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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SLBM, 잠수함서 발사"…김정은 없이 급 낮춘 발사, 왜?

입력 2021-10-20 14:48 수정 2021-10-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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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19일 신형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오늘(20일)자 신문에 밝혔습니다. “'8·24 영웅함'에서 또 다시 새 잠수함발사탄도탄을 성공시킨 자랑과 영광을 안고 당 중앙에 충성의 보고를 드렸다”고도 했는데요. 바지선이 아닌 잠수함에서 SLBM 발사가 가능해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 "바지선 아닌 잠수함에서"…북, 새 SLBM 발사 자축

북한이 언급한 '8·24 영웅함'은 2016년 8월 24일 북한이 쏘아올린 SLBM의 잠수함을 의미합니다. 당시 북한은 SLBM 북극성-1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알리며 "이번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발사는 성공 중의 성공, 승리 중의 승리"라고 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얼싸안는 등의 사진 24장을 공개하며 "미국이 아무리 부인해도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는 이제 우리의 손아귀에 확실하게 쥐여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2015년 5월부터 2016년 8월까지 4차례 SLBM 시험발사를 했는데, 이때 동원된 잠수함은 2000t 신포급 잠수함으로 평가됩니다. SLBM과 잠수함이 실전 운용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기념하려고 마지막 시험발사일인 2016년 8월 24일을 따 '8·24 영웅함'으로 명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이 신포급 잠수함을 이번에 다시 활용했다고 북한은 주장하는 것인데요. 우리 군 역시 북한이 바지선이 아닌, 잠수함을 실제로 움직여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소형으로 SLBM 다종화 의도

미사일에 대해서 북한은 새로운 종류를 시험했습니다. 어제(19일) 발사한 SLBM은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외형을 공개한 '소형 SLBM'으로 추정됩니다. 발사 직후 우리 군이 발표한 정점 고도 60㎞, 비행 거리 590㎞라는 단거리 제원으로 미뤄 이런 평가가 나왔습니다.

오늘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봐도 소형 SLBM과 비슷한 외형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한반도와 주일미군 기지를 겨냥한 무기로 보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여러 종류의 SLBM을 중형 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을 경우 방어하는 쪽의 변수가 커져 작전 능력이 크게 올라갑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신형 SLBM은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처음 공개한 '소형 SLBM'(맨 오른쪽 붉은색 원)으로 추정된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신형 SLBM은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처음 공개한 '소형 SLBM'(맨 오른쪽 붉은색 원)으로 추정된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노동신문이 이날 "측면기동 및 활공 도약 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들이 도입된 새 잠수함발사탄도탄은 나라의 국방기술 고도화와 우리 해군의 수중작전 능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국방과학원이 밝혔다"고 전한 것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활공 도약 기동은 탄두가 종말 단계에서 상승과 하강을 하는 '풀업 기동'을 뜻합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의 특징으로, 패트리엇(PAC-3) 미사일의 요격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입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소형 SLBM은 KN-23을 SLBM으로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김정은·박정천 불참…전략적으로 차분하게?

북한이 어제 발사 소식을 간략한 보도로 전달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해당 내용을 2면에 사진 5장과 함께 단 4문장으로 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물론 군부 서열 1위인 박정천 당 비서도 참관하지 않은 채 유진 당 군수공업부장이 이번 발사를 지도했습니다.

이를 놓고 지난달 15일 SLBM 잠수함 발사에 성공한 우리나라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북한은 2016년 이미 SL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습니다. 우리보다도 앞서 SLBM 운용국이 됐다고 알려 놓고는 이번 발사에 큰 의미 부여를 하는 게 맞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력 증강의 일상화를 노린 의도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제2격 공격체인 SLBM 운용 능력 확보로 '미국의 공격 억제력을 높이려는 목적'뿐 아니라 자신들의 무력 증강을 도발로 간주하지 말라는 '이중기준 시험 목적' 등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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