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강씨 땅에 빼곡하게 심어진 용버들 나무 '에메랄드그린'과 '용버들', LH 직원들이 광명·시흥 일대에 심은 대표적인 수종입니다.
LH 직원 강모 씨는 광명·시흥시에 10개 필지의 땅을 사들였습니다.
이 가운데 5곳에는 용버들을 빼곡하게 심었습니다.
4개 필지에는 에메랄드그린 묘목을 최근 식재했습니다.
나머지 1곳은 지난 1월에 급하게 매입해 아직 나무를 심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는 왜 이 나무들을 집중적으로 심었을까요?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빨리 크고 병충해에 강하다는 게 원예종묘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② 잘 팔린다 에메랄드그린은 최근 관상수(눈으로 보는 만족을 위해 심는 나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종입니다.
다시 말해 이식 보상비를 챙긴 후 시장에 내다 팔기도 수월하다는 겁니다.
통상 감정평가사들은 나무 보상비를 책정할 때 조달청 가격을 참고합니다.
그런데 에메랄드그린은 조달청 '조경수목 단가표'에 등록돼 있지 않습니다.
요즘 인기를 끌다 보니 아직 반영하지 못한 겁니다.
이에 따라 감정평가사와 입을 맞추면 '부르는 게 값'입니다.
조경전문업체 관계자 ″에메랄드그린은 조달청 기준 없어 부르는 게 값″ 지금은 어린나무지만, 보상비 평가가 이뤄지는 2~3년 후엔 높이 1m 이상으로 자랍니다.
감정평가사들과 잘 알고 지낼 수밖에 없는 LH 보상담당자들에겐 '마법의 돈 나무'인 셈입니다.
③ '밀집 식재'도 제값 받는다 용버들의 장점은 밀집 식재, 즉 촘촘하게 심어도 잘 크고 보상비까지 다 받아낼 수 있다는 겁니다.
감정평가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밀집 식재한 경우 정상 식재했을 때를 가정해 그 수량만큼만 보상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용버들을 관상수가 아닌 꽃꽂이 용도로 사용한다고 하면 밀집 식재해도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비정상적인 밀집 식재가 아니라 용도에 맞게 정상 재배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조달청 기준의 보상비를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LH 강씨 땅에 심어진 용버들의 근원직경 만약 보상비를 제값대로 안주면 땅 주인은 소송 등의 방법으로 시간을 끕니다.
그 경우 개발자나 개발자 측 감정평가사는 사업이 지체될까 걱정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땅 주인의 주장이 적당한 명분을 갖고 있다면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감정평가사들은 말합니다.
LH 직원 강씨는 2010년부터 계속 보상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 분야 경력만 10년이 넘습니다.
보상비를 많이 챙기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는 겁니다.
나무 보상은 통상 이식비로 산정합니다.
그루당 굴취(나무 뽑기) 비용에 식재(나무 심기)비를 더합니다.
굴취비는 식재비의 90% 수준입니다.
게다가 이식할 때 나무가 죽는 비율, 즉 고사율(5~25%)까지도 보상해 줍니다.
고사율을 산정할 때만 나무 자체의 가격이 중요한 구조입니다.
강씨가 값싼 용버들을 빼곡하게 심은 이유입니다.
어린나무는 제외하고 그가 광명·시흥 일대에 심은 나무들의 이식 보상비를 계산해 보니 80억원이 넘습니다.
강씨의 땅 지분만큼만 계산해도 30억원 이상입니다.
LH 강씨 땅에 심어진 나무 이식보상비 무엇보다 문제는 이렇게 높아진 보상비가 결국 분양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일반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가파르게 뛰는 분양가를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쉬고, 언제가 될지 모를 '내 집 마련'을 꿈꾸며 오늘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도시개발조합 관계자 ″보상비 높아지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