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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번째 단독 채택…문 대통령, 김오수 검찰총장 임명안 재가

입력 2021-05-31 18:57 수정 2021-05-31 19:10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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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민주당이 오늘(31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 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금 전 임명안을 재가했고요. 정식 임기는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여야의 신경전은 더 거세지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청와대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다시 보내 달라 요청한 기한이 오늘입니다. 민주당이 오전 10시 보고서 채택을 위한 법사위를 열겠다고 선언했죠. 마침 저는 아침을 못 먹고 출근한 터라, 지난주처럼 시끌벅적한 법사위를 예상하며 회사 탕비실에서 컵라면을 하나 챙겨왔습니다. 쪼로록 물을 붓고, 젓가락을 잘 포개 뚜껑 위에 얹어놓은 시각이 오전 10시 12분, 법사위가 막 개의를 선언한 시점입니다.

[박주민/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 : 성원이 되었으므로 제387회 국회 임시회 제4차 법제사법위원회를 개회하겠습니다. 오늘 회의에서는 지난 5월 26일에 실시한 검찰총장 후보자 김오수 인사청문회의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도록 하겠습니다.]

보아하니, 국민의힘 의석은 비어있었습니다. "청문회 파행으로 질의를 끝내지도 못했는데, 보고서 채택이 웬 말이냐"며 참석하지 않은 겁니다. '정회 후 여야 간사 합의라도 하려나?' 생각한 바로 그때,

[박주민/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 : 다른 의견이 없으시면 의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채택하고자 하는데 이의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없으시면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컵라면이 익는 시간은 3분. 아직 젓가락 한 번 못 들었는데, 정확히 2분 35초 만에 보고서 채택이 끝났습니다. 박주민 위원장 대리, 아예 여당 단독 처리로 마음을 먹고 회의를 시작한 모양인데요. 이로써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되는 33번째 장관급 인사가 됐습니다.

[박주민/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 : 위원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곧장 기자회견을 열었죠. "김오수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과 도덕성, 자질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데도, 민주당이 오만과 독선을 넘어 의회독재의 정수를 보였다"고 비판했습니다.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 민주당이 '정권비호', '검수완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채택을 강행한 것은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무시한 것입니다. 애초부터 청와대와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요식행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협치와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김 후보자를 비호하기 위해 "이전투구식 진흙탕 전술을 폈다"고도 했는데요. 일단 여러 의혹에 대해 증언해 줄 증인 채택은 전원 불발, 참고인 두 명만 일방 채택을 강행했다는 겁니다. 또, 야당을 향해 '후보자 검증'과는 거리가 먼 인신공격을 펴며 청문회를 고의로 파행시켰다는 주장입니다. 잠시, 지난주 청문회 상황으로 가 보실까요.

[JTBC '정치부회의' (지난 27일) : 정치 뉴스의 하이라이트 영상 보여드리는 명화극장, 아니죠, '정화극장' 가겠습니다. 어제 김 후보자 청문회, 파행된 과정이 좀 특이했는데요. 일단 주인공인 김 후보자의 탓은 아니었습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전관예우를 뿌리 뽑자, 라는 내용의 질의를 하는데, 여기에 갑자기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을 등장시킨 겁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검찰 전관이 범행 은폐한 의혹이 얼마 전에 보도가 됐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김용민 의원이 고소고발된 사건을 모두 까뒤집어서 김용민 의원을 비난해도 다 받아들이겠습니까? 지켜야 될 도리가 있잖아요?]

청문회는 곧장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당사자로 지목된 유상범 의원은 "사건에 관여한 바 없다,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고 이어 여야 의원들이 뒤섞여 설전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문제의 그 발언이 등장하는데요.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조수진 의원이 툭하면 제 얘기 하시는데 그거 발언권 얻고 얘기하세요. 눈 그렇게 크게 뜬다고 그렇게 똑똑해 보이지 않으니까… 발언권 얻고 말씀하십시오. 자 그렇게… (정제하세요! 이게 뭐야 지금!) (표현을 앞으로 좀 정제해서 해주실 필요가 있고요) (정제해서도 하고! 위원장님도 좀 지적하세요!)]

"눈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 인신공격성 발언에 그야말로 일촉즉발,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갔습니다. 김용민 의원은 "조수진 의원이 '사람이 아니다' 같은 막말을 했다"며 쌍방 사과를 주장했고요. 결국 청문회는 파행됐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7일) : 밤 12시 넘어까지 사과를 못하겠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이것은 애초부터 인사청문회를 파행시키겠다, 무력화시키겠다, 이런 정략과 의도가 있었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는 겁니다.]

보고서 채택이 이뤄진 오늘 법사위 역시 '민주당이 기습적으로 소집했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죠. 박주민 위원장 대리가 오전 9시 넘어 "10시에 회의하자" 일방적으로 문자를 보냈다는 겁니다.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 보충질의, 재보충질의 등 청문회 마무리 절차는 밟아달라는 것이 저희들의 요구였습니다. (민주당이) 날치기 강행 처리해버렸기 때문에 저희들로서는 더 이상 어디에다가 요구하거나 하소연할 곳이 없는 상황입니다. 청와대의 뜻대로 밀어붙이기에 아주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반면 민주당은 청문회 파행을 야당 탓으로 돌렸는데요. 송영길 대표는 "검찰개혁 후속조치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반드시 오늘 채택되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지 돌아볼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침 오늘은 경찰이 김오수 후보자 아들의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날이기도 하죠. 송 대표는 김 후보자 아들의 직장에 "170만 원짜리"라는 가격표를 붙였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아들 문제도 170만원짜리 직장이었다는데 그 난 자체가 아버지 직업·직위를 쓰도록 난이 되어 있더라고요, 보니까. 그런 문제였고 다 잘 해명이 돼서 국민적 공감대도 만들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오후 5시쯤, 문 대통령이 김오수 총장 임명안을 재가했습니다. 내일부터 임기 시작인데요. 할 일이 산더미입니다. 우선 본인도 연루가 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과 이로 인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 문제, 또 얼마 전 사의를 표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등을 처리하게 될 전망입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지난 26일) : 지금 검찰총장이 될 겁니다. 임명장 받을 거예요. 업무 1호로 저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업무에서 배제해야 된다…]

[김오수/검찰총장 후보자 (지난 26일) : 취임하게 되면 적절한 의견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지난 26일) : 김학의 전 차관 불법출금 사건 수사. 불법이죠? 절차가 불법이란 말입니다. 이성윤 검사장이 수사중단 외압행사를 했어요. 이거는요, 민주주의 정권 시절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김오수/검찰총장 후보자 (지난 26일) : 제가 구체적인 내용 보고받지 않았고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택시기사 폭행' 사건 이후 6달 만에 처음으로 어제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19시간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집으로 돌아갔는데요. 택시기사를 폭행한 뒤 돈을 주고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한 '증거 인멸 교사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사건 당시 수사를 종결하도록 경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용구/법무부 차관 : (사건 직후에 (누구에게) 왜 전화하신 겁니까?) …(현장 경찰관한테 누구 바꿔주려고 하신 거예요?) …]

당시 경찰은 이 차관에게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대신 단순 폭행 혐의를 적용했고, 이후엔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점을 들어 사건을 내사 종결했습니다. 그런데 진상조사 결과, 서초경찰서 간부들이 조사 당시 이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죠. 당시 서초서는 "변호사라는 것만 알았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경찰 진상조사단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33번째 단독 채택…문 대통령, 김오수 검찰총장 임명안 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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