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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생은 화이자 백신, 47년생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왜 '75세'에서 나뉘었나?

입력 2021-03-17 10:56 수정 2021-03-17 10:57

최초 접종 계획 짤 땐 "고령층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결국 도입 물량이 바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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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접종 계획 짤 땐 "고령층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결국 도입 물량이 바꾼 '계획'

"당장 들어오는 백신이 화이자 백신"


지난 15일 정부의 2분기 백신 접종계획이 발표됐습니다. 그 후 코로나19 백신 담당 취재기자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왜 75세?" "왜 화이자?"였습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 뒤 이상 반응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터라 우리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궁금증으로 해석됐습니다.


방역당국의 답변을 대신 전했습니다. "그때(3월 말) 화이자 백신이 들어와서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브리핑에서 명확하게 밝힌 내용입니다. "화이자 백신이 (3월 중) 가장 먼저 도입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도입된 백신을 가지고 가장 먼저 접종을 하기 위해서…."


 
2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JTBC 뉴스룸)2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JTBC 뉴스룸)

도입 확정 화이자 백신 물량이 350만명분, 75세 이상은 364만명



실제 화이자 백신은 다음 주에 들어옵니다. 3월 22일 즈음에 50만명분, 6월까지 300만명분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입니다. 방역당국이 계산한 75세 이상 접종 인원, 364만명입니다. 뉴스에서 '65세 이상'이란 표현은 많이 들어봤지만, '75세 이상'은 생소하실 겁니다. 어색한(?) 이 기준은 화이자 백신 도입 물량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65세 이상은 방역당국이코로나19의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고령층'입니다. 상반기가 끝나기 전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할 최우선대상입니다. 그런데 이 집단의 사람 수가 858만명이나 됩니다. 지금 백신 도입계획으로는 한 번에 이 집단 전체를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 없습니다. 때문에 방역당국은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더 고위험군'인 75세 접종을 먼저 시행하게 된 겁니다.

 
65세부터 74세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JTBC 뉴스룸)65세부터 74세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JTBC 뉴스룸)

최초 계획 짤 땐 "고령층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방침



'영하 75도'로 꽁꽁 얼려 운송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 유통이 까다로운 것은 이젠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올해 초 처음 접종 순서를 짤 땐 방역당국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고령층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입장이 확고해 보였습니다. 당시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뛰어난 화이자 백신을 고위험군에 접종하는 게 맞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유통 중 벌어질 '배달 사고' 위험, 고령층의 이동 접종 문제 등을 고려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결국 더 거동이 힘든 어르신들이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됐습니다.


접종 시간은 다가오는데 확정된 물량은 없고…


이미 백신 접종의 첫 스텝은 꼬였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효과 논란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접종에 들어갔었어야 할 요양병원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은 다음 주에나 시작될 예정입니다. 더는 미룰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좀 나아지겠다 싶던 백신 도입 일정이 속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46년생과 47년생이 다른 백신을 맞아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당국이 2분기에 접종하겠다고 리스트에 올린 인원은 1200만명에 가깝습니다. 당초 하반기에나 접종하려던 대상도 많이 당겨 올렸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49만 명) ▲경찰·해경·소방·군인(80만2천명) ▲항공승무원(2만7천명) ▲만성질환자 (10만 4천명) 등 방역당국의 고심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배송 완료'나 '배송 중'인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다 합쳐도 890만명가량입니다. 이미 접종한 물량을 빼면 800만명분 정도로 대략 400만명분 정도 부족합니다. 2분기 접종계획을 보면 거의 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입니다. 혼란을 막겠다면서 아직 도입 일자가 확정되지 않은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등 물량은 다 빼놨기 때문입니다.


2회 분량을 '1명분'으로 계산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백신 모두 2회 접종. 1회분으로만 따지면 재고 물량으로 1600만명까지 접종할 수 있습니다. 진짜 물량이 부족해지면 당국은 2차 물량으로 접종 공백은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2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 (JTBC 뉴스룸)2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 (JTBC 뉴스룸)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줄줄이 대기…5월 이후 물량 쏟아질 수도



'확정'이 안 된 것이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목에서 열거한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와 정부가 계약한 물량은 4600만명분입니다. 질병청이 혼란을 피하기 위해 말을 아끼고 있을 뿐,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언제든 물량 도입은 가능합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4월 중에 많은 물량이 '배송'되긴 어려워보입니다. 이들 제약사의 백신은 아직 국내 허가 절차도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역당국은 일단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백신으로 계획을 짜놓고 추후 물량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계획에 반영하겠단 방침입니다. 이번 75세 이상 고령층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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