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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과한 노출연기 부담돼 '은교' 포기했죠"

입력 2012-11-16 18:22 수정 2012-11-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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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과한 노출연기 부담돼 '은교' 포기했죠"


어린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연기자 박민지(23)가 SBS 수목극 '대풍수'를 마지막으로 '아역 은퇴'를 선언했다. 앞으로는 나이에 맞는 숙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이다. 영화 '제니, 주노'(05)에서 덜컥 임신을 해 주위를 발칵 뒤집어버리는 15세 소녀 역을 맡아 데뷔한지 벌써 7년.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앳된 외모 때문에 여전히 아역 이미지가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마침 '대풍수'에서는 이윤지가 연기하는 반야의 어린시절을 맡아 아역과 성인 역할의 경계에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넘어지고 내동댕이쳐지는 등 고생을 한 것 뿐 아니라 상체를 탈의한채 뒷모습을 그대로 노출하며 성숙한 여자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중이 다시 박민지를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대풍수'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했는데 작품 자체가 흥행력이 떨어지거나 내가 맡은 역할의 비중이 약해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연기를 그만둘까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바닥을 치고 나니 '내게 이것 밖에 잘하는 게 없으니 잘해야겠다'라는 오기가 생기더라. 그런 각오가 생겼을때 '대풍수'를 만났다. 온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연기했던 것 같다."

-데뷔작 '제니, 주노'로 너무 큰 관심을 받았기 때문에 후속작이 약해보였던 것 같다.

"맞다. 그동안 침체기가 있었지만 그런 시간을 통해 연기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돼 다행이다.

-'대풍수'에서 노출 장면을 찍을 때는 어떤 분위기였나.

"그날 현장에 가자마자 남자 스태프들이 '기대할게'라면서 장난을 쳐 부담이 커진 상태였다. 여자 연기자가 노출신을 찍는데 분위기를 잡아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놀리기까지 해 얄미웠다."

-스태프들과 친하게 잘 지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맞다. 노출신을 찍고 난 뒤에 현장 스태프들이 '촬영장에서 박민지 인기가 더 올라갔다'고 하더라. 내가 노출을 한 덕분에 스태프들의 단합력이 더 좋아졌단다. 민망하고 어이없는 일인데 그렇게 장난을 칠만큼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나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촬영을 하다보니 연기할 맛이 나더라."

-노출신에 부담은 없었나.

"원래는 어깨 정도만 나오는건데 아침에 콘티가 수정됐다. 예쁘게 잘 찍어준다길래 걱정없이 해보겠다고 했다. 원래 좀 긍정적이고 털털한 성격이다. 사실 여자로서 조심스럽지 않은건지 모르겠는데 부담은 없었다."

-작품을 위해서라면 노출을 감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적당한 수준이라면. 그렇다고 베드신이나 '19금'에 해당하는 노출을 할 자신은 없다. 사실 여주인공의 파격노출이 나온 영화 '은교'의 출연을 두고 고민을 한 적도 있다. 소속사 측에서 도전해보겠냐고 하길래 책을 읽어보고 깊이 생각해봤다. 연기자로서 분명 욕심나는 작품이었지만 너무 부담이 커 포기했다. 아직은 내가 즐길수 있는 연기를 열심히 하고 싶다."

-성인 반야를 연기하는 이윤지와는 몇 살 차이나지 않는다. 성인 반야 역이 탐나지 않았나.

"그렇지는 않았다. 원래 이 작품이 지난해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당시 내가 먼저 어린 반야 역에 캐스팅돼 있었기 때문에 내 역할에 대한 생각 밖에 하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스무살을 훌쩍 뛰어넘다보니 더 이상 아역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역은퇴 선언인가.

"맞다. 솔직히 지난해까지는 편한 옷을 입고 머리를 묶고 다니면 중학생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은 그 때보다는 조금 여성스러워진 것 같다. 귀여운 여학생이 아니라 러블리한 숙녀를 연기해보고 싶다."

-어려보이는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았을 것 같다.

"화장품 가게 같은 곳에 가면 나를 학생 다루듯 하는 분들도 많다. 조금 비싼 화장품을 보고 있으면 '용돈 많이 모아야 살 수 있다'라며 반말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엔 일부러 여성스러운 느낌의 코디를 하려고 노력중이다."

-SBS '강심장'에 출연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쟁쟁한 스타들이 많았는데 떨리지 않았나.

"안 그래도 녹화하는 내내 덜덜 떨고 있었다. 그날 10시간에 걸쳐 1부와 2부를 모두 찍었는데 그나마 2부를 녹화할때는 긴장이 풀려 여유가 생기더라. 뭘할지 몰라서 '리액션이라도 잘하자'는 마음에 열심히 웃고 박수쳤더니 화면에 내 얼굴이 자주 나오더라. 다행히 작가님들이 '예능 잘한다'고 칭찬해주셔서 기분 좋았다.(웃음)"

-'강심장' 녹화장에 원래 알던 사람은 있었나.

"하필이면 그날 출연자 중에 연기자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게스트로 나온 슈퍼주니어 최시원 오빠가 있어 다행이었다. '열여덟 스물아홉'(05)이란 드라마에서 아역으로 호흡을 맞춰봤던 사이다. 시원 오빠도 나를 보고 반가워해줬다. '너는 내 운명'(08)에 함께 출연했던 소녀시대 윤아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 외 다른 슈퍼주니어 오빠들도 먼저 말을 걸어줘 어색함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20대 초반의 여자 출연진이 많지 않아 조금이나마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뒤로 예능쪽에서 섭외가 들어오진 않나.

"여기저기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 분위기만 되면 적응을 영 못하는 편이 아니라 해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한다. 그래도 일단은 연기에 충실해야하지 않을까싶다."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박민지의 노하우는.

"몸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주면 관리가 쉬워진다. 다이어트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평소 칼로리양을 적당히 조절해가면서 먹고 그만큼 운동을 해주는 편이다. 점심으로 찌개를 먹으면 저녁은 저염식을 먹는 식이다. 건강에 워낙 관심이 많다."

-'제니, 주노'의 김혜성과는 여전히 잘 지내나.

"군대에 있으면서도 툭하면 전화를 해 여자를 소개시켜달라는 등 싱거운 농담을 한다. 요즘엔 계급이 높아져 여유가 좀 있나보다.당장 나부터 남자친구가 없는데 혜성오빠 이성문제를 해결해줄 상황인가. 연말에 뭘하고 보낼지 걱정된다.(웃음)"

정지원 기자cinezzang@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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