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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딸, 아빠 얼굴 기억나니"…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너에게ㅣ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입력 2021-05-01 20:45 수정 2021-05-0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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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월이 더 슬픈 분들이 있습니다. 수십 년째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헤매는 부모님들입니다. 지난해 5월에도 오픈마이크에서 이분들 목소리를 전해 드렸는데 부모님들은 올해도 여전히 기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 어떻게 찾겠느냐고 외면하지 마시고 여러분도 눈여겨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수십 년 만에 정말 기적적으로 찾는 경우가 매년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아빠는 올해도 어김없이 딸을 찾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전단지 돌리는 걸 꾹 참아왔지만 5월만큼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한 번을 데려오지 못한 어린이대공원을 올해도 딸 손 대신 전단지를 쥐고 찾았습니다. 

[정원식/유리 양 아버지 : 내가 참 지금까지 후회가 되는 게, 그때는 솔직히 참 먹고살기 힘들었어요. 유리, 우리 애들을 내가 내 손으로 데리고서 와보지를 못했어요.]

지난해 오픈마이크 보도 이후 고맙게도 제보전화가 몇 통 걸려왔습니다.

[정원식/유리 양 아버지 : JTBC에서 방송을 보고 제보전화가 와서, 구로디지털역 2번출구에 혹시 모르니까 찾아가서 확인해보세요. 거기를 한 달 이상 다녔었어요. 확인을 해본 결과 아니었지만 참 고맙다는 것… (지인이) 산에 가서 기도를 했는데, 유리는 살아 있다고. 명동 15번길. 아주 잘 살고 있다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명동을 찾은 아빠.

[정원식/유리 양 아버지 : 자식을 찾고 있는데 좀 봐주십시오. (아이고, 빨리 찾아야지. 나도 43년 만에 우리 부모 형제 찾은 사람이에요.)]

어릴 적 길을 잃었다가 보육원에 보내진 뒤 43년 만에 부모를 찾는 기적을 만난 사람을 마주쳤습니다.

[김영수 : 이렇게 애쓰시면 뭐, 희망을 가지시면 되죠. 근데 이게 빨리 돼야 되는데… 아무튼 꼭. 꼭 이루시길 바라요.]

[정원식/유리 양 아버지 : 안 울라고 눈물을 안 비추려고 했는데, 아까 그분도 43년 만에 가족을 찾았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나도 찾을 수 있다는 거… 사람들은 잊으라고 하는데 아무리 해도 잊을 수는 없는 거예요. 내가 하는데까지 해야 내가 죽더라도 '아빠가 그렇게 너 찾고 다녔었다'… 절대 나는 (유리가) 죽었다고 생각 안 해요. 어딘가에 살아서 있는데, 내가 아직까지 못 만난 것…]

[2000년 4월 4일. 기분이 이상해. 아무리 찾아도 없어. 준원이가 안 보여.]

[최용진/준원 양 아버지 : 저 나무 끝에, 그네가 4개가 있었어요.그 옆에 벤치가 있었고. (어떤 남자가) 한 오후 3시쯤 깡소주 먹고 있었고. 그 사람이 준원이를 밀어주고 있었고 그네를. 그리고 따라갔다. 이게 그 깨진 (소주병) 유리조각…너무 작다고 지문 감식이 안 됐어요. 더 과학기법이 발전이 되면 중요한 증거자료가 되지 않을까 해서 보관을 계속하고 있어요.]

수첩에는 경찰을 대신해 직접 조사한 내용과 몽타주가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준원이를 찾으려 매년 스티커를 붙이고 영화에까지 나왔지만 야속하게도 준원이 앞으로 온 통지서만 쌓여갔습니다.

[최용진/준원 양 아버지 : 준원이가 낙서한 것들이 있어요. 흔적이 지워질까 봐 손을 댈 수가 없어요. 문 밖에 우리 준원이가 금방 달려올 것 같아요, 항상.]

[국민 여러분,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방송을 보시고서 유리와 비슷한 그런 아이들을]

[우리 비슷한 준원이와 아이를 보시면 꼭 제보해 주시면]

[간절한 부탁입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화면제공 : 인디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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