대표를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최희석 씨 사건을 계기로 서울경찰청은 경비원 대상 갑질 특별신고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여 동안 12건의 폭행과 7건의 협박을 포함해 갑질이 31건이나 신고됐습니다.
하루에 한 번꼴.
이 중 12건은 경찰 조사를 거쳐 검찰로 송치됐습니다.
갑질은 가지가지입니다.
입주민이 뺨을 때렸다거나 얼굴에 커피를 뿌렸단 사건도 있었고, 한 방문객이 시비 끝에 "언론에 나온 경비원 사건 알지" 하면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했단 신고도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만 들어온 신고가 이 정도여서 특별신고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더 많은 갑질 피해가 나올 거란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국회가 정상화하면 경비원 갑질에 대한 처벌 강화 법안도 나올 전망입니다.
[황운하/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렇게 위력에 의해서 이뤄지는 폭행에 대해서 강도 높은 가중처벌을 하고 또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하는 그런 법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