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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사법농단 의혹' 양승태·임종헌, 취재진 다가가자 줄행랑

입력 2018-07-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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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법원행정처 자료를 전수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또 어제(10일)부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관련자 PC에 대한 본격적인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도 착수했죠. 하지만 법원의 자료 협조는 여전히 미온적이기만 해서, 이를 둘러싼 검찰과 법원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오늘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과 여러 정치권 뉴스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MBC 'PD수첩' 보셨는지요. 물론 저는 JTBC 월화드라마 < 미스 함무라비 > 를 보고, 'PD수첩'은 오늘 아침에 클립영상으로 봤는데요. 이거 다른 방송사 그림이라서 그것을 직접 보여드릴 수는 없는데, 정말 기가 차더군요. 법관 사찰, 재판거래 의혹 복판에 서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 '매복 인터뷰'를 한 장면이 나오는데, 저렇게 당당하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대한민국 사법부 수뇌였을까, 혀를 찰 수밖에 없었습니다.

먼저 양승태 전 대법원장입니다. 등산인지 라운딩을 가려는지 모르지만, 외출을 위해 간편한 아웃도어 차림으로 집을 나서더군요. 밖에서 기다리던 'PD수첩' 제작진이 다가와서 "상고법원 문건 한말씀 해주십쇼!" 하니까, 갑자기 운전기사가 와서 카메라 손으로 탁 치고 막고, 제작진 밀치고! 그 사이 양 전 대법원장은 차 안으로 쏙, 출발! 지난달 1일 집근처 놀이터 앞에서 당당히 기자회견하던 그 모습! 그새 무슨 심경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모습이 어제 방송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압권은 임종헌 전 차장이었죠. 임 전 차장!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가벼운 차림으로 조깅하고 있었습니다. 제작진이 다가가 "안녕하세요 PD수첩에서 나왔습니다!"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무섭게 걷기운동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100m 단거리 뛰기 시작한 것이죠. 보통 기자들요, 취재원이 갑자기 흥분하면, 같이 흥분합니다. '상고법원 문건 나왔는데 입장이…하하…그 문건 도대체 누가 지시한 거예요! 아니, 왜 도망가시는 겁니까!' 임종헌 전 차장, 올해 우리나이로 딱 60이던데, 모르긴 몰라도 왕년에 운동 좀 하신 거 분명합니다. 어찌나 빠른지, 많아야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PD수첩' 제작진이 따라가지를 못하더군요. 그대로 그렇게 택시 잡아타고 줄행랑 친 겁니다!

정말 임 전 차장님 그 모습, 너무 큰 웃음 줬기 때문에, 앞으로 정말 많은 기자들이 임 전 차장님 인터뷰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당장 저도 찾아뵙고 싶습니다. 하지만 역시 계속 줄행랑 치시겠죠. 하지만 영화 '살인의 추억' 에서 송강호 씨 이런 말 했습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 (2003) :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말이야, 이 두 발로 몇 발짝 뛰다 보면 다 밟혀. 다 밟히게 되어있다고. 왜 그런 줄 알아? 땅덩어리가 XX X만 하거든.]

라고 말이죠. 이제 학교 운동장에서 조깅하시는 것, 끝난 것 같습니다. 이참에 그냥 댁에 러닝머신 하나 들여놓으시는 건 어떠신지요!   

+++

다음 소식입니다. 어제 저희도 KBS 보도 인용해서 전해드린 소식이었죠. '대검 진상조사단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과 고 장자연 씨가 수차례 통화했다는, 조선일보 핵심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다'라고 말이죠. 저희가 취재한 내용이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좀 어려웠는데요, 방상훈 사장의 아들, 바로 차남인 방정오 TV조선 전무였습니다. 자, 그런데 방정오 전무가 KBS 보도 나가고 나서 "전혀 사실이 아니"고, "장자연 씨와도 단 한번도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겁니다. 그러면서 KBS에 "법적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도 한 것이죠.

또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2008년 10월 28일 청담동 한 호텔 지하 룸살롱에 있었던 모임에 대해서, "그날 밤 지인 전화를 받고 모임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 장자연 씨가 있었다고 하더라. 저는 한 시간 정도 있다 먼저 자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 이는 당시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고도 한 겁니다.

그런데 동시에 이런 보도도 나왔습니다. MBC 보도인데요, "나는 방씨 일가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나왔다는 것이죠. 2009년 검찰이 장자연 씨 사건 수사 종결하면서 장씨 소속사 대표 메모에 기록된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는 표현! 당시에도 바로 이 기록 때문에 "거 봐라! 방씨 일가가 이 사건에 연관된 거 맞다!" 그런 의혹 정말 많았는데, 당시 검찰은 "그건 조선일보 사주 일가를 얘기한 게 아니라, 당시 스포츠조선 사장 하모씨다. 그걸 소속사 대표가 착각해서 오기한 것이다!" 라고 검찰이 발표했죠.

그런데 MBC가 바로 그 하모 전 스포츠조선 사장을 만났다는 겁니다. 하 전 사장! 뭔가 많이 억울하다는 듯, '내가 조선일보 방 사장으로 지목된 그 배후에는 조선일보가 있다!' 주장했다는 것이죠. 2007년 10월 강남 한 중식당에서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장자연 씨, 나 이렇게 셋이 봤는데, 당시 검경, 방용훈 사장은 그대로 놔두고, 자기만 들입다 파더라는 겁니다. 아니 연예기획사 대표가 아무리 멍청해도, 연예계 영향력이 큰 스포츠조선 사장 성씨를 헷갈리겠느냐, 이건 나에게 다 덮어씌우려는 음모다! 뭐 이런 얘기입니다. 심지어 이런 말도 했다는 것이죠.

[하모 씨/전 스포츠조선 사장 (음성대역) : 당시 주변에서 조선일보가 사주 일가를 보호하기 위해 나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전해 들었습니다.]

정말 장자연씨 죽음과 관련된 얘기는, 하면 할수록 검찰의 명명백백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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