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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혼모가 아기 버리는 선택 막은 것"…불법 입양의 '그늘'

입력 2022-05-11 20:39 수정 2022-05-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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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혼모 보호소를 나온 아이 엄마가 찾아간 곳은 집이 아닌 공항이었습니다. 그리고 아기는 그날 밤,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울산의 한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불법 입양이었습니다. 입양을 주도한 쪽에선 문턱 높은 입양에 도움을 줬다며 나쁜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계속해서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입양을 권장하는 한 네이버 밴드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넷째가 생겼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새 이름이 붙은 아기 사진도 올라왔습니다.

늦은밤 집에 도착했고 첫날밤을 잘 보냈다는 글도 있습니다.

사진 속 아기는 제주의 미혼모보호소에서 나온 뒤 연락이 두절된 A양 아기입니다.

보호소를 퇴소한 날 울산의 한 가정까지 곧바로 보내진 겁니다.

[제주도청 관계자 : 이건 유기예요, 유기. 민법상 입양이 된 것도 아니고 그냥 지금 같은 경우는 그냥 아이만 인도하고 끝난 상황이잖아요.]

A양은 출산 직전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입양을 권장해 온 B씨에게 먼저 연락했습니다.

이후 B씨는 김해공항에서 아기를 넘겨 받았습니다.

B씨는 미성년 미혼모가 아기를 버리는 등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양 요청으로 엄마와 이모를 사칭했다고 했습니다.

[B씨/OO하우스 운영자 : 지금 당장 어려운 아이가 있으면 눈앞에 그 아이를 도와주는 게 맞지 않을까요?]

입양 문턱이 높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B씨/OO하우스 운영자 : 우리가 강제로 하는 거는 아니니까 딸이 못 키우겠다 하니까 엄마도 그럼 보내야겠다 싶어서 동의를 하신 건데…]

경찰은 B씨를 불법 입양 등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 : 금품수수 부분에 대해서 추가 수사 중에 있고요. 현재는 관련자들이 다 그 부분은 없었다…]

결국 아기는 하루 만에 김해공항에서 기다리던 엄마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C씨/A양 아기 받은 보호자 : 절차가 저도 좀 미숙한 부분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생후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아기는 다시 제주까지 먼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경찰은 A양에 대해 방임 혐의를 검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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