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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m 남기고…'의원님 땅' 앞에서 끊긴 송정순환도로

입력 2021-02-08 20:41 수정 2021-02-08 21:23

결국 공사 무산, 규제도 곧 풀려…땅 주인은 이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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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사 무산, 규제도 곧 풀려…땅 주인은 이주환

[앵커]

부산에는 송정 해수욕장을 한 바퀴 도는 순환도로가 있습니다. 그런데 200미터를 남겨 놓고 도로가 끊겨서 순환도로란 말과 다르게 순환이 안 되고 있습니다. 도로가 끊긴 땅의 주인을 확인했더니,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었습니다. 이 땅은 다음 달이면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규제도 풀릴 전망입니다. JTBC 취재 결과 부산시의회가 특혜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의뢰할 방침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정해성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부산의 송정해수욕장입니다.

휴가 때면 관광객이 몰리는 곳인데, 도로가 끊겨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곳은 어디인지, 또 왜 그런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이 해수욕장을 한 바퀴 도는 총길이 3㎞ 순환도로는 50년 전부터 추진됐습니다.

그런데 천천히 진행돼오던 공사가 10년 전쯤부터는 멈춰 섰습니다.

마지막 209m를 잇지 못하고 끊어진 채로입니다.

현장에 가봤습니다.

한눈에 보이는 좀 높은 곳에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곳에서 저 부분까지 도로가 건설될 예정이었습니다.

지금은 만들다 중단된 흔적만 볼 수 있습니다.

도로가 끊어진 이 땅의 주인이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과 그 가족입니다.

1998년과 2000년에 매입했습니다.

일대에 모두 3600여 평을 갖고 있습니다.

순환도로 공사계획은 일몰제에 따라 지난해 7월 최종 무효가 됐습니다.

다음 달에는 아파트 등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도 풀릴 전망입니다.

이러는 사이 4차선 순환도로가 끊긴 곳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단 게 주민들 주장입니다.

[A씨/주민 : 길이 없는 막다른 골목이 되다 보니까 차들이 '이게 뭐야' 하면서 그 자리에서 차를 돌려요.]

차를 돌려 300여m 떨어진 굴다리를 지나야 다시 송정해수욕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직접 차를 몰아봤습니다.

[도로가 끊겨요. 중앙선이 끊겨 있죠. 원래는 왼쪽으로 도로가 이어져야 하는데.]

해안 도로를 타다 다른 동네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계속 직진밖에 못 하고 있어요. 여기로 계속 가면 어디가 나올지.]

불만을 표시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B씨/주민 : 관광지에 이건 아니잖아요. 송정해수욕장 가는 길인데 이걸 하나 해놓고. 길 만들 때 땅 내준 사람은 뭐냐고요. 바보잖아요. 쟤(이 의원 측 땅)는 살려주고.]

순환도로로 수용되는 대신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되면 땅값이 크게 뛸 거란 게 인근 중개업소 관측입니다.

[C씨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 : (순환도로가 중단되고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땅들을) 병합하면 (평당) 3000(만원)까지도 가는 땅이죠. 7년 전에는 한 600만원 정도였고.]

하지만 이 땅과 관련, 이 의원은 JTBC에 "도로가 들어서는 게 땅의 가치를 더 높였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토지 수용을 전제로 한 보상을 요청받은 기억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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