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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 코오롱 이웅열 전 회장 '10인 만찬', 현장 포착.gif

입력 2021-02-23 09:02 수정 2021-03-03 01:22

골프장에서 열린 비밀 모임…"이렇게 순간 포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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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열린 비밀 모임…"이렇게 순간 포착했습니다"



 
〈영상=JTBC 뉴스룸 캡처〉〈영상=JTBC 뉴스룸 캡처〉
JTBC는 지난 8일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등 10여 명이 경기 고양시의 한 골프장에서 식사를 하는 현장을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5명 이상 모이지 않도록 규정한 방역지침을 어긴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취재 과정을 상세히 전해드립니다.

1. 시작은 '제보'

지난 8일 오후 4시쯤, 한 통의 제보가 JTBC로 들어왔습니다.

"오늘 오후 5시 코오롱이 지분을 갖고 있는 경기도 일산의 한 골프장에서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주관하는 모임이 열린다."

"10명 이상 모일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단서는 없었습니다.

JTBC 취재진은 일단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2. 현장은 '의문'

취재진은 오후 4시 50분쯤 골프장에 도착했습니다.


우선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사진=홍지용 기자 촬영〉〈사진=홍지용 기자 촬영〉

해 질 녘, 골프를 마친 이용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촬영기자와 함께 식당으로 가봤습니다.

10명 정도가 식사 중이었습니다.

근처 자리에 앉아 음식을 주문한 뒤, 한 명씩 살펴봤습니다.

이 전 회장은 없었습니다.

전부 평범한 이용객이었습니다.

4명씩 무리 지어 밥을 먹고, 다 먹자마자 자리를 떴습니다.

3. 반전의 '실마리'는?

5시 50분, 식당에는 취재진만 남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도 종업원 눈치를 보며,

연신 헛물만 들이키고 있었습니다.
 
〈사진=홍지용 기자 촬영〉〈사진=홍지용 기자 촬영〉

이때, 갑자기 식당 주방에서 손수레가 여러 대 나왔습니다.

수레 위에는 소주와 맥주가 잔뜩 실려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술잔이 쌓여 있었습니다.

'누가 주문했을까?'

수레를 끄는 직원은 식당 뒷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뒤를 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촬영기자와 숨가쁘게 눈짓을 나눴습니다.

4. 실체에 '접근'

우선 계산을 하고, 차분하게 식당을 나왔습니다.

뒷문으로 나가면 어떤 건물이 있는지 안내대에 묻자,

별관이라고 대답합니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사진=JTBC 뉴스룸 캡처〉
식당은 없지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1년 전부터 예약이 꽉 찬 곳.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사진=홍지용 기자 촬영〉〈사진=홍지용 기자 촬영〉

흡사 별장 같았습니다.

조심스럽게 걸어갔습니다.

 
〈영상=JTBC 뉴스룸 캡처〉〈영상=JTBC 뉴스룸 캡처〉
고급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롤스로이스'도 보였습니다.

코오롱 이웅열 전 회장이 주로 타는 차량이었습니다.

확신이 생겼습니다.

5. 현장을 '포착'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2층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올라가자, 큰 연회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0여명의 이용객이 보였습니다.
 
〈영상=JTBC 뉴스룸 캡처〉〈영상=JTBC 뉴스룸 캡처〉

정중앙에는 이웅열 전 회장이 흰색 옷을 입고 앉아 있습니다.

술병도 보입니다.

마스크를 벗고, 한 식탁에 모여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들었습니다.

10초 정도 찍었습니다.

이때 직원이 나타납니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사진=JTBC 뉴스룸 캡처〉

본관에서 걸어와봤다고 말하자 취재진을 손님으로 알고,


1층으로 내보냅니다.

그러나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진짜 음식을 먹는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입장도 들어야 했습니다.

현장을 더 관찰하기로 합니다.

6. "한 걸음 더"

골프장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멀리 별관 연회장이 보였습니다.

그사이 분위기가 무르익었는지,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서로 비어있는 술잔을 채워줍니다.
 
〈영상=JTBC 뉴스룸 캡처〉〈영상=JTBC 뉴스룸 캡처〉

직원들이 쉴 새 없이 오갑니다.

방역지침 위반이었습니다.

휴대전화로 1분쯤 찍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 전 회장에게 다가가서, 귓속말을 합니다.

화면에 집중하려는 순간, 휴대전화가 떨어집니다.

직원들이 손으로 촬영을 막은 겁니다.

더이상 촬영이 불가능했습니다.

7. "반론 확인"

취재진의 신분을 밝히고,

골프장 측에 방역지침을 어긴 모임이 열렸는지 물어봤습니다.

"경제포럼이었다", "이 전 회장은 오시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롤스로이스'는 혼란을 틈타, 어느새 빠져나간 뒤였습니다.

영상 속 이 전 회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다시 물었습니다.

이번엔 "누군지 모르겠다", "오셨는지 모른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8. 보도, 그 후

다음날, JTBC는 이웅열 전 회장의 '10인 만찬'을 보도했습니다.

고양시 덕양구청은 JTBC가 보도한 영상만으로도 골프장 측이 방역 지침을 분명히 어겼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건 10일만에 이 전 회장을 포함한 참석자 11명에게 1인당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모임이 열렸던 골프장에도 150만원의 과태료를 물렸습니다.

9. 결론

여럿이 모일수록,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하고 식사할수록,
코로나19 확진자를 밀접접촉할 가능성은 커집니다.

평소에 아무리 마스크를 잘 써도 소용이 없습니다.

골프장도, 전직 대기업 회장의 식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느슨한 방역 의식을 바로잡아야,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빨리 되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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